그 어떤 일에서도 당신은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예전에 링크드인을 다녔을 때 원래 일주일에 하루였던 회사 무료부페가 일주일에 3일로 확대시행 되면서 캔틴에서 다른 부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졌던 때의 이야기이다.
직원들 중에서도 엄청 웃긴 프랑스인 니콜라스가 곧잘 우리와 점심을 먹었는데, 어느날 니콜라스가 10년 전 파리의 디즈니랜드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할때 얘기를 해주었다. 아르바이트를 간 첫날 니콜라스가 레스토랑으로 가니까 다짜고짜 교육부터 시켜주더란다. 니콜라스는 그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나는 고작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간 건데 제대로 교육까지 시켜주다니 정말 땡큐지! 역시 디즈니랜드는 다르다고 생각했었어."
그리고 그 교육에는 '팁을 더 많이 받는 방법'에 대한 강의도 있었다고 한다.
강사가 니콜라스에게 물었다.
"사람들이 왜 디즈니랜드에 온다고 생각하니?"
...음...
"꿈과 희망의 나라로 가려고?"
"애들 때문이지! 부모들은 아이들이 즐거워 하는 걸 보기위해서 여길 오는거야. 그러니까 서빙할 때 아이들에게 집중해. 아이들이 함박웃음을 짓게 해! 그러면 부모들이 팁을 줄거야."
니콜라스는 저게 겁나 일리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적극 실천에 들어갔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사례를 우리에게 말해줬다. 어느날은 한 영국인 가족이 레스토랑에 들어왔다. 아빠 엄마 그리고 아들 이렇게 셋이. 그런데 부모님 두분 사이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아보였다고 한다. 언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니콜라스는 기치를 발휘했다. 어린 아들에게 가서 "셰프를 만나보고 싶니?"라고 묻고 끄덕이는 아이를 한 팔에 안고 주방쪽으로 가면서 아빠에게 윙크를 했다고 한다. 그 어떤 부모도 자식 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지는 않으니까, 'I will take care of him'의 사인으로. 아이는 주방에서 셰프도 만나고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고 왕창 신이나서 꺄르르 웃는 얼굴로 다시 부모님께 보내졌고 부모님은 그 사이 의견일치 후 웃는 얼굴로 아이와 함께 식사했다. 식사가 끝나고 아버지가 요렇게 요렇게 손짓으로 불러서 가니, 서빙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액수의 두둑한 팁을 주었다고 한다.
이 경험은 니콜라스가 세일즈 매니저가 되는 데에 가장 큰 깨달음을 준 이야기이고 또 자주 울궈먹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거기서 니콜라스는 당신의 진짜 고객이 누군지 파악하고, 그 사람이 원하는 바로 그것을 주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우리는 정말 아주 사소한 일을 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 대단한 경험이 아니라, 내가 일하면서 조금이라도 깊게 생각해봤고 깨달음을 얻었던 이야기. 서빙을 해봤던 사람은 많지만, 그걸 어떻게 했느냐는 완전 다른 문제다. 무슨 일을 하든 '누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그 일은 예술이 될 수도 노동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걸 자기의 이야기로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항상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이 있었던 영역에서 그 사람이 그 일을 했기에 다른 사람은 만들 수 없었던 이야기와 가치를 만들었던 경험이 있고, 그걸 재밌게 이야기로 잘 풀어내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조직을 위해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로 여겨진다. 그 특성이 외국회사들이 면접을 볼 때 질문을 통해서 알아내고자 하는 지원자의 가장 중요한 퀄리티 중 하나이고 특히 재밌는 이야기로 잘 풀어내는 부분은 한국사람들이 유독 약한 부분중 하나이다.
저 이야기의 교훈 자체와는 별도로 외국애들을 보면 자기의 삶의 이야기를 통한 은근한 자기 자랑과 셀프 셀링에 강하다. 그리고 그게 외국에서 잘살기 위해서 정말 중요함에도, 한국사람들은 그런쪽에 약하다. 그런 화법과 문화가 한국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그래서 앨리스는 어떻게 자기 이야기를 잘 만들어 나가는지에 대해서, 또 여러분이 궁금해 하셨던 글로벌에서 일하는 꿈을 실현하는 팁들을 집필 중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