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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e in wonderland Sep 18. 2016

글로벌 서바이벌 툴킷(toolkit)

어디에서든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 글로벌 서바이벌 가이드라인

그 동안 단편적인 글은 많이 썼지만, 제 약력을 제대로 소개한 적은 없는 것 같아 여기에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나고 서울에서 자랐습니다. 남들하는 것보다 조금 더 열심히 공부해서 이화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습니다만 운전면허증, 마이크로소프트 3종 자격증 조차 부재한 스펙에 영어수준은 토익 평균 점수 870점을 못 벗어나다가 어느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해 인생 최고 토익 점수 910점을 보유한 수준이지만 꿈 만은 글로벌 커리어우먼을 갖고 있었습니다.


 '인류와 한국의 미래는 에너지에 달렸다'는 신념을 갖고 모든 회사에 지원을 했지만,(아이러니가 보이시나요? 신념과 지원은 별개입니다. 신념은 신념이고 지원은 모든 회사에 다해야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취업이 한 방에 안되어서 사장님께 취업 설명회에서 1:1 면담을 요청드리고 담판을 지은 후 STX 에너지에 어렵게 입사하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 있다가는 글로벌 커리어우먼은 커녕 평생 영어도 제대로 못하고 죽겠다는 두려움에 어렵게 들어간 회사를 2개월만에 퇴사하고 무작정 싱가폴로 편도 비행기 티켓을 사서 날아오게 됩니다. (여담이지만 싱가폴로 오실 때 편도는 사지마세요. 편도행 사면 공항에서 안내보내줍니다. 공항에서 저는 울며 겨자먹기로 리턴 티켓을 사야만 했어요.)


4개월간의 잡서치 끝에 저는 작은 영국계 헤드헌팅회사에서 빈곤층 수준의 최저임금을 받고 첫 커리어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이 회사에 조인한지 몇달 후 저는 저의 첫번째 회사인 STX그룹이 공중분해 되고 제가 있었던 STX에너지는 다른 회사에 인수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지요. 헤드헌팅 일을 시작한지 2개월 만에 한국의 중공업 대기업들을 클라이언트로 끌어들이며 오일&가스 산업의 호황과 함께 1년 후부터는 억대연봉을 받기 시작했어요. 윤택한 생활도 잠시, 제가 하는 일이 전적으로 한국 회사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불안해집니다. 만약 내 클라이언트인 삼성과 현대가 잘못되면 어떡하지? 그리고 제 꿀 같은 외국 생활이 너무나 큰 불확실성에 달려있음에 그런데 제가 마른 땅이 물을 흡수하듯이 지식을 배웠던 시기가 지나고 제가 배운것을 기반으로 우려먹고 있다는 현실을 마주했을 때 저는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2년이 되었을 때 저는 결심했지요.


'회사를 바꿔야겠다. 나는 더 배워야 한다. 이건 안전하지 않다.; 


그래서 잡서칭 끝에 링크드인이라는 Professional Social Network Service 로 옮기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제가 회사를 옮길 때 가장 원했던 것은 '한국'이라는 시장에서 자유로워지기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제가 링크드인으로 옮긴지 몇 달 정도 지나고 오일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Oil&Gas 산업이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 제가 만약 헤드헌팅에 있어다면 억대 연봉이 문제가 아니고 아마 비즈니스가 없어서 회사에서 짤렸을 거에요. 어쨌든 저는 헤드헌팅에서 배운 지식을 십분 활용해서 링크드인으로 통해 사람을 뽑으려고 했던 클라이언트들에게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제가 원하는대로 저의 클라이언트 포트폴리오는 한국회사 20%, 싱가폴회사 80%로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글로벌 환경에서 한국인 딱지를 떼고도 일할 수 있겠구나' 안심하게 된 순간이었어요. 링크드인에서는 unique한, 시장의 독보적인 플레이어가 가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의 훌륭함과 이상적인 회사 문화에 대해서 배우며 여유로운 직장 생활을 하며 2년을 지냅니다. 그런데, 2년째 되는 순간 또 저의 불안감은 도지게 되었어요.


'오마이갓. 회사가 너무 여유로워서 난 블로그에 글을 쓰고 앉아 있다. 내가 배우고 있지 않다면 난 도태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안주하면 내가 배워야 할 시기를 놓치게 된다.'


저는 제가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물건도 너무 많고 물건을 만들기도 쉬워지는 이 시대에 중요한 것은 물건을 파는 것이다라는 생각에 이르렀고 마케팅과 브랜딩에 대해서 배우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회사인 싱가폴에 있는 P&G APAC HQ의 Assistant Brand Manager로 올해 5월부터 옮겨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저의 역량 중 가장 큰 강점은 네트워킹, social skill인데, 제가 가장 못하는 영역인 data, planning, documentation 이 중시되는 직무에서 매일 '나는 병신인가'하며 좌충우돌 배워가는 중입니다. 우연의 연속인지 모르지만, 제가 나간지 한달도 안되어서 링크드인은 마이크로 소프트에 인수합병되었지요. 항상 제가 나가면 그 회사에는 큰 일이 생기곤 했습니다. 이런 일을 자주 겪으면, 결코 조직에 내 밥줄을 의지하는 결정은 하지 않게 됩니다. 


5년차지만 4번 회사를 옮겼습니다. 그것도 전혀 다른 인더스트리를 (에너지 -> 헤드헌팅(서비스) -> IT -> FMCG) 전혀 다른 직무로 옮겼습니다 (신사업 개발팀의 신입사원 -> 헤드헌터 -> 컨설턴트 -> ass.브랜드 매니저). 싱가폴에서 저는 직업을 잃거나 관두는 순간 이 나라에서 한달만에 짐을 싸가지고 나가야 하는 처지입니다. 그래서 항상 서바이벌에 집중해야 했어요. 지금은 내가 이 일을 잘해도, 이 성공이 지속 될 수 있는 성공인가? 내가 이 성공을 다시 한번 똑같이 만들어 낼 수 있을 만큼 레시피를 가지고 있는가? 제가 당장 벌고 있는 돈에 솔깃해서 헤드헌팅 회사에 있었다면, 오일 앤 가스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이 시점, 저는 오늘 싱가폴에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싱가폴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에요. 몇 년 안에는 다른 나라에 가서 살려고 하거든요. 다만 저는 궁극적인 자유와 안정을 원합니다. 특정 산업과 나라에 구애받지 않고 그 어느 곳에서도 그 어느 나라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는 궁극의 자유로움을 저는 얻었습니다. 그 과정이 전혀 어렵거나 힘들지만은 않았어요. 제가 보기엔 제가 들였던 노력보다 한국의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제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 들이는 노력이 더 어마어마해보입니다. 제가 배운 것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책을 씁니다. 


앨리스의 글로벌 서바이벌 툴킷

 



음... 아직 쓰고 있습니다. 

그동안 궁금했던 점, '이 직업을 테이크 해야되요 말아야되요?'부터, '저는 진짜 존나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요, 어떻게 해외 취업해요?'같은 막막한 질문까지 대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편도 비행기표를 사올 정도로 저도 초반에는 답이 없었으니까요. 이해합니다. 브런치에 없는 내용도 많이 담으려고 하니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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