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프리랜서 도전기 22.
아침 8시 30분까지 출근, 1시간 30분 동안 점심시간, 그리고 6시 퇴근.
출근을 하기 위해 아침 6시에 눈을 뜨고, 퇴근 후 집에 와서 저녁 먹고 한숨 돌리면 저녁 7시.
집이 아닌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잠들지 않고 깨어 있는 동안에 집이라는 공간보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매일 회사에 시간을 내어주고 약속한 월급을 받는다. 이것이 직장인의 삶이지. 그리고 누구나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마음을 조금 바꿔 먹기로 했다. 불과 얼마 전의 나는, 회사 안에서 무채색 인간이었다가 퇴근 후에는 무지갯빛 인간으로 변신하곤 했다. 철저히 회사 안에서의 나와, 퇴근 후의 나를 분리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와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더 지쳐만 갔다. 여러 개의 페르소나를 가질수록 변신할 때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물론 그게 쉽게 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인간의 구조상 멀티플레이가 애초부터 불가하게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한 번에 한 개씩 집중하는 것이 힘도 덜 들뿐더러 집중력도 올라가 좋은 성과를 내기도 쉬워진다.
하지만 요즘 시대가 어디 그런가? 한 개만 잘해서는 먹고살기 힘든 요즘인 것을. 오죽하면 N잡러라는 단어가 이제는 친숙한 단어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직장인으로서 행복하기로. 회사 안에 있는 순간에도 일을 즐기기로 한 것이다. 회사에서도 일을 재밌어하던 예전의 나처럼.
언제 어디에 있든 행복한 사람으로, 즐기며 살고 싶다. 회사 안이 되었든 바깥이 되었든 상관없이 말이다. 눈을 뜨고 깨어있는 동안에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길다는 건, 내가 회사 안에서도 반드시 행복해야 할 이유가 된다. 회사 안에서의 나 또한 나이기 때문에, 하기 싫은 일로 치부하며 고통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왕 하는 일이라면 동료들과 함께 도움을 주고받으며 일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다. 도움을 주려면 내가 일을 잘해야 하고, 일을 잘하려면 처음부터 차근차근 잘 배워야 하고, 무엇보다 겸손해야 한다. 그리고 먼저 다가가야 하고, 다가올 땐 항상 친절해야 한다. 이것은 내가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몸으로 배운 것들이라 기본 중에 기본이면서도 사회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다.
놀라운 건, 마음 하나 고쳐먹었을 뿐인데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그러니 결과물 또한 좋아질 수밖에 없다. 다른 곳으로 분산되었던 정신이 일에 몰입될수록, 매번 시계 쪽으로 쏠리던 시선 또한 중심을 잡게 되고,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버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게 보람찬 하루를 보내고 퇴근을 하면 왠지 일을 열심히 한 것 같은 기분에 휩싸여 '나 오늘 잘 살았네?'라는 생각에 뿌듯해하곤 한다.
그리고 퇴근 후 집에 와서는 좋은 기분의 흐름을 타고 제2의 페르소나로 변신한다. 하지만 예전보다 변신에 드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이미 즐거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암울했다면 분명 집에서 긍정적인 기운을 뿜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내가 긍정적인 내용의 글을 쓰고, 즐거운 마음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보는 사람도 좋은 기운을 받게 된다.
그래서 나는, 매일 스스로 최면을 건다.
'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회사 안에서 하기 싫은 일이든, 회사 밖에서 좋아하는 일이든, 나는 모든 일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다. 일이 주인공이 아니라 내가 주인공이며, 일이 즐겁고 괴롭고의 문제는 내 손에 달렸다.'
이왕 하는 일이라면 즐겁게 하자. 비록 회사 생활이 프리랜서로 가는 수단일지라도 회사 안에서 일하는 시간 또한 내 인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