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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벼리 Jun 14. 2022

인생 노잼 시기 극복법

직장인의 프리랜서 도전기 25.

인생 노잼 시기가 찾아왔다.

세상에 재미있는 일만 하면서 살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재미는 일시적인 감정일 뿐 익숙해지면 재미라는 감정은 식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일은 익숙해지면 재미가 없고 지루해진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이 늘 하는 말, 그 과정을 견뎌내야 성공할 수 있다.


회사를 재미로 다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과연 있기는 할까? 물론, 있을 수도 있다. 나 또한 사회초년생 때에는 사원증을 목에 걸고, 세미 정장을 입고 운전을 하며 출퇴근하는 내가 꽤 멋지고 마음에 들었으니까.


어릴 때 알바를 하든, 성인이 되어 회사에 취직을 하든, 모든 업무 습득 속도가 빠른 편이라는 말을 줄곧 들어왔다. 물론 재취업을 한 지금까지도.


겉으로만 보면 자랑처럼 들릴 수 있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업무 습득과 적응이 빠를수록 재미와 흥미를 빨리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 물론 재미가 없어도 몸에 익은 업무 방식으로 평온하게 일할 수 있는 건 분명 좋은 점이다.


그리고 업무가 손에 익어 업무 처리 속도가 빨라지면, 회사는 일을 더 준다. 회사에서 일을 해도 해도 줄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연차가 쌓인 선배들 중 몇몇은 일부러 업무를 천천히 하면서 일을 덜 받는 사람도 있다. 물론 그런 것들이 눈에 다 보인다. 하지만 월급 루팡을 자처한 이에게 더 이상의 말은 잔소리에 그치지 않는다. 그래서 그 선배의 상사들도 더 이상 입을 대지 않는다. 굳이 이미지 갉아먹으면서 싫은 소리 할 필요는 없지.




평소 생각이 많은 나는, 가끔씩 동굴에 들어가 생각 정리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요즘은 과도한 업무에 치여 사색의 시간을 사치의 시간으로 여겼다. 아무래도 그것이 화근이었나 싶다. 글로써 내 곪아가는 감정들을 표출하며 해소했어야 했다. 한동안 유튜브 채널 재정비에 들어간답시고 글쓰기에 소홀했더니, 감정이 계속해서 곪아가고 있었다. 이 혼란스러운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던 것이다.


하루 종일 모니터와 눈싸움하다 퇴근했는데, 퇴근 후에도 노트북 모니터와 눈싸움하며 유튜브 영상 편집을 하는 삶이 반복될수록 피로감은 쌓여만 갔다. 감정을 오롯이 표출할 수 없는 매체에만 관심을 쏟아보니 일어난 부작용 같았다.


브런치나 블로그의 경우는 글이 기반이 되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내 감정이 곳곳에 묻어나기 마련이다. 글을 쓰면서 나도 모르게 굳어진 감정이 유연 해지는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나는 아직 영상이나 사진보다는 글이 더 좋은 아날로그 감성에 더 머물러 있는 사람인가 싶기도 하다. 본성에 어긋나 대세를 따르려다 보니 마음이 힘들었을 수도 있고 말이다.


어쨌든 인정하면 편해진다. 이제는 내 마음을 부정하려 하지 말고 인정하는 게, 자신을 존중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독서량도 줄어들었다. 시간 대비 효율이 낮은 유튜브라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그런 유튜브에 몰입하고 있으니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기분이 들 수밖에.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이게 뭐 하는 건가 싶다가도, 언젠가는 나의 때를 만날 거라는 믿음 하나로 꾹 참고 꾸준히 해보는 거다.


나는 먼저 포기하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때를 만난다고 믿는 편이다. 물론 내가 욕심내는 분야에서만. 간절하지 않은 분야에는 이만한 독기가 나올 수 없다. 그만큼 확신과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있으니 가능한 거다.




그럼 도대체 뭐가 그렇게 힘들고 노잼이길래 모든 게 다 싫어지는 걸까? 족쇄라고 생각하던 회사에서, 내심 벗어나고 싶어 하던 모습으로 또다시 살고 있는 게 싫은 거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내가 마음에 들어야 하는데. 큰일이다.


회사가 싫어서 프리랜서로 살고 싶다며 노래를 불렀던 내가. 지금도 똑같이 회사원으로 열심히 일하고 피로에 찌들어 매일같이 혓바늘이 돋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와서 수익도 없는 유튜브 영상 편집이나 하고 있는 내가. 현실적인 상황으로 인해, 하나에만 올인하지 못하는 나의 상황이. 그저 답답하고 마음에 안 드는 거다.


하나에만 몰입해도 성공할까 말까 한 일에, 양다리를 걸쳐두고 고군분투하고 있으니 속도가 붙을 리 없다. 시간은 시간대로 오래 걸리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는 길을 선택한,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한 가지에 시간을 온전히 투자하면 당연히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 흔히들 그것을 '몰입'이라고들 부른다.


몰입이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상황이 여의치 않아 못하는 나 같은 경우라면, 포기하지 않고 일단 문을 꾸준히 두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문이 열리는 날은 반드시 올 테니까.




최근 들어 몇 개월 동안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새벽에 자주 깨곤 한다. 잠이 부족하면 여러모로 건강에 해롭다고 해서, 일부러 수면 시간을 늘려 보았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피로를 느끼는 정도가 급격히 줄었다. 잠 한 시간이 주는 영향이 이렇게도 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된 시도였다. 사람이 잠을 자는 동안 면역세포들이 생성되는데, 중간마다 자꾸만 잠에서 깨어나면 세포가 왔다가도 도망가지 않을까. 그렇다면 자꾸만 잠을 깨는 건, 내 안에 스트레스가 많아져 과민해진 상태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그러니 미라클 모닝과 같이 유행 따라 살지 말고, 여러 방법을 시도하며 자신의 체질에 맞는 패턴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의 노잼 시기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정답은 없다. 사람의 성향과 취향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새로운 도전을 통해 자존감 향상과 더불어 위기를 극복할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잘 알고 있어, 늘 해오던 익숙한 행동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 지금 잠시 인생이 재미없다고 망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잠시 재미없을 수도 있다. 이 시기가 지나면 또 꿀잼 시기가 올 거니까. 해뜨기 전 가장 어둡고, 개구리가 멀리 뛰기 전 가장 많이 움츠리듯. 지금이 바로 그때다.


비록 재미는 없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을 꾸준히 해내 보자. 멈추지만 않는다면 언젠가 꾸역꾸역 해오던 일들이 자산으로 남아, 빛을 발하는 날이  거니까. 어른으로 산다는  하기 싫은 일을 묵묵히 해내면서도, 일상  소소한 행복 하나로 살아갈 힘을 내는 . 이만하면  살고 있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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