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프리랜서 도전기 29.
'줄 수 있는 게 이 노래밖에 없다.'는 노랫말이 있다. 그래도 줄 수 있는 게 노래라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주는 걸 좋아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성공의 자리까지 갔으니 줄 것이라도 있을 텐데, 가진 게 없는 상태에서 뭘 줄 수 있을지 감 잡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순서를 바꿔 생각해보면 어떨까? 자수성가한 사람들도 처음엔 아무것도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럼 이 노랫말에서 비결을 찾아볼까? 비록 줄 수 있는 건 없지만 상대에게 줄 수 있는 단 하나. 바로 그 하나가 비결이 될 수 있다. 사람은 각자 잘하는 것 하나쯤은 타고난다고 하니 그 말을 믿어보는 수밖에. 사실 이 글은 나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글에 공감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함께 방법을 찾을 수 있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본인의 성격의 장단점을 파악해야 한다. 그러려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는데, 자기애가 너무 강하면 장점 위주로 파악하게 되고 단점은 스스로 가리게 된다. 반대로 자기애가 너무 약하면 단점 위주로 파악하게 되고 장점은 찾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적절한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이 균형 감각을 찾으려면 적당한 자기애와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거리감이 필요하다.
타인에게만 거리감을 둘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거리를 두고 멀리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보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막연히 생각만 해서 답이 나오는 건 아니다. 허공에 맴도는 생각들을 글로 정리해서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비교적 빠르고 명확한 방법이다.
일단 내 성격을 예로 들자면, 감수성이 풍부하고 섬세하다. 그리고 같은 것을 보더라도 남들보다 받아들이는 느낌이나 감정이 풍부한 편이다. 이런 점은 글을 쓸 때 도움이 되는 듯하다. 같은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남들은 한 번 울고 말 것을, 눈물샘이 터지는 순간부터 수돗물이 되어 버린다. 아마도 이건 극 중 인물의 감정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감정의 이입이 빠르고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는 공감력이 만들어낸 행동 양상으로 생각된다. 창피해서 눈물을 참으려고 애를 써봐도 안 되는 걸 보니, 나의 천성의 일부인 것 같아 내버려 두기로 했다.
이런 성격이 어떨 땐 단점이 되기도 했다. 나보다 상대의 감정을 더 생각하다 보니 내 감정과 상황이 곤란해지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그땐 그랬지.' 라며 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제는 꾸준한 노력으로 어느 정도는 내가 원하던 성격이 형성된 것을 느낀다. 감정의 초점이 타인보다 나를 향할 수 있도록 매일 상기시키다 보면 어느새 불안함이나 조급한 감정도 눈 녹듯 사라진다. 나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집중할수록 주변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내면의 에너지가 풍족해질수록 잔여 에너지를 타인에게 쏟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그렇게 되면 나 자신과 잘 지낼 수 있고, 이로 인한 긍정의 기운으로 타인과도 잘 지낼 수 있는 선순환의 구조가 형성된다.
그 밖의 성격에 대해서 열거하자면 글이 너무 장황해지니 여기까지만 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보면, 가진 것이 꼭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의 성향이나 성격을 파악해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부분에 박차를 가하다 보면 눈에 띄는 성과를 얻게 될 것이고, 그것을 나눠주면 되는 것 아닐까? 너무 어렵게 생각하다 보면 첫걸음부터 떼지 못한다. 쉽게 생각하고 쉽게 시작해야 오래 지속할 수 있다.
내가 애정 하는 여행 유튜버가 있다. 유난히 지치고 우울했던 날, 따끈따끈한 영상이 업로드되어 영상을 보다 보니 어느새 마음이 즐거워졌다. 그때 나는 다짐했다. 눈에 띄게 잘하는 것을 주는 것도 좋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전하며 잔잔하게 마음의 평안함과 즐거움을 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따지고 보면 사람의 마음에 즐거움을 주는 것이 더 어려운 일 아니던가. 지친 하루 끝에 어떤 존재가 큰 기쁨이 되고 위로가 된다면, 그것보다 더 감사한 선물이 어디 있을까.
뭘 잘하는지, 뭘 줘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해보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잘하게 되고, 잘하는 일이 성과를 내게 되면 결국 나눌 수 있는 무엇이 되는 것 아닐까? 고질적인 고민의 근본적인 해답은 바로 내 안에 있다.
만약 좋아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소소한 일부터 시작해보는 거다. 일상 속에 녹아들어 있어 쉽게 깨닫지 못했던 것들일 수도 있다. 소중한 건 늘 가까이에 있다. 가까이 있어서 무뎌진 것일 뿐. 무뎌진 감각을 매일 살려내는 방법은 일기를 쓰는 것과 같이 사소한 것 하나까지 기록해 보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머릿속에 흩여져 있는 생각들을 글쓰기를 통해 육안으로 확인하게 되면, 복잡하게 생각했던 일도 간단명료해진다. 내가 글 쓰는 시간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누군가를 따라 할수록 자신이 가진 색깔을 잃어버린다. 자신만의 색깔을 알고, 지켜나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야 나눠줄 수 있다. 나만의 것이 무기가 되는 시대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