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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벼리 Jan 06. 2023

먼지가 되기 싫어서 기록합니다.

감성과 이성 사이에서 균형 잡는 법 5.

새해만큼 동기부여가 확실한 시기가 또 있을까? 더불어,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오는 때도 새해일 것이다. 그만큼 새해가 되면 새로운 계획과 목표를 세우는 사람들이 많다. 혹은 지금까지 해오던 것을 지속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말이다. 


나는 작년에 유튜브로 일상을 기록하면서 편집이라는 큰 숙제를 만났다. 그래서 꾸준히 해오던 블로그와 자연스레 멀어졌는데, 지나고 보니 블로그만큼 상세히 기록할 수 있는 매체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영상이 생생한 현장감을 담아내는 것에는 최강자라고도 할 수 있지만,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려면 불필요한 영상의 일부분까지 지켜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블로그는 그에 반해 필요한 정보를 사진과 글로, 단어 검색만으로 쉽게 찾을 수 있으니 기록의 의미와 가장 맞닿아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니 무엇이 가장 좋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 인스타그램과는 잘 맞지 않는 편인데, 그 이유는 글보다는 사진이 중점이 되는 기록 수단이어서 그런 듯하다. 가장 좋은 순간만을 기록하고 싶어 하는 사람의 본능이 밀집된 곳이라, 단면적인 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듯 순기능도 있을 테지만, 개인의 취향 정도라 생각하면 될 듯하다.)


물론 잘 맞지 않는다고 해서 안 할 수 없는 것이, 소통의 창구 하나쯤은 열어둬야 한다는 명목으로 유지는 하고 있다. 특히나 SNS마다 성격이 다른데 블로그나 유튜브, 그리고 브런치에서는 거리낌 없이 글을 잘 쓰다가도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릴 때면 이상하게 필요 이상의 말은 삼가게 된다.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해외에서 카메라를 들고 자유롭게 말하던 유튜버들도, 한국에 돌아와서는 왠지 쑥스럽다고 말하는 유튜버들을 본 적이 있다. 아마도 이런 심리가 아닐까 싶다. 아는 사람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자유로운 발언을 할 수 없도록, 말조심을 하게 만드는 것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만약, 내 브런치를 부모님이나 가까운 친구들이 구독한다고 하면 뜯어말릴 것 같다. 




어쨌든 내면 깊은 곳에서 잠자고 있던 마음의 찌꺼기까지 모두 기록하는 공간이라면, 바로 이곳 브런치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뜯어말릴 것 같다. 가까운 사람이 알게 되면 쑥스러우니까.

그만큼 나를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공간이기도 하다. 환상처럼 흩어져 있던 생각과 마음들을 한데 모아, 눈에 보이는 활자로 박제해놓는 곳 말이다. 


더불어 자기 객관화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감히 솔루션을 제안한다면, 글쓰기를 추천하고 싶은 것도 바로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자신을 제3자의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만든다. 장점이나 못난 부분까지도.


나는 의미 없는 시간은 없다고 믿는다. 비록 시간을 때우는 정도의 하찮은 시간일지라도, 지나고 보면 그것이 회복의 시간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저 평범한 시간들이라 치부하며 기록하지 않는다면, 나라는 존재는 먼 훗날 먼지가 된다. 그러니 살아있는 순간순간, 부지런히 기록해야 한다. 나 아니면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일이니까.




세월은 야속할 만큼 빠르고, 지나간 기억은 잊히기 마련이므로. 먼 훗날 나를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기억을 붙잡아둔 기록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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