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늘벼리 Feb 15. 2024

맥북 2대를 쓰는 이유

나는 애플 농장의 주인이다.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 애플워치, 에어팟. 그중에서도 맥북은 2대다. 흔히 말하는 앱등이인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내가 애플 농장을 차리게 된 건 처음부터 목적을 갖고서 차린 게 아니다. 일단 애플 생태계에 발을 들이게 되면 쉽게 빠져나올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애플은 기기 간에 호환성이 월등히 좋다 보니 주로 아티스트나 크리에이터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맥북 프로 M1 13인치, 맥북 프로 M3 16인치로 2대가 되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그럼 지금부터 맥북 2대를 쓰게 된 계기부터 풀어보겠다. 나는 유튜브 채널 2개를 운영 중이다. (참고로 아직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작고 소중하다.) 혼자서 채널 1개를 운영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2개를 혼자서 운영하려다 보니 편집 시간이 계속 딜레이 되는 악순환에 빠져 버리고 말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남편과 대화를 나누던 중, 유튜브 채널 2개를 운영하는 데 있어 현실적인 애로 사항을 털어놓게 되었다. 그랬더니 의외의 반응을 보이는 게 아닌가.


"그럼 맥북 하나 더 사."


나는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왜냐하면 상상조차 못 했던 발상이었기 때문이다. 매사에 단순한 성격의 남편이라 가능한 생각이었다. 나는 가격이 부담되어서 처음엔 거절하다가 결국 대안이 없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2주 후 맥북 프로(M3 16인치 실버)가 도착했다. 언박싱을 하고 편집을 해보니 신세계였다. 역시 장비빨은 무시 못하는구나 싶었다. 가고자 하는 길에 꼭 필요한 것이라면 투자를 아끼면 안 된다. 칼을 가는 것도 마찬가지. 무뎌진 칼로 아무리 칼질을 해봤자 힘과 시간만 더 들뿐. 칼을 갈아야 힘을 덜 들이면서도 칼이 잘 든다. 나는 그게 투자와 같은 결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투자는 칼을 가는 것.


아무리 가치관과 성격이 비슷한 남편이어도 100% 같을 순 없다. 미세하게 다른 부분에서 서로 상호 보완을 하는 것에서 재미를 느낀다. 꼼꼼하고 섬세한 나와, 단순하고 느슨한 신랑의 콜라보. 매일 감사할 수밖에.


편집 공장이 차려진 만큼 더욱 열심히 해야겠지만 뭐 어떤가. 나는 이 일이 너무 설레고 재미있는 걸. 아마도 남편이 이런 나를 알아보고 응원의 의미로 선물한 것이리라 생각한다. 어쩌다 보니 맥북으로 시작해 결혼 장려 글이 되어버렸지만 어쨌든 혼자보단 둘이 낫고, 항상 곁에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는 건 행운이자 행복이다. 

작가의 이전글 반려견 예방 접종의 빛과 그림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