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늘벼리 Nov 03. 2021

퇴사 준비, 언제까지 할 거예요?

직장인의 프리랜서 도전기 2.

당장 회사를 그만둔다고 하면, 내게 준비된 무엇을 밑천 삼아 곧바로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통해 내가 얼마나 준비된 사람인지, 현실을 깨달을 수 있다. 


성실하게 회사를 열심히 다녔는데 돈은 안 모이고 늘 제자리인 것 같을 때. 씀씀이가 큰 것도 아닌데 매월 월세에, 관리비에, 식비에, 보험료와 같은 고정 지출만 빼더라도 저축할 수 있는 금액은 쥐꼬리만큼이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회사에서 쓰는 시간과 에너지를 내가 하고픈 일에 오롯이 쏟는다면, 회사에서 받는 월급보다 훨씬 큰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회사 안에서 저평가되고 있는 나를 깨달았다면 어떻게? 나와야지. 물론 근거 없는 자신감일 수도 있겠지만 좋아하는 분야에 시간과 에너지를 100% 쏟아붓는다면 승산이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열심히 사는데도 늘 제자리인 것 같고, 발전과 성장이 없는 것 같다면 내 인생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잠시 멈춰서 나 자신을 깊이 성찰해봐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앞만 보고 달리다가는 잘못된 길로 들어서 길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내게 주어진 한정적인 시간에너지를 허비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점점 빠르게 달아나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동시에 점점 우선순위도 바뀌어 간다. 돈에서 행복으로. 물론 돈과 행복을 떼어놓을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돈이 있어야 일상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다. 하지만 일이 단순히 돈벌이가 되는 순간, 고통은 시작된다.


일이 고통의 연속이 되지 않으려면 용기를 내어 선택해야 한다. 평생 돈을 벌어야 한다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인생에서 많은 시간 동안 일을 하며 보내기 때문이다. 일을 하며 보내는 시간 또한 '내 인생'이다. 소중한 인생의 절반 동안 노예처럼 일할 것인가, 아니면 주체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즐기며 행복하게 일할 것인가는 내 용기와 선택에 달렸다.




간혹 퇴사 시기를 고르다 지쳐 타이밍과 용기를 놓쳐버리는 경우도 있다. 물론 퇴사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지만, 지나친 준비는 오히려 용기를 잃게 하고 현실에 안주하게 만든다. 그래서 고민의 시간은 최대한 짧게 갖고 신속히 행동에 옮기는 것이 좋다. 


포털 사이트에 '퇴사'를 검색하면 '퇴사하기 좋은 달'이 연관 검색어에 뜬다. 그만큼 퇴사 시기를 고르고 고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놀랍지는 않았다. 어쨌든 결과는 4월로 나왔다. 퇴직금 정산에 유리하다는 이유였다. 요약하면 퇴사 직전 3개월 평균 급여로 측정되는 퇴직금 때문이었는데, 나에겐 이 결과가 크게 와닿지 않았다. 돈 몇 푼 더 받자고, 소중한 시간을 더 이상 허비할 수는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돈보다 시간의 가치가 훨씬 크다.)


그렇게 치면 1월에는 연말정산 때문에, 4월에는 퇴직금 때문에, 7~8월에는 여름휴가 때문에, 9월에는 추석 연휴 때문에. 여러 가지 상황에 맞물려 미루다가 퇴사 시기를 놓쳐 버리게 될 수도 있다. 

나도 예전 회사에서 퇴사 시기를 놓고 몇 년간 고민했던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 고민은 나를 몇 년 동안 같은 회사에 묶어 두었다. 




오랜 시간 회사원으로 살면서 한 가지 얻은 것은, 내가 회사 체질이 아니라는 깨달음이다.


이제는 회사가 나보다 앞장서는 일이 아닌, 나 스스로 앞장설 수 있는 주체적인 일을 하고자 한다. 그리고 퇴사는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간절함'이 있을 때 하는 것이 좋다. 모든 성공의 열쇠는 '간절함'에 있으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