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의 기록

by 하늘해

3월도 막바지다. 하루하루가 모여서, 시간은 의식할 때쯤이면 저 멀리 훌쩍 지나쳐 있다.

평범한 날들이었지만 출근길, 기억을 더듬어본다.


올해 본 영화는 ‘휴민트’와 ‘왕이 사는 남자’다. 영화관에 가서 달달한 팝콘 먹는 재미로, 사실 영화 자체보다 영화관에서의 루틴을 즐기는 편이다. 팝콘을 사고, 암전이 되고, 영화에 집중을 하고…

‘왕이 사는 남자’가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지만, 난 정말 운때가 맞았구나 싶은 정도로 보기엔 그저 평범했다.


또 기억나는 건, 처음으로 마라톤에 참여해 본 거다. 5km를 달리는 동안 한 번도 걷지 않고 뛰는 동작으로 완주했다는 점이 의미 있었다. 사실 그전에 러닝을 했던 것도 아닌데, 가족들과 함께 처음으로 도전해 본 경험으로 남았다.


여행이라고 한다면 1월 초 필리핀 마닐라 여행, 그리고 지난주 강릉 여행을 다녀왔다. 필리핀은 겨울을 벗어나 덥지도 춥지도 않았던 그 기운과, 어딜 가든 친절하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외국 여행은 찰나처럼 지나가버려서, 가끔은 다녀왔는지도 가물가물할 때가 있다. 한적했던 강릉 여행도 당일치기였지만, 기차 타고 오가는 시간 속에서 쉼이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음악 쪽으로 생각해 보면, 정말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이제는 음악과 강의는 구분되어야 했기에, 곡을 쓰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공연을 하거나 하는 일체의 활동도 없었다.

내가 쓰는 음악에 대해서는 아직 기획자 마인드보다는 창작자 마인드가 더 커서 그런지, 특별한 영감이나 에너지가 아직까지도 생겨나질 않는다. 그래서 좀 그렇다.


사실 제일 하고 싶은 건 매일 일정한 시간을 두고 악기 연습을 하는 건데, 꺼내놓지도 열어보지도 못했다.


그 외에는 회사 얘기, 강의 얘기. 하루, 일주일, 한 달이 각각의 스케줄대로 돌아간다. 시작되고 끝이 나고, 무던하게 흐른다.


유독 퇴근길에는 에너지가 방전된 느낌이다. 정말 0%가 된 것처럼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은 멍한 상태가 많았다. 행복해지는 상황이나 결과는 내가 어쩌질 못하니, 나를 채울 수 있는 시간을 4월부터는 확보해보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그럼에도 아무런 계획 없이 4월을 시작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목표가 아니더라도, 방향성은 필요하지 않을까?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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