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

by 하늘해

오늘은 옷차림이 가볍다. 어제까지 코트를 입고 출근했는데, 낮에는 더울 정도였다. 그렇게 또 계절을 지나고 있다.


회사 일에 집중하고 있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덜 신경 써도 되고, 당장 해야 하는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는 시기다. 차주까지 제출해야 하는 제안서를 쓰고 있는데 어느 순간 음악을 만드는 작업과 제안서를 만드는 작업이 굉장히 유사하게 느껴진다. 결국은 내가 투영되는 창작의 작업이다.


음악과 제안서 작업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회사와 회사 밖의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기분이 든다. 여기서 다르고 저기서 다른게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로써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게 존재할 수 있기까지 정확히 10년이 걸렸다.


요즘은 집에 와서도 회사 일을 본다. 작업실에서도 제안서를 쓸 때가 있다.


오늘은 2월의 마지막 날이다. 출근길이지만, 오늘 무슨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계획을 세운다는 것 자체가 완벽한 계획이 되지 못한다.


결국 우리는 각자의 인생을, 각자의 리듬대로 살아간다.

내 리듬대로 살았더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주는 삶이 되는 날이, 언젠가 한 번쯤은 오기를, 조용히 기다려 본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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