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by 하늘해

내게 종교를 묻는다면 기독교라고 말할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교회를 다녔고, 학생부와 청년부 시절을 거치며 다양한 활동을 했다. 예배팀 보컬로 한동안 무대에 선 적도 있었다.


신의 존재를 믿느냐는 질문에는, 믿어왔다고도 할 수 있고 믿고 싶었다고도 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늘 불안했고, 그 불안을 어쩌지 못해, 막연한 꿈을 이루고 싶어 기도했다. 기도의 간절함은 매일매일 새벽을 깨웠다.


하지만 성경 속 이야기들은 내게 낯설게 다가왔다. 그것은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공감의 문제였다. 현실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얘기처럼 느껴졌다. 예수님의 부활을 믿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불안한 오늘을 어떻게 버틸 것인가가 더 절실했다. 그래서 나의 기도는 늘 현실을 향했다.


교회에서 가르치는 것은 ‘기도하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단순한 공식이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신다는 메시지가 맞다. 그 길이 내가 바라는 길과 같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나의 신앙생활은 내가 바라는 길로, 이뤄지길 바라는 기도의 연속이었다.




돌아보면 학창 시절 대부분의 시간을 교회에서 보냈다. 예배드리고, 동기들과 모임을 하고, 방학이면 집을 떠나 멀리 수련회에 갔다. 그 시간 속에서 가족과 여행을 간 기억은 거의 없었고, 나만의 취미생활도 없었다. 불안한 시절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교회라는 울타리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앨범이 기약 없이 발매가 미뤄지며 학업, 군대, 미래가 모두 엉켜있던 그 시절, 새벽에 나와 기도하던 내가 안쓰러웠던 건지 아니면 청년들의 꿈이 이뤄지길 응원하는 목사님의 신념 덕분인지 교회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성공적으로 콘서트를 마무리한 적도 있었다.


기도를 떠나 사실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럼에도 지금 내가 온전한 신앙을 가지고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여전히 막막할 때 기도가 나오기는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이웃 사랑이나 원수를 사랑하는 삶을 살아왔는지 묻는다면 자신 없다.


기도는 언젠가부터 줄었다. 불안이 줄었을까? 어느 순간 기도를 해도 바램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오래 다녔는데도, 내 신앙은 이기적인 그대로였다.


그토록 바라던 일들은 이루어졌을까. 아니면 이미 이루어졌지만 내가 모른 채 지나온 것일까. 오래전 기도의 응답을 적당한 때가 오길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불안의 다른 말은 꿈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꿈을 이루고 싶기에 이룰 수 없을 것 같아서 오늘도 불안하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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