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행간읽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간읽기 Oct 21. 2016

[익명] 한미약품, 왜 이렇게 시끄럽나?

[행간읽기] 2016. 10. 21. by 익명





"한미약품, 왜 이렇게 시끄럽나?" by 익명


1. 이슈 들어가기

주식 거래를 하시는 분들은 다들 한미약품이라는 회사를 한 번은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2015년 초만 해도 100,000원 정도였던 주식이 1년도 채 되지 않은 2015년 11월에는 800,000원 이상으로 올랐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400,000원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한미약품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유는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한 기술 수출이었습니다. 작년을 시작으로 하나 둘 조 단위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대한민국 제약의 힘을 보여주었는데요. 


최근 활발한 기술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제약 회사를 대표하던 한미약품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렸습니다. 어떤 일이었길래 이렇게 시끄러운 걸까요?


 [한미약품 3년간 주가 추이]


2. 이슈 디테일


◾ 9월 29일 목요일 장 마감 후: 1조 계약 수출 공시

한미약품은 9/29 주식시장 마감 후 1조 규모의 기술 수출에 대한 공시를 하였습니다. 계약의 내용은 쉽게 말해 한미약품이 기술 개발을 통해 획득한 원천 기술을 미국 제약사에 파는 내용입니다. 미국 제약사는 한미약품의 기술을 가지고 최종적으로 상업화를 위해 임상 시험 등을 하게 됩니다. 

총 기술 수출 규모는 1조원 가량 되지만, 계약금 10%를 제외하고는 여러 단계를 성공적으로 통과해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즉, 1000억원 가량의 현재 수입과 9000억원 가량의 향후 창출 가능성 있는 수입이 생긴 것입니다.

(주식시장은 오전 9시~오후 3시 30분 동안 운영되며, 장 마감 후라고 하는 것은 오후 3시 30분 이후를 의미합니다)

[참고: 한미약품 공시사항]


◾ 9월 30일 금요일 오전 9시 ~ 9시 29분: 주가 상승

1조원의 추가 기술계약 수출에 힘입어 한미약품은 9월 30일 주식시장이 열리자 마자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한 때 5.84%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 9월 30일 금요일 오전 9시 29분: 계약 해지 공시

잘 나가던 주식은 오전 9시 29분 한미약품의 계약 해지 공시를 시작으로 곤두박질 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는 과거에 계약한 기술 수출 건이 취소되었다는 공시였습니다. 앞서 언급하였듯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은 최초에 계약금 수령 후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성공 여부에 따라 추가 보수가 지급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상업화 단계까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기술 수출만이 전체 계약에 대한 보수를 지급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한미약품이 수출하였던 기술을 바탕으로 임상 실험 중 부작용이 발견되어 더 이상 계약을 유지하지 않겠다는 통보였습니다.

[참고: 한미약품 공시사항]


◾ 주가 폭락

한미약품의 악재 공시로 9월 30일 한미약품은 5.34%까지 상승하였다가 18.06%가 하락한 체 장을 마감하였습니다. 29일 호재 공시로 부푼 마음을 안고 투자한 사람들은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되었는데요. 여기에서 여러 가지 의문점이 생기게 됩니다.

[서울경제: 한미약품, 기술수출 계약해지 충격...주가 18% 급락]


◾ 일부러 악재 공시를 늦게 했다?

사실 한미약품이 악재 공시를 알게 된 것은 전날인 29일 저녁 7시 경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호재만 공시하고 악재는 공시를 하지 않은 것입니다. 최초 한미약품은 공시가 늦어진 이유를 한국거래소와의 협의 때문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중요한 건이기 때문에 한국거래소에 직접 설명을 하고 그 후에 공시를 해야 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자 한국거래소는 회사 스스로 공시를 했어야 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늑장 공시 아냐”...거래, ‘부당 이익’ 조사]


최근 국정 감사에서는 한미약품이 일부 말을 바꿨는데요. 한국거래소와는 협의가 끝났는데, 내부적인 의사 결정으로 공시가 조금 늦어졌다고 합니다.

[뉴스웨이: 한미약품 “거래소 협의는 장개장 전… 내부 논의로 공시 늦어져”]


익명: 회사는 기본적으로 한국 거래소를 통해 사건들을 시장에 알립니다. 특히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의 정보는 주식 거래의 공정성을 통해 한국 거래소를 통해 가장 먼저 중요 사안을 외부에 밝히게 됩니다. 이러한 공시는 의무 공시와 자율 공시로 나누어 집니다. 의무 공시는 한국 거래소에서 회사에 의무적으로 공시하라는 정보들, 대표적인 예가 회사의 감사보고서 입니다.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기본적인 회사의 정보를 나타내는 것이죠. 의무 공시 외에 자율 공시가 있습니다. 이것은 회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투자자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정보를 공시하는 것입니다. 한미약품이 공시한 기술 수출 계약, 계약 해지 건 등이 이러한 자율 공시에 포함됩니다.
자율 공시는 기본적으로 회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하여 공시하는 내용입니다. 공시 하지 않아도 법적인 책임은 없습니다.


◾ 카톡으로 정보 유출?

9월 30일 금요일은 한미약품이 시장이 신뢰를 잃은 날이었습니다. 주말이 지난 후 금융 당국은 한미약품 주가조작 수사를 나서게 됩니다. 일부에서는 카카오톡을 통해 사전에 정보가 유출되었고, 이를 통해 부당이득을 챙긴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데일리: 한미약품, 카톡서 정보유출 의혹... 금융위 현장조사(종합)

[중앙일보: 금융위, 한미약품 내부정보 카톡유출 제보 조사, 공시제도 개편]

[조선일보: “한미약품 수출 계약 해지 정보, 공시前 카톡 유출됐다”]


◾  9시-9시 29분 공매도 증가?

사건이 있었던 9월 30일 금요일 오전 9시-9시 29분 사이에 수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공매도가 엄청 많았던 점입니다. 공매도는 주식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투자개념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내가 주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으나, 향후 떨어질 것에 베팅하여 없는 주식을 파는 것입니다. 

이 날 한미약품의 공매도 수량은 2010년 7월 상장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더욱 특이한 점은 9시~9시 29분 사이에 전체 공매도 수량의 약 50%가 체결되었다는 것입니다.

[포커스뉴스: 한미약품, 공매도 미스터리...사건의 진실은?]


익명: 공매도는 기관투자자들을 위한 제도입니다. 개인들은 공매도를 못합니다. 기관들은 주식 가격이 오를 때는 주식을 사서 수익을 내며, 주식 가격이 떨어질 때는 공매도를 이용해서 수익을 냅니다. 이러한 공매도 수량이 공시가 되기 전 일정 시간에 급속도로 증가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충분해 보입니다. 호재 공시만을 알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한미약품 주식을 열심히 샀을 것이지만, 반대로 기관들은 열심히 공매도를 한 것이지요. 


◾  한미약품 압수수색

한미약품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고 있습니다. 기술수출 계약 해지 정보를 사전에 유출 의혹이 가장 큰 수사점입니다. 앞서 한미약품을 수사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 범행 가능성을 높다고 판단하여 검찰로 해당 사건을 넘겼기 때문인데요. 

금융위원회 조사에서도 내부자들이 정보를 빼돌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나온만큼 누가 정보를 유출했는지 찾아내는 게 검찰 수사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스포츠동아: 검찰, 한미약품 본사 압수수색]


3. 필진 코멘트

익명: 한미약품에 대한 조사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아무 것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사실관계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9월 29일 저녁 호재, 악재 모두 인지함  

    9월 29일 저녁 호재 공시함  

    9월 30일 오전 9시~9시 29분 주가 상승함 / 공매도 증가함  

    9월 30일 오전 9시 29분에 악재 공시함  

    주가 급락함  

    최초에는 지연 공시 이유가 한국거래소와의 협의 때문이라고 함  

    거래소는 자율 공시 가능했다고 함 / 금융위와 함께 조사 시작함  

    국정감사에서는 거래소 협의는 끝났으나, 내부 협의 때문이라고 함  

    검찰 수사 시작함  


부디 제대로 수사해 주셨으면 합니다.

by 익명

ksy0816@gmail.com

행간읽기, 하나만 읽으면 안됩니다.


행간읽기는 '이슈별 프레임 비교'와 '전문 분야 해설', 두 방향으로 행간을 읽는 비영리매체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프로기] 송민순 회고록, 진실을 누가 알고 싶긴 한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