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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Mar 15. 2017

[닥군] 반 쪽짜리 세상, 필터버블

2017. 3. 15 by 닥군




반 쪽짜리 세상, 필터버블
by 닥군


1. 이슈 들어가기 

지난 1월부터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투표 결과가 나오기까지 많은 사람들은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되리라고 예상했습니다. 예외가 없을 것이라고 믿었죠. 이상한 일입니다. 제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는 항상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 반응들만 있었으니까요. 이 충격은 저만의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광장의 풍경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많은 전문가들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알고리즘을 이 원인으로 뽑습니다. ‘필터버블’이라고 불리는 현상입니다.



2. 이슈 디테일

필터버블 :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맞춤형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해 이용자는 필터링된 정보만을 접하게 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우리는 신문과 텔레비전 외에도 세상을 접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많은 미디어와 플랫폼을 갖게 되었다. 구글의 복잡한 알고리즘이 순위를 매겨 뉴스를 노출하고, 페이스북 친구들이 뉴스를 추천한다. 검색하러 들어갔다가, 친구들의 소식을 보러 들어갔다가 뉴스를 접했던 그야말로 ‘우연적인’ 뉴스 소비는 이제 ‘습관적’ 소비로 변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뉴스를 보러 구글과 페이스북에 들어간다. 미국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은 이미 언론사들의 뉴스 트래픽을 가장 많이 유발시키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150902]필터버블…추천·맞춤형 정보에 갇힌 세상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44%가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미디어’로서 페이스북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다.  

[161112/미디어오늘] ‘필터버블’의 함정, 페이스북이 트럼프를 당선시켰다?


언제나처럼 페이스북을 연다. 직장 동료의 아기 사진, 발리에서 휴가 중인 친구의 자랑, 내 구미를 당기는 제품 광고 등이 화면을 차례로 채운다. 그 사이를 지인이 공유한 정치 뉴스들이 메운다. ‘박근혜 대통령 쪽의 억지 주장 왜?’ ‘태극기 집회에 자금 지원하는 세력 있다’ 같은 기사들이다.

반면, 아버지가 모바일에서 접하는 내용은 사뭇 다르다. 전화·문자를 빼면 아버지가 스마트폰을 켜는 이유는 카카오톡 정도인데, 이 공간에선 올해 초부터 탄핵 촛불집회를 비난하는 기사가 부쩍 늘었다. ‘탄핵을 틈탄 북한의 남침 계획이 임박했다’, ‘미국 인공위성이 확인하니 100만 촛불이 사실은 11만3374명이었다’ 등의 기사였다.

[170306/한겨레] ‘좋아요’의 함정…가짜 뉴스 권하는 SNS


닥군 : 오늘날 대부분의 뉴스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포털에서 소셜 미디어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좋아요', ‘팔로우' 등의 형식으로 기반으로 자신의 뉴스 소비 취향이 드러납니다. 단순히 표시의 영역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개인의 취향에게 알맞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비슷한 영화, 음악 취향을 제공하듯이 말이죠. 편리한 기능입니다. 문제는 제공되는 뉴스의 ‘확증편향’을 부추긴다는데 있습니다.  


온라인 친구도 끼리끼리 뭉칠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 초기에는 온라인에서 느슨한 관계가 현실 세계의 가족이나 국가 같은 강한 관계를 벗어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는 견해가 나왔지만, 최근 연구는 그 반대되는 결과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끼리 유유상종하려는 인간의 성향이 소셜네트워크와 결합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문제는 그만큼 나와 다른 의견을 접할 가능성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나와 아버지가 서로를 이해할 가능성을 점차 낮추는 쪽으로 인터넷이 작동하는 셈이다. 패리서는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건강한 민주주의가 작동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170306/한겨레] ‘좋아요’의 함정…가짜 뉴스 권하는 SNS


계층과 세대에 따라 다른 소셜미디어 활용에 따라 ‘분리의 정치’와 ‘혐오’가 강화된다는 것도 큰 위험이다. 한국의 장년층 이상은 정치적 정보를 교류하기 위해 카카오톡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단체 카톡방’에서는 기초적인 사실부터 의심해봐야 할 다양한 정보가 떠다닌다. 트위터는 읽고 싶은 사람의 축약된 메시지만 보게 하고 자신의 무리와 적대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을 ‘조리돌림’하기에 최적화된 플랫폼이 됐다. 페이스북은 긴 글을 쓰는 식자층의 게시판이 됐다. ‘우리 편 전문가’의 이야기가 ‘우리끼리’ 회자되어 공유되고 ‘좋아요’로 정체성이 된다. 서로서로 “그런 건 궁금하지 않으니 안 보면 된다”는 인식도 더 강해진다. 

[170108] [별별시선]’필터 버블'과 민주주의



3. 필진 코멘트

진보와 보수, 좌와 우 등, 우리는 구분하는 용어들은 다양합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걸까요? 서로 다른 의견을 갖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필터버블’은 이런 다른 의견이 나에게 오는 것을 차단한다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입맛에 맞는 정보만 택합니다. 확증편향을 견고히 합니다. 가짜 뉴스도 이러한 구조에서 더욱 활발하게 유통됩니다. 서로를 상대하지 않고 자신만의 논리에 빠지는 것보다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논쟁이 오가더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주장도 들을 필요가 있겠죠. 


마지막으로  내용을 쉽게 이야기로 구성한 뉴스를 첨부합니다. 같은 세상,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말은 독자분에게 얼마나 멀리 있으신가요?

https://oright.newslabfellows.com/parallex



by 닥군

dakkun12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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