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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Mar 22. 2017

[검고] 금호타이어는 누구 손에?

2017. 3. 22. by 검정고무신




금호타이어는 누구 손에?
by 검정고무신


1. 이슈 들어가기

업계 2위 금호타이어가 정치ㆍ사회ㆍ경제ㆍ국제 이슈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를 팔기 위해 시장에 내놓았는데요. (주요 채권단 : 산업은행, 우리은행 즉 금호타이어는 현재 거의 정부 손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더블 스타”라는 중국기업이 우선협상자로 주식 계약을 체결한 상태입니다. 때문에 우리 토종 기업이 중국에 팔려 고용 불안, 기술유출 등 경제적 사회적 문제가 클 거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요. 특히 최근 사드 문제 때문에 중국과의 사이가 조금 그렇고 그렇잖아요.. 한편 이를 방어하기 위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돈을 끌어모아서 먼저 금호타이어를 사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고 있죠. 더 나아가 이 이슈는 정치권의 먹이가 되어 대선 주자들의 핵심 공약으로 편입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2. 이슈 디테일

금호타이어는 왜 팔리는가? 승자의 저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11월 한국자산관리공사와 대우건설의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여, 대우건설 주식 72.1%을 6조4천255억원에 인수하였고, 2008년 3월 대한통운을 4조1천40억에 인수하면서 거침없이 질주하게 되었다. 그러나 리먼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와 건설경기 불황으로(...중략...) 2009년 7월 박삼구 회장은 동생 박찬구 회장을 해임하고, 박삼구 회장 본인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었고, 그룹은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유화학 두개로 쪼개지게 된다. (...중략...)  2009년 12월 30일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아시아나항공은 자율협약을 선언한다. 이듬해인 2010년 상반기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채권단과 경영 정상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되면서 박삼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다.

[위키피디아, 금호아시아나그룹]


검정고무신 : 승자의 저주.. [무리한 사업 확장 → 하필 경제위기와 불황 → 경영악화로 돈 없음.. →  형제 불화로 그룹 양분 → 대우건설 산업은행에 매각하고 금호타이어, 금호건설 워크아웃.. → 그룹 정상화를 위해 경영 복귀하여 계속 경영]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박삼구 회장은 이후 금호 그룹의 재건을 위해 하나둘씩 팔았던 회사들을 무리해서 다시 사고 있는 상황입니다.


채권단 : 올해 금호타이어 팔아요~~!

산업은행이 올해 금호타이어와 대우건설, 현대시멘트 등 굵직한 기업들 매각에 나선다. 산은은 금호타이어 본입찰을 12일 진행할 예정이다. 예비 입찰에는 중국계 기업 등 5개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의 매각 지분은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채권단이 보유하게 된 6,636만8,844주(지분율 42.01%)다. 본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돼도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박 회장은 우선협상대상자보다 앞서 최종 결정된 가격에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다. 다만 박 회장 개인 자격의 우선매수청구권이라 그룹 자금을 동원할 수는 없다.

[한국일보, 1월 11일] 산업은행 올해 금호타이어ㆍ대우건설 등 매각한다


검정고무신 : 위에서 언급했듯이, 박삼구 회장은 금호그룹을 다시 재건하기 위해 팔았던 회사들을 다시 사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2015년 9월 채권단이 가지고 있던 금호산업의 경영권 지분을 7228억 원에 샀어요. 인수 당시 1200억 원을 투입하고 6000억 원을 빌리는 등 무리해서라도 결단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금호타이어를 판다고 하니,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회장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건 당연한 일이죠. 


우선매수청구권이란?

우선매수청구권은 회사 매각 때 제3자에게 회사가 매각되기 전 같은 조건으로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예컨대 입찰 최고가격이 1조원이었다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같은 가격에 회사를 되살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먼저 살 수 있지만, 그룹 돈 이용하면 안되는 조건!

박 회장에 가진 우선매수권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최소한 더블스타와 같은 조건을 제시해야 합니다. 같은 조건일 때 박 회장이 우선적으로 인수협상을 할 수 있다는게 우선매수권의 성격입니다. 따라서 박 회장도 1조원을 마련해야하는데 전제조건은 아시아나항공·금호산업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를 활용해선 안된다는 것입니다. 계열사 자금이나 자산을 활용하지 못하니까 다른 쪽에서 돈을 끌어와야합니다. 결국 대부분을 타인자본에 의지해 인수해야하는 것입니다. 인수자금 성격이 더블스타와 다를게 없는 상황이고 결국 금호타이어가 부담해야할 몫이 될 수 있습니다.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추진에 흔히들 `금호그룹 재건`이란 표현을 쓰지만 금호타이어 인수로 빌린 막대한 돈이 향후 그룹 전체의 빚이 된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될 것입니다. 

[이데일리, 1월 21일] 금호타이어 없는 금호타이어 인수戰


검정고무신 : 중국 기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고, 박삼구 회장은 중국 기업과 똑같은 조건으로 먼저 되살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박삼구 회장이 돈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때문에 이 돈을 어떻게 구할지가 관건이 되었습니다. 현재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 것도 이 부분이지요. [그룹 돈 사용 X, 개인 돈으로만 O] → 이 조건을 채권단에서 허용할지 말지를 22일까지 정하기로 한 것이죠.


곤란한 채권단.. 어느 쪽이든 소송당하는 상황..

매각이 진행 중인 금호타이어의 운명이 점점 미궁(迷宮)으로 빠져들고 있다.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14일 채권단에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달라"며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19일에는 정치권까지 "해외 매각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채권단은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은 당초 "컨소시엄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나 "채권단 차원에서 검토해보겠다"면서 20일 우리은행 등 7개 다른 채권기관에 컨소시엄 허용 관련 의견을 22일까지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향후 금호타이어 매각 해법은 간단치 않다. 당장 채권단이 컨소시엄 구성을 허가하든 안 하든 소송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컨소시엄을 허용하면 1조원 가까운 돈을 써내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가, 허용하지 않으면 박삼구 회장이 소송을 낼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3월 10일] 진흙탕 들어선 '금호타이어 매각'


검정고무신 : 중국기업은 박삼구 회장 개인이 1조 가까운 돈을 마련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되었고요. 박삼구 회장은 이에 반하여 컨소시엄(개인 아닌 펀드식으로 돈을 모으는..) 허용을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정치권에서 중국 기업에 금호타이어를 팔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채권단이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했죠.

[조선일보, 3월 10일] 진흙탕 들어선 '금호타이어 매각'


정치권의 목소리

문재인 Facebook :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 중입니다. 향토기업인 금호타이어 상황을 바라보는 호남인들의 마음은 착잡합니다. 금호타이어는 광주, 곡성, 평택에 공장이 있고 3,8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일터입니다. 3,800명 노동자의 삶을 지켜야 하고, 가뜩이나 어려운 호남 경제도 지켜야 합니다...(중략) 매각의 우선 원칙은 일자리를 지키는 것입니다...(중략) 국내 공장의 고용유지가 매각의 조건이 돼야 합니다. 채권단은 국익과 지역경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매각을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안희정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측은 금호타이어의 중국기업 매각과 관련 ‘기술유출’ 우려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안 후보측 박수현 대변인은 “벌써 제2의 쌍용차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매각 대상인 더블스타의 기업 규모와 기술 수준이 금호타이어보다 훨씬 떨어지고, 노동자의 고용보장이 단 2년에 그치고 있으며, 매각을 위한 컨소시엄에 들어온 자금이 대부분 국내에서 조달되었다는 점 등에서 주요 기술을 획득한 이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매각한다는 이른바 ‘먹튀’의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서울경제, 3워 19일] "기술유출 우려 있다" 안희정, 금호타이어 매각 반대



3. 필진 코멘트

채권단 입장에서는 단순하게 비싸게 사는 사람에게 팔면 그게 최고입니다. 그러나 쌍용자동차 매각처럼 하나의 기업이 팔려나가고 구조 조정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고통들이 수반되는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경영권을 다시 취득하려는 금호그룹 박삼구 회장과 중국기업과의 싸움,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채권단의 선택까지.. 금호타이어 매각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과정일 것입니다. 정치권도 이 이슈를 단순히 포퓰리즘으로 활용하기보다는 조금 더 신중하게 발언하고, 대응했으면 합니다. 


 by 검정고무신

divermuns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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