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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Feb 05. 2016

정당사상최초 예비내각 출범, 정의당의 실험

[행간읽기] 2016. 2. 4 by 누들

"정당사상최초 예비내각 출범, 정의당의 실험" by 누들


1. 이슈 들어가기

누들 : 총선이 약 두 달 앞으로 다가 왔습니다. 요즘 야권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죠. 제1야당이 분열되면서 더민주당은 새로운 인사 영입에 바쁘고, 안철수 신당인 국민의 당은 1월 10일 정식 발족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정의당이 우리나라 정당 사상 최초로 지난 2일 예비내각(섀도캐비닛)을 출범 시켰습니다. 예비내각은 심상정 대표가 지난해 당대표로 출마하며 내놓은 공약이기도 합니다. 정의당의 실험, 들여다 볼 필요가 있겠죠.  

 

2. 이슈 디테일

예비내각(Shadow Cabinet, 그림자내각)이란?

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를 대비한 예비 내각을 말한다. 양당제가 잘 발달되어 있는 영국에서는 야당이 정권 획득에 대비해 총리 이하 각 각료로 예정된 멤버를 정해 두고 정권을 잡으면 그 멤버가 그대로 내각의 장관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섀도 캐비닛이라 하며 당 운영의 중추가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그림자 내각 [~內閣, shadow cabinet] (행정학사전, 2009. 1. 15., 대영문화사)


누들 : 영국처럼 양당제가 잘 발달되어 있는 나라에서는 정권교체를 대비하여 미리 내각을 구성하고 정책의 계속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야당 대표도 공식행사에 총리와 함께 출석하고, 총 선거 전에 선거 공약에 대한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 되어 있죠. 의회에서는 실제 내각과 예비 내각이 정책을 둘러싸고 논의를 벌입니다. 당연히 예비내각도 연대 책임을 집니다. 정권이 교체되면 예비 내각은 원칙적으로 초기 구성 그대로 각료가 됩니다. 이 제도가 제대로 운영된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의미 없는 정책들이 생기고 없어지는 일이 적겠죠. 또 인사 검증으로 허비하는 시간도 줄어들 겁니다. 예비내각 구성 때부터 국정 운영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게 되어 비교적 안정적으로 새 출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참고] [네이버 지식백과] 섀도캐비닛 [shadow cabinet] (21세기 정치학대사전, 한국사전연구사)


정의당, 예비내각 출범

사진출처 : 정의당 페이스북 페이지


정의당은 2일 대안정당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집권에 대비해 ‘예비내각(섀도우 캐비닛)’을 구성, 발표했다. 예비내각을 선보이는 것은 국내 정당 사상 처음이다. 심상정 상임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예비내각 발표회를 갖고 국방ㆍ언론개혁ㆍ지방자치ㆍ국토환경ㆍ동물복지 등 5개 부처의 예비장관을 발표했다. (...) 정의당은 향후 노동ㆍ복지 등 당이 추구하는 핵심가치와 연관된 부처들의 예비장관들도 발표할 계획이다. 심 대표는 “예비장관들은 당내 싱크탱크들과 함께 구체적인 정책 마련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정책단을 중심으로 각 분야의 기본전략을 수립, 순차적으로 2, 3차 내각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160202] 정의당, 1차 ‘섀도우 캐비닛’ 발표

누들 : 1차 예비내각으로 일단 5개 부처를 먼저 발표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동물복지인데 시각에 따라 좋게 보일 수도 있고 좀 어리둥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차후 발표될 2차 예비내각 구성과 각 부처 별 정책이 나와야 더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겠네요. 심상정 대표의 출범식 인사말을 보면 예비내각 구성과 관련해 더 자세한 의도를 읽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인사말을 요약한 것입니다.


“선거 때마다 밖에서 인재를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당 내부에서 체계적으로 키워내겠다는 정의당의 차별적 인재육성 전략을 반영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야당은 궁극적으로 대안정부여야 한다는 명제에 한 발 더 다가설 예정입니다. (...) 제가 구성하려고 하는 예비내각은 미래내각이고 정책내각이고 현장내각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30~40대를 주축으로 각 분야에서 오랜 활동을 통해 정책적 전문성을 키웠던 분들, 또 그 분야에서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인정을 받는 탁월한 정책역량을 가진 분들로 모셨습니다. (...) 무엇보다 정의당의 예비내각은 대안을 형성하고 실현함으로써 정부 운영이 가능하다는 신뢰를 형성해 나가겠습니다. 여당을 비판하는 것만으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습니다. 결국 여당보다 정부를 더욱 잘 운영할 실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지지기반도 확대되고 더 나아가서 정권 교체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오늘 발표하는 1차 내각은 진보정치의 차별적인 정책지향과 강점을 반영할 수 있는 부처를 먼저 오늘 발표를 합니다. 정의당이 추구하는 주요 가치분야이지만 지금 보수정부 체계에서는 외면된 그런 영역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 이런 과정을 통해서 훌륭한 정치 리더들이 형성되어 나가고, 그렇다면 정당의 가장 고유한 역할인 훌륭한 공직자를 공천하는 그런 시스템을 장착한 제1야당이 형성되어 나갈 수 있으리라 저는 그렇게 기대합니다.”

[상정이의 민심홈/160202] 심상정 상임대표 및 각 예비장관, 정의당 예비내각 출범식 인사말


이번 예비내각엔 어떤 인물들이?

사진출처 : 상정이의 민심홈 / 왼쪽부터 이현정 국토환경부 예비장관, 송치용 동물복지부 예비장관, 심상정 대표, 김종대 국방부 예비장관, 추혜선 언론개혁부 예비장관, 배진교 지방자치부 예비장관.


국방부 예비장관으로는 진보진영 군사 전문가로 지난해 정의당에 합류한 김종대 전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이, 언론개혁부 예비장관에는 추혜선 전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이 임명됐다. 지방자치부는 배진교 전 인천 남동구청장, 국토환경부는 이현경 대한하천학회 이사가 맡았다. 정의당이 이번 발표에서 가장 내세운 동물복지부의 예비장관은 송치용 대한수의사회 경기 부회장이 맡았다. 경제·노동·복지·교육 등 정책분야 예비내각은 이후 추가로 구성할 계획이다.

[한겨레/160202] 정의당 ‘예비내각’ 구성


김종대 국방부 예비장관 : "대한민국은 안보 위기에 처했습니다. 보수정부는 안보라는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시키지 못했고 이를 권력과 조직이 독점하는 가짜 안보로 전락시켰습니다. 정의당은 2025년을 목표로 선진정예화 된 혁신 국방의 미래를 구현해 다음 세대를 위한 초석을 다지겠습니다."


추혜선 언론개혁부 예비장관 : "지금의 언론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기울기가 심해 신설되는 예비내각의 모든 의제들이 국민들께 잘 전달되기 힘듭니다. 언론개혁부의 역할에 따라 예비내각의 성패가 좌우되는 만큼,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배진교 지방자치부 예비장관 : "최근 누리과정 문제나 성남시와 정부의 갈등의 문제 등, 지난 보수정부는 지방 분권을 억제하고 통제해 왔습니다. 지방자치 23년의 정책적 결과물들을 체계적으로 행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가겠습니다."


이현정 국토환경부 예비장관 : "직접 소유하지 않아도 살 집과 장사할 곳에 대한 걱정이 없는 방향으로 토지이용정책을 전환하는 등 지속가능한 탈토건경제의 대중화를 추진하겠습니다. 에너지 전환을 통해 탈핵을 추진하고 공존할 수 있는 삶을 만드는 생태도시로의 재구성, 그런 변화가 가능하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

송치용 동물복지부 예비장관 : "현대인에게 필요한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고 가족 공동체 유지에 도움을 주는 동물과의 동반자적 행복을 위해 정의당이 먼저 나아가겠습니다. 동물복지를 보다 더 발전적이고 현실적인 정책으로 선도해 가겠습니다."

[정의당 Facebook] <한국 정당 사상 최초, 정의당 예비내각 1차 출범식>

누들 : 심상정 대표가 장관들을 임명하면서 임명장이 아닌 정약용의 목민심서(목민관, 즉 수령이 지켜야 할 지침(指針)을 밝히면서 관리들의 폭정을 비판한 저서)를 전달한 것도 새롭습니다.


3. 필진 코멘트

누들 : 예비내각이 양당제를 채택하는 국가에서 잘 발달할 수 있는 것은, 예비내각을 구성하는 야당이 실제로 정권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제1야당이 먼저 이런 시도를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심 대표의 말처럼 비판만 해서는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습니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는 지적도 계속 반복될 거고요. 정당은 정책을 통해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그들의 삶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의당의 2차 예비내각과 그 정책들의 실효성은 추후에 검증하더라도, 정책제일정당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에는 박수 쳐 줄만 하죠. 이번 예비내각 발표가 더민주당-정의당 연대와 4.13 총선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기대하며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


by 누들

breezynodu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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