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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Apr 07. 2017

[누들] 심상정의 사자후, KBS에서도 듣게 될까?

2017. 4. 7 by 누들




심상정의 사자후, KBS에서도 듣게 될까?
by 누들

1. 이슈 들어가기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원내 정당들은 모두 후보를 결정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입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앞서 공영방송인 KBS는 4월 19일 대선후보 초청토론회를 예고했습니다. 그런데 이 토론회에 가장 먼저 대선후보로 이름을 올린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배제되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원내 정당으로는 유일하게 토론에 못 나가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 건데요. 심 후보는 KBS의 이 같은 조처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2. 이슈 디테일

KBS 대선 토론회, 심상정은 배제

KBS는 오는 19일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 120분 동안 'KBS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잠정)를 방송한다. 이날 토론회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4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선 5자 구도'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만 빠지는 셈이다. KBS 측은 심 후보가 자체 '선거방송준칙'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초청 배제 이유를 설명했다.

[아시아경제/170406] 심상정, KBS 주최 토론회 배제 논란 계속…서명운동까지


KBS의 기준과 선관위 기준은 어떻게 다르길래?

KBS는 자체적으로 만든 '선거방송준칙'을 제시하며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원내 10석 이상 △최근 30일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평균 10% 이상의 지지율 △직전 전국 단위 선거에서 10% 이상의 득표율 등 세 가지 기준 중 어떤 하나를 충족하지 못해 토론 일정에서 배제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KBS의 자체 기준이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주관하는 방송토론 규정인 △원내 5석 △평균 5% 이상의 지지율 △직전 선거 3% 이상의 득표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MBC와 SBS, 다른 지상파 방송사가 선관위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는 점을 미뤄볼 때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특히 KBS의 자체 선거방송준칙이 10년 전인 2007년 만들어진 것이어서 '다당체제'라는 현재의 정치 구조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며 "이 규정으로 정의당을 배제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이투데이/170404] 정의당, 19일 KBS 대선토론회서 배제…"비상식적, 법적 대응할 것"


누들 : 심 후보 배제에 대해 정의당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KBS는 즉각 이를 해명하고 나섰습니다.



KBS의 해명

KBS 측은 "선관위의 기준에 따라 법정토론회를 개최함으로써 (토론의) 기회는 보장했다고 본다. 이번은 '언론사 토론회'다. 토론회 초청 범위는 언론사 자율 판단의 영역"이라며 "(후보를 줄임으로써) 밀도 있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7년 개정된 현재의 '선거방송준칙'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배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며 "대선까지 기간이 촉박한 가운데,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해서 존재하는 기준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선거방송준칙 개정 당시 참여했던 한 기자 역시 "방송을 제작하는 각종 직군의 합의로 만들어진 사항"이라며 "시청자 입장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밀도 있는 토론을 더 원할 수 있고, 이를 보장하는 것도 알권리 해소의 한 부분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노컷뉴스/170405] 심상정 토론 배제? KBS 해명 들어보니


누들 : KBS는 언론사 자율 판단이라고 선을 그으며 차별성을 강조했지만, 국민의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으로써 소수 정당을 배제한 채 토론회를 여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는 시선이 많습니다. 게다가 선거방송준칙은 이미 바로 전 대선에서 어긴 적도 있고요.


어딘가 깔끔하지 않은 해명, 기분 탓일까?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는 준칙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KBS 스스로 준칙을 지키지 않은 경우도 있다”면서 “지난 2012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KBS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사실상 불참의 뜻을 보이자 사측이 문재인, 안철수 두 사람만으로 토론회를 열 수 없다며 모든 토론회를 취소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KBS본부에 따르면, KBS 선거방송준칙은 후보자가 3명일 경우 이 가운데 3분의 2가 참석을 약속한다면 토론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당시엔 선거방송준칙을 따르지 않은 채 다른 결정을 내려놓고 이번에는 준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며 “대선까지 아직 한 달여가 남았고 법정 토론회도 시작되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 후보자 토론회 초청 기준을 개정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덧붙였다.

[170405/미디어오늘] 심상정 KBS 토론회 제외, “박근혜 불참 땐 준칙 어겼으면서”


◇ 정관용> 한 가지 마지막으로 드릴 질문이 선관위가 갖고 있는 이 대선 후보들 초청해서 TV토론회 할 때의 기준하고 KBS가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기준이 좀 다르다는 이유로 지금 19일로 예정된 KBS가 주최하는 대선 후보 토론이 있는 모양인데 거기에 지금 심상정 후보를 빼겠다고 했다면서요? 

◆ 심상정> 그게 지금 우리나라 공영방송의 실상이죠. 다른 방송도 아니고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 아닙니까? 여기서 중앙선관위의 기준보다도 더 엄격하게 해서 당이 작다고 부자정당 아니라고 후보를 배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보고요. 지금 이번 대선의 중심 가치가 공정입니다. 정의잖아요. 권력을 맡길 대통령 선출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면 정의로운 사회로 갈 수 없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KBS의 그런 기준에 대해서 절대 수용할 수 없다. 그리고 국민들이 바로잡아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CBS라디오/170404] 심상정, "문재인 vs 안철수 구도론 개혁성공 못해"



3. 필진 코멘트

KBS는 4개 정당이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다면 심 후보를 토론회에 초청하겠다고 의사를 밝혔습니다. 현재 다음 아고라에는 심 후보 토론 배제를 반대하는 청원에 1만 8천 명 이상이 서명했고요(6일 기준).


사실 심상정 후보는 지난번 뉴스룸에서 ‘당선과 거리가 있어보이는데'라는 손 앵커의 질문에 군소정당으로 겪는 섭섭함을 내비치기도 했었죠. 그러면서 동시에 민주사회 선거는 당선자 확정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선거를 통해 유권자의 요구가 제시되고, 이에 따라 그다음 정부에서 논의되는 정책 역시 힘을 얻게 되느냐 마느냐가 결정됩니다.


누가 대통령이 될지 아직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이 얼마나 공정하고 정의롭게 진행되느냐겠죠. 추운 겨울날 찬 바닥에 앉아 촛불을 들고 우리가 염원했던 것도 바로 그런 것일 테니까요.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겠습니다.



by 누들

breezynodu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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