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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Apr 14. 2017

[니바인] 조현병, 범죄의 씨앗인가

2017. 4. 14 by 니바인




조현병, 범죄의 씨앗인가
by 니바인

1. 이슈 들어가기 

작년 5월, 한 30대 남성이 공용 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일명 ‘강남 묻지마 살인사건’은 여성들을 화장실 공포에 몰아넣었고, 동시에 범인이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던 것으로 알려져 해당 질환에 대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지난달 29일, 이번에는 17세 여고생이 8세 아동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이 여고생 또한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다시금 조현병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렇듯 조현병 환자들의 강력 범죄가 계속해서 잇따르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조현병은 어떤 질환이며 범죄와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질환에 대한 편견과 치료 대책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 이슈 디테일

조현병이란?

조현병은 사고의 장애라고 할 수 있다. 사고의 흐름에 많은 문제가 생기는데, 잘 나가다가 열차가 탈선하듯이 엉뚱한 이야기로 흘러가기도 하고 (사고 이탈), 여러 가지 내용의 말들이 뒤죽박죽 섞이기도 한다 (사고 융합). 이밖에도 잘 나가다가 말이나 생각이 뚝 끊겼다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곤 하는 사고의 두절이 나타나기도 한다. 환청은 조현병 환자에서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로써 주변에 아무도 없고 또한 주위 사람들이 자기에게 말을 한 일이 없는데도 귀에서 (혹은 머리 속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을 말한다. 특히 말소리가 환자의 행동을 일일이 간섭하거나 욕을 하기도 하고, 행동에 대해 지시하는 경우와 두 사람 이상의 말소리가 환자에 관한 내용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경우가 많다 (지시형 환청). 또한 환시, 드물지만 환미, 환촉, 환취, 내장과 관련된 신체환각 등이 있을 수 있다. 망상은 일반적인 사회의 통념과 상식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여질 수 없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이성적인 설득으로는 도저히 고쳐지지 않는 ‘병적인 믿음’을 말한다.

[170403/이데일리] 혹시 나도 조현병 ... 환자마다 증상 그때 그때 달라


니바인 : 조현병은 흔히 세간에서 “미쳤다”라고 표현하는 정신 질환입니다. 환청, 환각, 망상, 기행을 포함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발병 원인은 도파민 등을 비롯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유전, 환경과 사회문화적 요인 등 다양하게 지적되고 있으나, 아직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조현병 증상은 어떻게 범죄로 이어지는가?

조현병은 망상·환청 같은 증상을 겪는 정신질환이다. 전두엽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는데,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면 이성적인 판단을 하거나 충동을 조절하는 게 어려워진다. 이렇다 보니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가 지속된다. 불특정 다수에 대한 분노감이 쌓일 수 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는 "망상 속에서 자신을 해치려 하는 사람들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분노감을 조절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타인을 공격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조현병 환자가 왜 범죄를 저지르는 지에 대한 연구도 있다. 이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가 범죄를 저지른 이유를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병의 증상(망상·환청 등) 때문에 범죄를 일으킨 경우다. 수감된 조현병 환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데, '저 사람을 해치지 않으면 네가 다친다' 같은 환청을 듣거나, '저 사람이 나를 해치려 한다'는 피해망상 때문에 살인 등을 저질렀다고 한다. 두 번째는 조현병과는 별개로 반사회적 성격장애(사이코패스·소시오패스 등)를 같이 가져 범죄를 일으킨 경우다. 이 경우에는 일면식이 없는 사람에게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많다. 나머지는 보호자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살인을 저지르는 경우다. 환자를 관리해주는 가족을 '구속하는 사람'이나 '방해물'로 여기고 이를 참지 못 해 범죄를 저지른다.

[170412/헬스조선] 조현병, 약 안 먹으면 환청·망상 시달려… 분노·폭력성 짙어진다


니바인 : 조현병 환자가 범죄를 저지르는 가장 큰 목적은 결국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남이 자신을 해할지도 모른다는 망상과 이미 위협을 받고 있다는 피해 의식에 빠져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조현병 등 정신이상 범죄자 수는 증가하고 있어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정신이상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수는 5026명으로 나타났다. 정신박약 및 기타 정신장애를 모두 포함한 이 수치는 지난 2012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2년 3400명에서 2013년 3979명, 2014년 4281명, 2015년 4642명, 2016년 5026명으로 계속 증가했다. 큰 폭으로 증가한 부문은 절도, 폭력, 방화 등이다. 절도의 경우 2012년 1250명이던 정신이상 범죄자의 수는 2016년 2145명으로 71.6% 늘었다. 폭력도 2012년 1649명에서 2016년 2627명으로 59.3%, 방화 역시 2012년 86건에서 2016년 134건으로 55.8%나 증가했다. 살인과 강도도 늘었다. 살인은 2012년 65명에서 지난해 73명으로, 강도 범죄자는 2012년 45명, 2013년 32명, 2014년 42명, 2015년 36명으로 소폭 감소하다 지난해 47명으로 다시 5년전 수준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잠정 집계에선 제외됐지만 강간ㆍ강제추행 등 정신이상 상태 성범죄자의 수 역시 2012년 305명, 2013년 407명, 2014년 423명, 2015년 450명으로 매년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170404/헤럴드경제] [오늘은 정신건강의 날①] “처벌강화 됐지만…” 정신이상 범죄자 5년새 62% 증가


니바인 : 조현병을 포함한 정신이상 범죄자의 수는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최근에는 정신 이상 범죄자들에게도 중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어제 13일 ‘강남 묻지마 살인사건’을 일으켰던 범인에게 징역 30년 형이 확정되었습니다. 재판부는 범인에게 정신질환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나, 범행 당시에 의사 결정 능력을 상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조현병에 대한 편견은 조심해야

조현병은 과도한 스트레스가 발병 원인으로 작용하는 등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지만 최근 초등학생 살해 범죄의 배경 등으로 알려지면서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조현병 환자들은 치료를 제대로 받으면 일반인과 크게 다를 게 없는 만큼, 사회적 편견이 되레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카톨릭대학 이용표 사회복지학 교수는 "조현병 환자의 약물치료는 당뇨병 환자가 매일 약을 먹고 식단 관리를 하는 것과 같다"면서 적절한 식단, 즉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환경을 문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현병 환자들의 범행이 미디어를 통해 잇따라 노출되면서 이들을 '잠재적 살인자'로 보는 시각까지 생겼지만 객관적 통계와는 거리가 먼 얘기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에 따르면 전체 범죄 중 정신질환자 범죄는 0.3~0.4%로 매년 비슷한 수준이다.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병원에 입원할 확률이 복용하지 않을 때보다 1/4로 떨어지는 등 치료의 효과도 크다.

[170407/노컷뉴스]"미친 사람 취급하는 환경, 제대로 치료 받기가 힘들다"


조현병을 앓는 사람이 정상인보다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큰 ‘위험한 집단’이라는 관점은 편견이라는 지적도 있다. 2011년 대검찰청 범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의 범죄율(0.08%)은 정신질환에 걸리지 않은 사람의 범죄율(1.2%)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이에 더해 2014년의 대검 보고서 통계를 보면 2013년 한해 범죄자 128만여명 중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 비율은 0.4%로, 정신질환이 없는 경우 비율 42.8%보다 압도적으로 적었다.

[170413/서울경제] 조현병, 각종 강력 범죄의 원인?...전문가 "편견과 오해"


니바인 : 그러나 모든 조현병 환자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위험한 정신병자’라는 사회적 시선이 환자들로 하여금 치료를 꺼리게 만들고, 더욱더 움츠리게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조현병 환자라도 꾸준히 적절하게 치료를 받는다면 정상인과 다름없이 생활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조기에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급선무

조현병은 75% 이상이 20대인 젊은 층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조현병이 만성화되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며 조기 치료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실태조사의 연구책임자인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조현병은 뇌 회로의 성숙화 과정에서 생기는 질환이다. 대뇌가 10대 후반까지 발달하는데 발달 과정 중에 장애가 생겼을 때 조현병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주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서 많이 발병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조현병 관련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홍 교수는 “원래도 조현병 사고는 매년마다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있지만, 혼자 살고 있는 환자가 많아진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요 발병층인 20대 환자들이 가족이랑 못살겠다고 하면서 집에서 나와 혼자 살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전보다 환자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조현병의 조기 치료를 위해 정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홍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조현병 환자 중 약물 치료를 하다가도 증상이 좋아지면 안 드시려고 하시는데, 치료를 중단하면 증상이 다시 반복적으로 재발될 수 있다. 

[170413/쿠키뉴스] ‘조현병’ 20대서 주로 발생…조기 치료 위한 문턱 낮춰줘야


니바인 : 조현병이 비교적 이른 연령대에 많이 발병한다는 보도입니다. 결국 조기에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꾸준한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나, 가족들의 적극적인 도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질환의 악화나 범죄 가능성을 막기 위한 정부의 관리 대책도 시급해 보입니다.  



3. 필진 코멘트

차마 전해 듣기 조차 힘든 끔찍한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범죄에 대한 처벌은 엄중히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모든 조현병 환자들에게 잠재적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고, 위험한 정신병자라는 시선만을 보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편견들이 그들을 사회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하고, 그들 스스로 질병을 감춰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정신 질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우리는 서로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환자들 또한 스스로 원해서 그런 병을 얻게 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by 니바인

anpur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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