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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Apr 21. 2017

[우디] 심상정 후보 TV토론 평가, 잘했다vs못했다

2017. 4. 21 by 우디




심상정 후보 TV토론 평가… 잘했다 vs 못했다
by 우디

1. 이슈 들어가기 

4.19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선 후보 ‘스탠딩 토론’이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진보의 약진을 바라는 유권자로서 심상정 후보를 주목했는데요. 토론이 끝난 후 심상정 후보에 대한 평가가 명확하게 갈렸습니다. 대북 송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이다’ 역할을 제대로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문재인 후보를 ‘사기꾼’이라 지칭하며 비난한 부분에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뒤따랐습니다. 과연 언론들은 2차 TV토론에서 심상정 후보의 활약을 어떻게 바라봤을까요?



2. 이슈 디테일

심상정 잘했다

우디: 먼저 심상정 후보가 1차 토론에 이어 2차 토론까지 잘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기사입니다.


국민일보 정치부는 취재진이자 시청자 입장에서 2시간 동안 벌어진 난상토론을 평가했다. 승패를 떠나 득실을 가늠했고, 의견을 취합한 결과 최대 수혜자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 가장 손해를 본 것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일 것이란 판단을 내렸다. 수혜 그룹에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손해 그룹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포함됐다. 

◇심상정  

▶기억 나는 발언: “대북송금이 몇년 지난 애기냐. 그걸 아직도 우려먹나.” 

▶문재인 후보에 대한 ‘공약 후퇴’ 지적 등 논리를 갖춘 발언이 인상적. 

가장 낮은 지지율을 갖고 있지만 지지율로는 설명할 수 없는 존재감을 보였다.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후보 사이에 '대북송금' 공방이 벌어지자 그는 "대북송금이 몇 년 지난 얘기인가. 선거 때마다 우려먹나. 미래를 얘기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설거지는 하늘이 정한 여자의 일"이라고 말했던 홍준표 후보에게는 사과까지 받아냈다. 홍 후보가 난처한 표정으로 웃음을 보이자 심 후보는 “여자를 종으로 만드는 것이 스트롱맨인가”라고 했다.  

심 후보는 지지율 상위권 후보들을 잇따라 도마에 올렸다. 문재인 후보에겐 국가보안법 입장을 요구했고, 안철수 후보에겐 사드 배치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170420/국민일보] 스탠딩토론 손익계산서…심상정·유승민 > 안철수·문재인, 홍준표는?

 

우디: 저 역시 스탠딩이라는 생소한 형식과 방어 시간과 공격시간의 구분이 없었던 토론이 네거티브 양상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심상정 후보의 “대북송금 ..아직도 우려먹나” 발언은 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심상정 후보가 사이다 발언을 할 때 특히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머쓱해했던 장면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심상정 아쉬웠다

우디: 심상정 후보가 진보로서 선명성을 드러내며 잘했다는 평가와 달리 상반된 의견을 내놓은 기사들도 있었습니다. 


정의당이 19일 열린 '대선후보 TV토론'으로 인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후보가 이날 '2017, 대선후보 KBS 초청토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은 것에 대한 비판 반응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심상정 후보는 이날 TV토론에서 문재인 후보를 향해 "문 후보는 복지공약이 많은데, 증세 계획은 안 나와 있다"며 "결국 증세 없는 복지라는 박근혜 정부를 따라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주말 사이 문 후보의 복지공약이 대폭 후퇴했다"며 "복지공약뿐 아니라 공약 전반이 후퇴했는데 문 후보가 결정했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20일 정의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는 심 후보의 토론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며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당원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정의당 홈페이지는 현재 접속자가 폭주하며 접속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 당원은 당원게시판에 "(심 후보가) 아군이 될 여지가 있는 쪽에 총질하는 우를 범했다"며 "얼마 못 내는 당비지만 이젠 저도 끝내겠다"고 탈당 의사를 밝혔다. 또 다른 당원은 "정의당 기조에 크게 실망했다"며 "도저히 못 참겠다. 탈당하겠다"고 글을 남겼다.

[170420/포커스뉴스] 정의당 '대선토론' 홍역…심상정, 文 저격에 일부 당원 '탈당 의사' 표명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의 TV 토론 방향이 잘못된 것이었을까? 정의당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의 항의 전화로 몸살을 앓는가 하면 홈페이지는 접속 지연 상태다. 뿐만 아니라 일부 정의당 당원들의 탈당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

심상정 후보는 전날 문재인 후보를 향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문제에 대한 입장이나 국가보안법 폐기 등의 쟁점 등에서 확실한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며 공세를 폈다. 복지공약에 대해서는 문재인 후보가 후퇴했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20일까지 정의당 당원들 사이에서는 찬반 논란이 일었다. 일부 당원들은 심상정 후보가 보수진영과 함께 문재인 후보를 '협공'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당원게시판에 탈당 의사까지 밝히고 나서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170420/헤럴드경제 ]정의당 홈페이지 접속 지연…심상정 후보 안팎 격공 어쩌나?


우디: 심상정 후보에게 실망한 유권층은 대부분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 좌파 쪽이었습니다. 이들이 심상정 후보가 잘못했다고 주장하는 논리는 이렇습니다. 

1. 심상정 후보가 보수 후보들에게 대북송금 사건을 우려먹는다고 비판했다. 대북 송금 문제는 케케묵은 비판이기 때문이다.

2. 하지만 심상정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공격할 때 노무현, 김대중 당시 노동 개혁 부분을 끌고 들어왔다. 이 역시 낡은 레토릭이다.

3. 심상정 후보는 대북송금을 비판할 때 자신이 그만하라는 논리를 문재인 후보를 비판할 때 똑같이 적용했다. 

또한,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은 같은 편인 줄 알았던 심상정 후보가 보수 편에서 문재인 후보를 공격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합니다. 이로 인해 어제부터 정의당 게시판은 폭주했고 정의당 탈당 러쉬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진보가 명심해야 할 것

우디: 저는 개인적으로 심상정 후보도 정의당 대통령 후보로서 얼마든지 문재인 후보를 비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비판을 위한 비난’에만 그쳤다는 부분입니다. 문재인 후보를 비난하는데만 치중했지 현재 원내에 진출한 유일한 ‘한국 진보 정당 다운 콘텐츠’가 없었습니다. 아래는 조금 시기는 지났지만, 한국에서 진보가 살아남기 위해 가야 할 길을 잘 짚어준 기사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총선공약을 보면, 각론에서는 차이가 있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정의당의 공약은 더민주와 국민의당과 대동소이하다. 예를 들어, 공적복지확대는 증세가 필수적인데 정의당의 증세공약은 사회복지세 신설을 중심으로 법인세, 소득세, 부동산세를 올려 37조5,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사회가 진보정당에 요구하는 것은 진보가 진보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정의당의 과제는 진영논리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해방 이후 처음으로 한국사회에서 진보적 혁신을 바라는 사람들의 대오를 굳건히 구축하는 것이다.

…...정의당이 한국사회에서 진보세력을 대표하고, 대중의 지지를 통해 집권세력이 되고자 한다면 중도프레임을 버리고 두려움 없이 담대하게 혁신적인 분배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지금 정의당이 잃을 것이 있다면 존재감 없는 제4당이라는 초라한 군소정당의 지위와 4%의 지지율뿐이다.

[160804/한국일보][아침을 열며] 정의당이 사라졌다?


이제 진보 정치는 윤리적 정당성을 호소하는 것을 넘어 그것이 한 사회의 한정된 자원의 분배문제에서 실질적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복지 국가로의 전망,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이행은 진보 정치가 가장 앞서서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과제다. 그리고 현재 우리 앞에 벌어지고 있는 극단의 불평등과 세대 간 갈등, 정치·경제적 양극화는 진보 정치가 현실을 비난하는 지표와 근거가 아니라 책임지고 개혁해야 하는 과제다. 진보 정치는 이제 비난하는 것을 넘어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책임 있는 정치적 주체임을 더 깊이 자각할 필요가 있다. 내가 이전 세대의 손을 잡고 다음 세대와 함께 만들어내고 싶은 진보 정치란 그런 것이다. 

[150715/프레시안] 용기 있는 타협이 세상을 바꿉니다



3. 필진 코멘트

우리나라 진보 세력을 두고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한국 진보세력은 ‘저항의 정치학’에는 익숙한 반면 ‘통치의 정치학’은 의식적으로 회피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심상정 후보는 결코 중도 사퇴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말은 이번 대선 국면엔 정의당이 ‘진보다운 진보’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2차 토론을 보면서, 여전히 ‘저항의 정치학’에 빠져 세련된 진보만의 콘텐츠가 보이지 않는 부분은 두고두고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앞으로 5번의 TV토론이 남아있습니다. 하차를 하지 않는 이상 심상정 후보는 계속 나올 것입니다. 3차, 4차 그 이후 토론회에서는 전보 정당도 ‘통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주장과 정책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비판을 통한 선명성 드러내기’야 말로 ‘대북 송금 사건 우려먹기’같이 진보가 이제 그만 버리고 벗어나야 하는 낡은 레토릭이라고 생각합니다.



by 우디

j.woojun5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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