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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Sep 25. 2017

[검고] 네이버 대기업 & 총수 지정 이슈

2017. 9. 25 by 검정고무신



“네이버 대기업 & 총수 지정 이슈”
by 검정고무신

1. 이슈 들어가기

지난 3일 네이버는 정부에서 지정하는 ‘대기업 집단’에 처음으로 지정됐습니다. 향후 기존보다 기업의 공시의무가 더 강해지고, 단속이 강화되며, 규제를 더 받게 되었습니다. 네이버는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창립자인 이해진 전 네이버 이장의 총수 지정을 막기 위해 먼저 발 벗고 나섰지만 공정위를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이 사안을 둘러싼 의견차도 많았습니다. 



2. 이슈 디테일

공정위, 네이버 대기업 지정 & 총수지정

포털사업자 네이버가 계열사들의 총 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으면서 당국에 의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처음 지정됐다. ‘대기업집단’ 지위를 갖게 된 것이다. 기업집단의 총수(동일인)는 창업자인 이해진 전 이사회 의장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총수(이해진 전 의장)의 영향력이 미치는 71개 계열사들이 총수 일가에 대해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사익편취 행위가 금지된다.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계열사 현황 등을 공시해야 하는 의무도 생겼다. 

[9월 3일, 동아일보] 네이버, 71개사 거느린 대기업집단 되다…총수는 이해진


검정고무신 : 네이버는 71개 계열사가 있습니다. 네이버가 대기업이란 건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은 생각일 겁니다. 네이버는 대기업으로 선정되는 것, 그리고 또 이해진 전 의장은 대기업 총수로 지정되는 것을 왜 싫어하는 걸까요?


대기업이 되기 싫은 네이버, 총수가 되기 싫은 이해진 전 의장

동일인 지정의 경우 네이버가 바랐던 시나리오는 동일인이 없는, 일명 ‘총수 없는 대기업’이었다. 네이버는 이미 지난해부터 올해 대기업집단에 편입될 것을 예상하고 부지런히 ‘총수 없는 대기업’이 되기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했다. 작년 말 이 전 의장이 오랜 기간 재임했던 의장직을 내려놓고 “유럽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전 의장은 올해 자신의 네이버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회사에 대한 지배력 유지나 자녀 세대로의 경영세습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네이버의 임원들이 지난해부터 네이버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각한 것도 이 전 의장의 회사 지배력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시도로 풀이하고 있다. 특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그 특정인이 임명한 임원의 회사 보유 지분도 지배 지분으로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작업으로 이 전 의장의 네이버 지분은 4.31%까지 줄었다. 주주 구성 현황만 놓고 보면 10.7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나 5%대 지분을 보유한 해외 펀드들보다도 지분이 적다. 여기에 이 전 의장이 네이버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 지분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점, 네이버의 경우 계열사 대부분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등 지배구조가 단순하고 투명한 점을 들어 민간기업으로는 국내 최초로 ‘총수 없는 대기업’이 된다는 게 네이버의 목표였다. 이 전 의장은 임원들과 함께 직접 김 위원장을 찾아가 네이버의 이 같은 취지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한때 ‘은둔의 경영자’로 불렸던 이 전 의장 성향을 감안하면 ‘총수 없는 대기업’ 지정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보여주는 부분이다.

[9월 26일, 주간경향] ‘네이버 총수’ 이해진, 국감에 가나


불편한 대기업과 총수

인터넷 포털 1위 업체 네이버가 ‘준(準)대기업집단’으로 지정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됐다. 계열사 간 내부 거래를 비롯한 경영 활동 전반을 공시(公示)해야 하는 의무도 생겼다. 이해진 창업자는 네이버의 ‘총수’로 지정돼 그의 친·인척 소유 회사의 매출 확대에 다른 계열사들이 동원되는지를 공정위가 밀착 감시할 예정이다.

총수로 지정되면 6촌 이내 친척이 운영하는 회사들도 모두 경영 상황을 공시해야 한다는 것도 논란거리다. 이날 네이버는 이 창업자의 6촌이 운영하는 영풍항공여행사와 4촌이 설립한 화음(음식점) 등 2개 기업을 공시했다. 게다가 휴맥스 변대규 회장이 네이버 이사회 의장으로 있는 탓에 휴맥스홀딩스와 그 계열사 13곳도 네이버 계열사에 포함됐다. 재계 관계자는 “평소에 거래 관계가 전혀 없는 6촌까지 경영 공시를 하라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면서 “총수들이 오히려 미안해서라도 친·인척을 챙겨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변대규 회장이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맡아 사업상 큰 이익을 보는 것도 아닌데 규제만 받게 됐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9월 3일] "이해진은 네이버 총수"…준대기업집단 26곳 지정


검정고무신 : 대기업으로 지정되거나 총수로 지정되면 정부는 기업 입장에서 ‘불편한’ 조치들을 시행합니다.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나, 내부 거래를 통한 불법 탈법 증여 같은 것들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죠. 네이버가 이런 조치들에 대해 당당하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있을까요? 실질적으로 대기업에 속한 네이버는 이런 조치들로 불편을 조금 감수하면 안 되는 건가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해진과 잡스 비교 논란

김 위원장은 “잡스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만나는 사람을 모두 화나게 하는 독재자 스타일의 최악의 최고경영자(CEO)였다. 하지만 잡스는 미래를 봤고 그 때문에 모든 사람이 잡스를 미워했지만 존경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 정도의 기업이 됐으면 미래를 보는 비전이 필요하다”면서 “지금까지 이 전 의장은 잡스처럼 우리사회에 그런 걸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 전 의장과 짧은 대화를 했지만 그런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다”면서 “지금처럼 가다간 수많은 민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9월 7일] 김상조 “이해진에 잡스 얘기 해주고 싶었다”


검정고무신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발언으로 벤처기업 CEO 출신인 안철수와 다음 창립자인 이재웅 씨가 발끈했습니다. 


안철수, 3류가 1류 깔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비판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대해 “정치가 기업과 기업가를 머슴으로 보는 오만의 민낯이 드러났다. 3류가 1류를 깔보는 셈이다”고 11일 강하게 비판했다.

안 대표는 “20년 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우리나라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한 적이 있다”며 “지금 수준이 한 단계씩 높아졌다고 해도, 3류가 1류를 깔본 셈”이라고 김 위원장을 ‘3류’에 빗댔다. 그는 “이제는 정부가 뒤에서 밀어줘야 한다. (정부는)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만들어주고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정부와 기업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안 대표는 “(김 위원장이) 이해진 지아이오는 평가절하하고 문 대통령은 스티브 잡스 같다고 아부했다. 정치가 기업과 기업가를 머슴으로 보는 오만의 민낯이 드러났다. 이 정부 전체에 퍼진 생각인 것 같아 심히 걱정된다. 박근혜 정부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라며 “이제는 더 이상 정부가 기업을 앞에서 끌고 가는 시대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구시대적인 시각부터 뜯어고치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겨례, 9월 11일] 안철수 “정치가 기업가를 머슴으로 보는 오만…3류가 1류 깔봐”


검정고무신 : 공정거래 위원장이 어느 기업가를 평가하고 비교하는 것이 그렇게 큰 잘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발끈했습니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의 쓴소리

포털사이트 ‘다음’의 이재웅(49) 창업자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9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다. 이 창업자는 “할 말이 많지만 딱 한마디만 하겠다”“동료 기업가로서 화가 난다”고도 표현했다.

‘김상조 위원장이 지금까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고, 앞으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 것도 없이 맨몸으로 정부 도움 하나도 없이 한국과 일본 최고의 인터넷 기업을 일으킨 기업가를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중앙일보, 9월 10일] 이재웅 다음 창업자 "김상조 위원장 오만하다"... 네이버 둘러싼 이 VS 김 설전 2라운드


검정고무신 : 대단한 일을 했는지의 여부로 누군가를 평가할 때 ‘오만하다’라고 평가받는 거라면 도대체 누가 오만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맨몸으로 정부 도움 하나 없이 최고의 기업을 만든 총수를 비판하는 사람은 다 오만한가 봅니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굉장한 특권의식을 갖고 있나 봅니다.



3. 필진 코멘트

박상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동일인으로 지정하고 규제하는 목적은 총수가 사적 이익을 위해 경영 전횡을 일삼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동일인으로 지정되면서 여러 개인적인 불편함이 발생할 순 있지만 규제나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경영활동을 했다면 아무 문제 될 것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네이버는 대기업입니다. 이미 규모가 크고, 네이버가 벤처기업들을 포함해 인터넷 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졌죠.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대기업이 되었고, 영향력이 커지면 그만한 대우를 받는 게 당연합니다. 이해진 전 의장도 네이버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총수로 지정되는 게 마땅합니다. 박상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의 말처럼 규제나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경영활동을 한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by 검정고무신

divermuns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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