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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Mar 07. 2016

루이비통과 명품 시장

[행간읽기] 2016. 3. 7. by 베이징팬다


"샤넬,에르메스,루이뷔통이 프라다와 넘사벽인 이유" by 베이징팬다


오늘은 명품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최근 명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물건이 아니라 회사와 그 회사의 철학, 역사) 왜 샤넬, 에르메르, 루이뷔통은 프라다, 펜디, 페라가모 등 다른 명품 브랜드들과 급이 달라지는 것인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연간 180조원의 거대 산업이 있다. 금융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모든 산업이 뒷걸음질쳤던 2010~2012년에도 연평균 14.3%대의 나홀로 고성장을 지속해온 산업이다. 전망도 밝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 산업에 향후 10년간 6억명의 새로운 고객들이 유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도 세계 경제규모 톱10인 한국은 단 1%도 점유하지 못하고 있는 산업이기도 하다.


바로 명품(Luxury) 산업이다.

[헤럴드경제 수퍼리치/2014년 8월 28일자] 180조 명품산업의 절대강자들


‘명품' 하면 각종 명품 브랜드에 박힌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고개부터 가로젓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들 중 한명이었어요. 하지만 냉정하게 산업적 가치로만 따진다면, 어쨌든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말미암은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명품 브랜드나 관련 산업이 가진 가치까지 외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명품 기업을 조금만 공부해 보면, 충분히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기에 오늘 간략하게 명품 브랜드들을 거느린 기업 중 한 회사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아래 두 그래프를 보시면 유난히 눈에 띄는 한 브랜드가 있습니다. 그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그룹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


LVMH, 일명 루이 뷔통 그룹 

LVMH는 루이 뷔통 모에 헤네시(Moët Hennessy)의 앞 글자를 딴 이름입니다. LVMH가 루이뷔통, 셀린느, 펜디, 지방시 등의 명품 브랜드를 다수 거느리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그런 가죽이나 패션 브랜드 뿐만 아니라 보석(불가리, 쇼메), 시계(태그 호이어), 향수 및 화장품(크리스찬 디올, 겔랑, 베네피트) 뿐만 아니라 주류(모에 샹동, 샤토 디켐, 헤네시) 등을 모두 가지고 있는 그룹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주류 ‘헤네시' / 역시 한번 쯤 봤을 법한 와인 ‘모에 샹동'


현재 LVMH의 회장인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는 주류 브랜드인 '헤네시(Henessy)'로 처음 사업을 시작해, 1984년 파산위기였던 크리스찬 디오르의 모기업인 Boussac을 인수하고 87년에는 루이뷔통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LVMH 그룹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미국 플로리다로 유학을 떠나, 미국에서 번 돈으로 파산 직전의 헤네시 코냑을 인수했습니다. 이후 브라질, 호주,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포도밭을 사들이면서 명품 와인 만들이게 몰두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의 모에 샹동, 동 페리뇽, KRUG, 헤네시 등 주류 및 와인 브랜드가 LVMH 그룹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도 합니다. 


1987년 루이뷔통을 인수, 이듬해 지방시, 93년 겐조, 95년 프레드, 96년 로에베와 셀린느, 97년 마크 제이콥스와 세포라, 99년 태그 호이어, 제니스, 쇼메, 2000년대에는 화장품 브랜드인 프레쉬를, 2001년에는 도나 카란을 인수해가며 회사의 규모를 키워 나갔습니다. 2010년에는 에르메스 그룹을 통째로 인수하려다가, 에르메스 창업주의 후손들이 경영권 방어에 나서서 실패했는데요. 이후 에르메스가 전세계적으로 더욱 유명해진 것을 상기하면 그의 선견지명이 들어맞은 것일까요?


아르노 회장은 사실 수 년 전부터 에르메스에 합병 의사를 밝혔지만 계속 실패했고, LVMH는 에르메스의 지분을 계속 늘려가고 있었습니다. 반면 에르메스는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해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어를 했지요. 한편 2011년 아르노 회장은 127년의 역사를 가진 이탈리아 보석브랜드인 불가리의 지분 51%를 사들이며 경영권을 확보했습니다.


LVMH그룹의 매출액/순이익/자본총계 증가 추이. 2006년부터 2012년까지 6년간 매출액과 자본총계는 약 2배, 순이익도 1.5배 이상 성장했네요.

중국과 중동, 남미 등 신흥 국가들의 성장과 함께 세계 명품 산업의 급성장은 계속 이어지는 추세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딜로이트의 ‘세계 명품 글로벌 파워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상위 75개 명품 기업의 2012년 회계연도(2012년 7월~2013년 6월) 총 매출은 무려 1718억달러에 달했다. 이들 75개 기업의 87%는 프랑스ㆍ이탈리아ㆍ스페인ㆍ스위스ㆍ영국ㆍ미국 6개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이들이 2012년 세계 명품 매출의 90%를 차지했다.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명품산업이지만, 우리나라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대한민국은 연간 5조원 이상을 소비하는 명품 산업의 무시못할 시장으로 성장했지만, ‘공급자’로서의 역할은 극히 미미하다. 명품산업을 단순히 허영을 사고 파는 산업으로만 보기에는 힘든 시대다. 명품 산업이 여느 산업에 비해 창조적이고, 부가가치도 높고, 효율적인 산업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명품산업을 통해 연 17만명의 고용이 창출되고 있고, 이탈리아의 빌리어네어의 55%는 명품 산업 종사자일 정도다.

[헤럴드경제 수퍼리치/2014년 8월 28일자] 180조 명품산업의 절대강자들


베이징팬다: 우리나라 정도의 경제 규모와 제조업 강대국으로서의 위치라면, 짧은 역사에 비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탄생하기에는 시간과 경험이 좀 부족했다 치더라도, 지금부터는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브랜드가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명품을 만드려면 최고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은 간단하지만 제가 이런 생각을 하기 되기까지 과정은 저의 개인적 경험과 주변의 간접적 경험, 독서에서의 경험이 모두 얻어진 후에야 든 생각입니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 본인의 돈이나 또는 본인이 책임이 져야 할 돈이 들어간 상태에서 사업을 운영하다 보면, 최고를 추구하는 사람은 천 명 중 한 두 명도 안됩니다. 대부분은 자신이 지불할 수 있는 돈과 자신이 쓰고 싶은 시간 만큼을 쓰고, 그에 맞는 가격에서 먹고 살 만한 이윤이 나오면 만족하고 끝납니다. 다행히 적정 가격에 질이 적당한 물건을 사고싶어 하는 사람이 많은 까닭에, 그런 사업으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명품 브랜드를 만드려면, 이 최고를 추구하는 활동을 지속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현재의 루이뷔통 등의 명품이겠지요. 
루이뷔통은 모든 명품 업체를 통틀어, 샤넬, 에르메스와 함께 아웃소싱이 없이 제작합니다. 직영공장에서 순수 루이비통 기술을 이어받은 기술자들에 의해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집니다. 17개 공장 중 미국 캘리포니아 한 군데 이외에는 모두 유럽에 있으며, 절반 이상이 본사가 있는 프랑스에 있습니다. 공장을 중국으로 옮기자는 유혹이 강하지만 단호히 거절합니다. 따라서 만드는 속도가 느려 물량이 늘 부족하지만 얼마나 많은 제품을 만들어 내느냐보다 얼마나 완벽한 물건을 만들어 내느냐를 따집니다. 이렇게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은 또 지독한 품질 테스트를 거칩니다. 파리 본사 지하실에서 3-4kg 짜리 돌맹이로 채운 루이비통 가방을 4일 동안 매달고, 로봇 방망이로 가죽을 수십 시간 동안 두드리는 내구성 실험을 합니다. 강한 자외선을 집중적으로 쬐는 변색 실험, 지퍼를 5000번 이상 열고 닫아 지퍼의 성능도 실험한다고 합니다.
특히 최고의 제품'만'을 선보이기 위해, 루이뷔통&샤넬&에르메스는 이월상품이나 재고상품은 아예 세상에서 없애버립니다. 프라다나 발렉스트라 등 다른 제품들이 이탈리아의 아웃렛 매장에서 최고 80%까지 할인 판매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그래서 이 브랜드들이 언제나 최고의 가치를 지키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15일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부경산업 소각장.개당 수백만원을 줘야 하는 핸드백과 원피스 등이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던져지고 있었다. 에르메스 코리아가 1997년 한국에 지사를 연 이래 다섯 번째로 벌인 '재고 파괴(destruction)' 절차가 진행되고 있던 것.소각장으로 들어가기 직전,금속으로 된 제품은 펜치와 망치 아래 무참히 부서졌고 섬유 제품엔 가차 없이 가위질이 가해졌다. 6월1일 문을 여는 신세계첼시의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이 유명 브랜드들의 '이월 재고 명품'을 상시 할인 판매하기로 해 주목받고 있지만 에르메스와 샤넬,루이비통 등 이른바 '빅3' 브랜드는 출시된지 2~3년이 지난 의류와 전시용 등 상품성이 떨어진 피혁제품은 모두 소각해버리는 특이한 재고 처리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월상품을 VIP 세일,자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 패밀리 세일,백화점 및 면세점에서의 정기 세일,교외에 있는 아울렛을 통한 상시 할인 판매 등으로 재고를 처리하는 다른 수입 브랜드들과 대조적이다.


에르메스 관계자는 "각국별로 정해진 쿼터에 따라 제품을 공급받기 때문에 재고가 많지는 않다"며 "2,3년에 한두 번꼴로 재고가 쌓였다 싶으면 100% 소각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지사에서도 마찬가지며 홍보용 샘플들도 이때 한꺼번에 태워버린다"고 덧붙였다. 시가로 수억원에 달하는 상품이 소각되는 만큼 절차 역시 간단치 않다. 우선 소각 며칠 전에 관할 세무서인 강남 세무서에 입회해 달라는 공문을 요청한다. 회사 관계자는 "세무서 공무원이 나오는 일은 극히 드물지만 세금 포탈 혐의를 받지 않으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라고 말했다. 소각의 전 과정은 공인회계사 입회 하에 비디오 화면에 담겨진다. 자산을 소멸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연말에 회계 감사 때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다.

[한국경제/2007년 5월 30일] 700만원 핸드백을 불태운다고?


by 베이징팬다

layla.goes.fa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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