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행간읽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간읽기 Mar 09. 2016

버리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행간읽기] 2016. 03. 09. by 누들

"버리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by 누들


1. 이슈 들어가기

누들 :  얼마 전 EBS 하나뿐인지구 ‘물건 다이어트’ 편을 봤습니다. 가진 것을 최소화하는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조명했습니다.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가 낯선 것은 아니었습니다. 인테리어, 패션 등의 분야에서 화려함과 대조되는 개념으로 많이 설명된 적이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생활 방식으로서의 미니멀리즘을 접하고 나니 제 책상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종이와 물건들이 거슬리기 시작했습니다. 의자와 침대에 걸려있는 옷가지도 마찬가지고요. 서점에서 미니멀리즘과 관련한 책을 두 편 정도 읽고, 인터넷으로 관련 정보를 찾아봤습니다. 생각보다 버리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시도해봤죠. 버린 다는 것은 단순히 주변을 깨끗하게 치우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이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미니멀리즘에 대해 소개해 볼까 합니다. 봄맞이 청소를 계획하고 있는 분들은 한 번 시도해보시면 어떨까요.


2. 이슈 디테일

미니멀리즘이란?

미니멀리즘은 1960년대에서 70년대 미국의 미술과 음악계에서 시작된 개념이다. 화판을 꽉 매운 형태와 색깔들, 마치 100인조 심포니처럼 빈틈없이 소리로 채워진 음악에 질린 예술가들의 움직임이었다. 그것은 여백의 미학 또는 최소의 음계라는 이름으로 예술가들의 주목을 받았고 소비자들 역시 모처첨 만난 담백한 예술 세계를 조용히 즐기기 시작했다. 이런 움직임은 음악과 미술에만 머물지 않고 문학, 건축, 디자인 전반으로 번져나갔다. 특히 건축 분야는 1900년대 초반에 출발, 결국 철학과 인문학으로 자리 잡은 독일 바우하우스의 단순한 조형 계보와 만나면서 모더니즘이라는 분야로 성장했다. 그리고 21세기 들어서는, 사람들의 일상으로 들어와 미니멀리스트를 양산하고 있다. 미니멀리즘의 핵심은 ‘군더더기 없는 그 무엇’이다. 국어사전은 군더더기를 ‘쓸데없이 덧붙은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의 삶에 쓸데없이 붙어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생전 입지 않는 옷가지, 신발, 결국 버리게 되는 냉장고 속의 잉여 음식물들, 수준에 맞지 않는 대형 모니터, 그리고 내 능력밖에 있는 것들에 대한 욕망 따위들이다.

[160113/매경닷컴] 21세기 모빌리언 최소족 & 유랑족… 세상이 말한다, 벌거벗고 살라고


일본에서는 미니멀리즘과 같은 뜻의 ‘단샤리(斷捨離)’ 열풍도 불고 있다. 단샤리는 요가 수행법인 단행(斷行), 사행(捨行), 이행(離行)에서 따온 말로 인생과 일상생활에서 불필요한 물건을 끊어버리고 버리며 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심플 라이프, 단샤리, 미니멀리즘의 탄생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꼽을 수 있다. 온 국민이 소중하게 여겼던 물건들이 하루아침에 흉기로 변하는 현실을 경험하면서 물질 소유와 관련한 인식의 대변화가 일어난 것.

[160113/주간동아] 비울수록 돈 버는 심플 라이프 최전선


버리면서 얻게 된 것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한 사람들은 물건이 없어서 불편할 것 같은데도 한결같이 물건을 사려는 욕심이 오히려 줄어든다고 말한다. 물건을 사고, 사용하는 데 허비하는 시간·돈·감정과 같은 에너지를 인간관계나 하고 싶은 일 등 자신이 가치를 둔 것에 집중할 수 있다고도 한다. 미니멀리스트 김지은 씨는 “자신이 가치를 둔 것에 집중해야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삶에서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고 가치 있는 것을 채우는 것이 미니멀 라이프”라고 강조했다.

[160107/시사저널] “버려라 버릴수록 행복해진다”


장점부터 말하면, 홀가분하고 자유롭다는 점이 가장 크다. 집이나 직업조차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는 뿌듯함이 있다. 나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가치관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단점은 특별히 없다. 소유하는 것보다 소유하지 않는 것의 장점을 더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160107/시사저널] “언젠가 필요하겠지가 아니라 지금 필요한지를 따져본다”


어떻게 시작할까?


01. 버릴 수 없다는 생각을 버려라

02. 잃는 게 아니라 얻는 것이다

03. 확실한 쓰레기부터 버려라

04. 여러 개 있는 물건은 버려라

05. 일 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물건은 버린다

06. 남의눈을 의식해 갖고 있는 물건은 버려라

07. 필요한 물건과 갖고 싶은 물건을 구분하라

08. 버리기 힘든 물건은 사진으로 남긴다

09. 수납 · 정리하지 말고 버려라

10. 데드 스페이스를 살리지 마라

11. 마트를 창고로 생각하라

12.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라

13. 버린 물건을 SNS에 공개하라

14. 한 가지를 사면 한 가지를 줄여라

15. 잘못 샀다는 생각이 들면 버려라

16. 구입한 물건을 빌렸다고 생각하라

17. 싸다고 사지 말고 공짜라고 받지 마라

[160203/동아닷컴] 비우는 지혜 Minimal Life


3. 필진 코멘트

누들 : 거의 모든 미니멀리스트가 물건을 버리면 인생의 가치관이 달라진다는 말을 했는데, 처음엔 반신반의였거든요. 제가 직접 실천을 해보니 그 말의 뜻을 어느 정도 알 것 같습니다.
물건을 버릴 때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은 ‘나한테 필요한가?’입니다.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은 당연히 쓰레기통으로 가게 되고, 나한테 필요는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필요할 수도 있겠다 싶은 것들은 상자에 담아둡니다. 이렇게 담아둔 물건들은 필요한 곳에 기부를 하고 기부금 영수증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필요’에 집중을 하다 보면 디자인도 최대한 군더더기가 없는 것을 찾게 되고, 화려한 외관에 끌려 충동소비를 하는 빈도가 줄어듭니다. 새삼 내가 이렇게 많은 물건을 가지고 있었나 싶은 생각도 들고요. 검은색 펜만 해도 10개가 넘고, 단체나 모임에서 주는 공짜 펜도 많습니다. 언젠가 쓰겠지 하는 마음으로 가져온 것들이죠.
물건을 버리다 보면 내가 정말 버릴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데, 그걸 통해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또 어떨 때 행복한지 같이 깨닫습니다. 제 경우에 옷은 생각보다 쉽게 버릴 수 있었고 책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또 선물 받은 물건들은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도 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버리는 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저는 2016년 꼬박 1년을 그 기간으로 정했습니다.
극단적 미니멀리스트가 되지 않아도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욕망과 마주하는 것, 또 무엇이 중요한지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 아닐까요?   

by 누들

breezynodul@gmail.com

행간읽기, 하나만 읽으면 안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루이비통과 명품 시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