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읽기] 2016. 1. 6. by 베이징팬다
"시진핑 신년사, 그리고 위안화 기축통화 편입 " by 베이징팬다
1. 이슈 들어가기
출처 : 신화왕
베이징팬다: 중국에서 돌아온 후 중국어를 까먹을 까 봐 요즘 여의도에서 중국어 학원 두 군데를 열심히 나가고 있습니다. 그중 한 곳은 P모 외국어 학원인데, 이 학원도 역시 영어 수업으로 먹고사는 학원이지요. 그런데 제가 다니는 여의도 P학원은 영어보다 중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이 더 많아 보일 정도로 중국어가 흥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에도 중국 경제나 기업 소식이 날이 갈수록 많이 올라오고요. 경제 성장 지표는 뭐 중국 증시가 잠깐 폭락했니, 오래 못 가니 말이 많지만, 중국 기업들이 내놓는 상품, 중국인들의 근면함, 그리고 시진핑의 리더십만 봐도 저는 중국의 미래가 우리가 우려하는 만큼(혹은 무시하는 만큼) 별로일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 우리보다 나으면 나았지 ㅎㅎㅎ
그래서 연말에 시진핑이 개봉 박두한 2016년 신년사를 통해 2015년에 중국에서 있었던 굵직한 일들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우리야 중국이 먼 나라 이웃 나라니까 뭐 기사를 통해서 해석된 내용만 간단히 볼뿐이지만 중국 사람들은 영상 정지하고 캡쳐해서 뒤에 소수민족 사진이 몇 개가 걸려 있고 무슨 사진이며 이게 뭘 의미하고 등등 엄청 분석해놨더라고요.
CCTV에서 방영된 시진핑 신년사 영상 원본(영어 자막)
2. 이슈 디테일
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시진핑은 2015년을 정리하며, 2016년의 계획을 밝힙니다.
2015년에 우리는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즘 전쟁 승리 70주년을 성대히 기념했고 성대한 열병식을 개최해 정의 필승, 평화 필승, 인민 필승의 진리를 세상에 알렸습니다. 우리는 개혁 강군 전략을 전면 실시해 30만명을 감축했습니다. 나는 마잉주(馬英九) 선생과 싱가포르에서 회동해 66년의 역사를 뛰어넘은 악수를 함으로써 양안관계의 평화발전이 양안 동포의 공동 염원임을 보여주었습니다.
2015년 베이징은 제24회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획득했고 인민폐가 특별 인출권 통화바스켓에 편입되었으며 중국이 자주적으로 연구제 조한 C919 대형 여객기가 조립을 마쳤습니다. 또한 중국 슈퍼컴퓨터가 6년 연속 세계기록을 경신하였으며 중국 과학가가 연구제 조한 암 물질 탐측위성이 발사되었고 도유 유가 중국의 첫 노벨상 획득 과학가가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견지하기만 하면 꿈은 꼭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정리했던 2015년의 사건 중 우리가 알아도 나쁘지 않을 사건을 하나 꼽아 정리해드리려고 합니다. 다 알면 좋겠지만 어차피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은 건 까먹게 마련이니, 제일 중요한 돈 문제만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중국 위안화의 국제 기축통화 편입
기축통화란?
지구상에는 250개국 이상의 국가가 존재합니다. 이들 국가의 대부분은 자국의 통화를 가지고 있지요. 각국의 통화는 국가 내에서 통화는 계산의 단위, 교환의 매개, 가치 저장의 기능을 보유하게 되지요. 하지만 국내에서 통화의 기능을 갖추었다고 해서 그 통화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제적으로 계산의 단위, 교환의 매개, 가치의 저장이라는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통화만이 국제거래에서 통용될 수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통화 가운데 매우 한정된 몇 국가의 통화만이 국제거래에 통용되는 세계 통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기축통화입니다.
작년 11월, 중국 화폐인 인민폐가 기축통화 지위를 얻었습니다. 중국의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으로 편입된 것이죠. SDR은 IMF 회원국이 외환 위기를 겪을 때 담보 없이 필요한 만큼의 외화를 인출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이를 중국의 경제사는 물론이고 세계 금융사에도 ‘역사적인 사건’으로 외신들은 평가했다.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 비율은 10.92%로 정해졌다. 달러(41.73%), 유로화(30.93%)에 이어 3번째로 높다. 엔화(8.33%)와 파운드화(8.09%)의 비율은 위안화보다 낮아졌다. 이로써 위안화는 세계 3대 통화로 급부상하게 됐다. 이는 위안화가 외환보유 자산으로 인정되는 국제 준비통화로서의 지위를 공식으로 확보하고 무역결제나 금융거래에서 자유롭게 사용된다는 뜻이다. IMF가 위안화의 SDR 편입 결정을 내린 데에는 무엇보다 중국의 경제규모와 실력을 더는 외면하기 어렵다는 점이 작용했다. 중국은 2010년에만 해도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일본과 비슷했지만, 2013년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현재 중국의 GDP는 9조 1천억 달러(2013년 기준)로 확고한 ‘세계 2위’ 자리를 굳혔다. 미국(16조 8천억 달러)은 중국에 쫓기고 있다. 2010년에만 해도 0%대로 미미했던 위안화의 국제결제통화 비중도 2015년 8월에는 2.79%까지 상승해 엔화(2.76%)를 제치고 4위 결제통화로 올라섰다.
[마이더스/2016년 1월호] ‘달러 대 위안’ 통화 전쟁 터지나
베이징팬다: 결과적으로 위안화가 기축통화에 편입된 체제 속에서 달러의 위상은 위안화 편입 전과 같은 위상을 유지했지만, 유로와 엔화, 파운드화의 위상은 추락했습니다. 이로써 세계의 통화체제는 유로화 편입 이후 15년 만에 새로운 화폐개혁을 한 셈입니다. 이 결정은 향후 세계 금융과 경제에 새로운 변화를 주게 되겠지요. 현재 기축통화를 구성하는 5개 나라 중 경제 성장의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가 중국이며, 성장률 역시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특히 해당 나라들 중 유일한 신흥국인 중국은 앞으로도 성장률이 오랜 기간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위안화의 위상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중엔 달러의 자리를 넘보려나요.
위안화가 바스켓 통화가 됐다는 것은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됐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앞으로 위안화가 무역결제나 금융거래,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보유통화로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면 그제야 국제 준비통화 또는 기축통화가 된다. 하지만 일단 그럴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는 것만도 대단한 일이다. 세계 무역결제에서 위안화의 비중은 증가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자본거래를 통제하고 있다. 중국 내 채권이나 주식투자도 당국으로부터 인가받은 적격 기관투자가로 제한한다. 따라서 금융거래통화로서 위안화의 기능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1.1%로 미미한 수준이다. (중략)
그러나 통화 국제화엔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게 아니다. 빈번한 자본 출입으로 거시경제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중국은 자본거래와 환율을 경직적으로 운용하거나 점진적으로만 자유화 정도를 높여나가면서 제한적인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당국엔 경제 안정이 우선이고 국제화는 그다음이다. (중략)
아직 국제 보유통화로서의 기능은 미미하지만 위안화의 SDR 편입을 계기로 미·중 간 통화 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위안화를 국제화해 적어도 아시아 지역 통화로 만들려고 한다. 나아가 미국 중심의 IMF 체제에 대항하는 자본금 1000억 달러 규모의 긴급외환보유지원기금(CRA) 창설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 주도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도 출범하고 세계은행에 대항하는 신개발은행(NDB)도 출범한다. 미국·일본 중심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항하는 중국 중심의 역내경제포괄적동반자협정(RCEP)도 추진되고 있다. CRA는 메가톤급 폭탄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지금 미국 유럽 일본 중심의 세계 금융질서를 허물고 중국 중심의 새로운 세계 금융질서를 창조하려는 원대한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여러 나라에서 외화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경우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CRA라는 당근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IMF로부터 200억~3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느라 갖은 굴욕을 감내해야 했던 국가들로서는 요구조건이 약한 CRA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것이다. 이렇게 되면 좀 비약적인 가설이긴 하지만, 국제통화금융체제는 완전히 미국 중심 체제와 중국 중심 체제로 양분될 수 있다.
[신동아/2016년 1월호] “중국 경제 팔·다리 부러져 ‘잃어버린 20년’ 닥칠 수도”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 : 결제수단이 위안화로 바뀌고, 중국 환율 변동에 우리 금융시장 흔들릴 것
특히 한·중 FTA 비준안 통과로 두 나라 간 교역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어서 그 파장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대중국 수출 결제 수단을 달러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수출기업에겐 위안화의 세계화가 그리 나쁠 것 없다는 분석입니다. 달러 편중에서 벗어나 환율 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뿐 아니라 위안화 가치의 안정이 중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면 부진을 겪고 있는 대중 수출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위안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중국 환율 변동에 우리 금융시장 이 휘둘릴 거란 우려도 있습니다. 아직 불안요인이 남아 있는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 위안화라는 매개체를 거쳐 우리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MBN 12/01] 국제 중국 위안화 IMF 기축통화 결정, 한국엔 득일까 실일까
3. 필진 코멘트
베이징팬다: 이번 주 일요일에 중국 증시가 잠깐 폭락했죠. 예견된 폭락이었지만 어쨌거나 호들갑을 잘 떠는 언론은 대박사건인 것처럼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그래도 달러, 유로에 이어 위안화가 3대 국제 기축통화에 속하게 된 걸 보면 중국의 위상이 참 높아졌음이 실감됩니다. 부럽네요...
by 베이징팬다
layla.goes.far@gmail.com
행간읽기, 하나만 읽으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