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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Apr 18. 2016

16년 만의 여소야대, 무엇이 영향을 미쳤는가

[행간읽기] 2016. 04. 18. by 리앤

 “16년 만의 여소야대, 무엇이 영향을 미쳤는가” by 리앤


1. 이슈 들어가기

리앤: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다음날, 저는 솔직히 많이 놀랐습니다.
야당이 분열되어 있는 마당에 제 1당은 당연히 새누리당일 것이고, 과연 새누리당이 과반을 넘을 것인지 궁금해하며 결과를 확인했는데요, 더민주가 제 1당이 된 결과를 보고, 이건 정말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더군요. 민주주의의 힘을 크게 느꼈습니다.
수도 없이 많은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만 “국회의원 선거”만큼 중요하고 시의 적절한 주제는 없다고 생각되어, 투표에 대한 정리를 해보고자 합니다. 정치적 성향은 배제하고 이러한 다소 이례적인 결과에 영향을 미친 요소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이슈 디테일

(1) 새누리당 공천 논란

리앤: 선거 직전 새누리당의 비박계 공천 배제에 따른 논란이 여권 분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지지 기반인 영남권의 투표율이 특히 낮은 이유도 지지층의 실망에 따른 투표 불참 때문이라는 해석이 주도적입니다.

새누리당 참패의 근본 원인은 야권 분열로 인해 총선 승리를 예단한 친박(親朴)계와 비박(非朴)계의 공천 내전(內戰)이 꼽힌다. 2월 초 한 친박계 인사가 김무성 대표에게 현역 의원 40여 명의 물갈이를 요구했다는 '공천 살생부' 파동이 터진 데 이어, 친박 핵심인 윤상현 의원의 김 대표를 겨냥한 막말 통화 녹취 파문이 불거졌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앞세운 친박계가 유승민·이재오·진영·류성걸 등 비박계 의원들을 대거 '컷오프(공천 배제)'시키고 이들이 탈당하면서 내전은 더 확산됐다. 김 대표가 '컷오프'된 비박계 의원 지역구에 투입된 '진박(眞朴)' 후보들 공천장에 도장을 찍어줄 수 없다는 '옥새 파동'까지 일어나 지지층의 이탈은 수습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4월 14일자/조선일보] 靑은 불통, 與는 '이한구표 공천' 내전… 보수층마저 등돌렸다

새누리당은 20대 총선에서 상향식 공천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등 친박계가 주도한 20대 공천 결과는 유승민계와 비박(非박근혜)계에 대한 공천 학살이었다.

계파 갈등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유권자들은 새누리당에 등을 돌렸다. 읍소 전략을 폈지만 한 번 떠난 민심은 돌아오지 않았다.

[4월 14일자/News1] 16년만의 '완전한' 여소야대 …민심 '정권 심판론' 선택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영남은 공천파동 이후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고 결국 유권자 의사와는 무관하게 정당 상층부에서 친박과 비박을 정한 뒤 정계개편 구도에 유권자들을 따라오라고 한 셈”이라며 “보수 지지층이 상당히 실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4월 14일/경향신문] [20대 총선 투표율 분석]보수 지지층도 투표 외면…대구 전국 최저, 강남은 서울 최저


(2) 사전투표

리앤: 총선에는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가 전체 투표율을 견인, 특히 젊은 층의 참여를 독려한 데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빙 지역의 승부가 사전 투표 결과로 판가름된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저 또한 사전 투표로 권리를 행사했는데요, 투표 기간 자체가 길어진 만큼 ‘투표 독려’에 대한 노출도 커져 일종의 사회적 압력 또한 존재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전국 단위 국회의원 선거로는 처음으로 사전투표가 도입됐다. 그 결과 2012년 실시된 19대 총선(54.2%)보다 투표율이 3.8%포인트 올랐다. 역대 총선 투표율은 15대 63.9%, 16대 57.2%, 17대 60.6%, 18대 46.1%였다. 사전투표가 처음 도입된 2014년 6월 지방선거 때의 투표율(56.8%)과 비교하면 1.2%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중앙선관위 김영헌 공보과장은 “과거와 비교해 선거구 획정과 각 당의 공천 확정이 늦어지면서 투표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는데 사전투표가 5%포인트 이상 투표율을 끌어올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8~9일 이틀 간의 사전투표 투표율은 12.2%에 달했다.

[4월 14일자/중앙일보] 사전투표 영향 20대 총선 투표율 58%, 19대보다 3.8%p 올라…전남 1위, 대구 꼴찌

중앙선관위가 15일 발표한 '투표구별 개표 상황'에 따르면 1000표 차 이내로 승부가 갈린 지역구는 13곳이다. 이 가운데 5곳은 사전투표로 승패가 엇갈렸다. 경기 남양주갑의 경우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총 3만2785표를 얻어 심장수 새누리당 후보(3만2536표)를 249표 차로 이겼다. 그런데 지난 8~9일 실시된 사전투표에서는 조 당선자 6290표, 심 후보 5726표로 조 당선자가 564표를 더 얻었다. 13일 당일 투표만 따지면 조 당선자가 뒤졌지만 사전투표 때문에 승패가 바뀐 것이다.

사전투표는 군 병사 37만여명이 대상자여서 진보 성향이 강하다고 평가되는 20대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게 나온다. 이번 총선의 연령대별 사전투표율도 남성을 기준으로 20대가 16.83%로 60대 이상(13.02%)보다 높았다. 더민주 지지가 높은 젊은층에서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해 승부를 뒤집는 계기를 만든 셈이다.

[4월 16일자/조선일보] 사전투표가 박빙지역 승부 갈랐다


(3) 젊은 세대 투표율 증가


20대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고 야당이 선전한 것은 20~30대 젊은이들의 분노가 폭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애, 결혼, 출산 등 당연히 누려야 할 꿈과 희망조차 잃은 ‘엔포 세대’가 ‘헬조선’을 탈출하기 위해 대거 투표장으로 몰려갔다는 것이다.

투표장을 향한 청년들의 발길은 수치로도 잡힌다. 지상파 방송3사(KBS·MBC·SBS)의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은 4년 전 19대 총선에 비해 각각 13%포인트, 6%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50대와 60대 이상의 투표율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19대 총선의 실제 세대별 투표율은 20대 36.2%, 30대 43.3%, 40대 54.1%, 50대 65.1%, 60대 이상 69.9%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20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는 20대 49.4%, 30대 49.5%, 40대 53.4%, 50대 65%, 60대 이상 70.6%로 나타났다. 아직 선관위의 20대 총선 세대별 투표율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19대 때 출구조사를 기준으로 견줘도 2030 세대의 투표율 약진 경향은 확인된다.

[4월 14일자/한겨례] 2030의 ‘선거 반란’

최악의 취업난과 임금 차별 등에 신음하며 스스로를 ‘5포 (연애ㆍ결혼ㆍ출산ㆍ인간관계ㆍ내 집 마련 포기) 세대’라고 자조하던 젊은층을 기표소로 몰아넣은 것은 분노였다. 취업준비생 한송이(25)씨는 “젊은층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금수저만을 위한 정책을 펴는 정부 여당에 실망해 청년을 위한 정책을 펴는 정당에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양모(38)씨 역시 “우리가 힘들다 힘들다 하니까 그냥 힘들어도 되는 세대로 취급하는 것 같은 현 정부에 대해 실망을 넘어 분노하는 심정으로 투표장에 갔다”고 했다.

[한국일보] 2030세대“한 표의 힘 실감…당선자 색깔 칠해진 지도 보고 울컥”


(4) ‘국민의당’ 출현

리앤: 제 3당의 출현도 분명 커다란 변수였습니다. 사실 야권 분열로 인해 새누리당에 유리한 변수라고 생각되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더 민주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지지층도 일부 흡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권자들의 선택지 자체를 넓힌 것이 투표율 견인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특히 호남권의 투표율이 높았다는 것이 그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제3당’을 지향하는 정치세력으로 뻔한 구호가 될 뻔했지만 역설적으로 국민의당을 도와준 건 두 당이었다. 공천 기간 내내 보여준 1·2당의 내부 갈등은 유권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반면 상대적으로 소수 정당인 국민의당의 잡음은 덜했고 이는 국민의당의 예상 밖 정당득표율로 이어졌다. (중략)

‘대안론’ 효과는 정당득표율에서 두드러지는데,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 더민주 유권자 양쪽에서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이 주목된다. 국민의당은 정당득표율이 26.74%로 더민주(25.54%)를 근소하게 앞섰는데, 격전지인 서울의 경우 28.83% 대 25.93%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전국 정당득표율에서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의 차이는 6.76%포인트였는데, 서울의 경우 1.99%포인트 차이로 좁혀진다. 그만큼 서울 유권자의 선택을 새누리당과 더민주로부터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은 14일 “(호남을 제외하고) 더민주에서 넘어온 게 3, 새누리에서 넘어온 게 2, 부동층에서 온 게 1 정도의 비율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4월 14일자/한겨례] 야권분열의 역설…여당에 어부지리커녕 전략투표 흡수

제20대 국회의원선거 투표를 치른 13일 잠정 최종 투표율은 58.0%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영·호남 투표율 격차가 극명하게 갈렸다. 영남은 낮고 호남은 높은 서고동저(西高東低) 양상이 뚜렷했다. (중략)

이 같은 현상은 영남권은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으로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가 많았고 호남권은 국민의당 출현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종선 한국리서치 여론조사 사업부장은 “이번 선거에서 호남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대결구도로 가면서 ‘내 한 표가 당선자를 결정할 수 있다’는 이른바 ‘투표 효능감’이 높아졌다”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 투표율에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도 지역별 차이가 컸다. 여당 지지세가 강한 강남구는 56.2%를 기록해 전체 투표율에 미치지 못했다. 야당 강세 지역인 구로구(62.0%) 등을 비롯해 여야가 치열하게 경합한 종로구(62.9%), 동작구(62.9%) 등에선 투표율이 높았다.

[4월 14일/경향신문] [20대 총선 투표율 분석]보수 지지층도 투표 외면…대구 전국 최저, 강남은 서울 최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퇴 인터뷰 中)

질의 : 국민의당이 이렇게 선전할 줄도 알았나.      

응답 : “양당에 실망한 표들이 그쪽으로 가 버린 거다. 투표율(58%)이 더 낮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올라온 게 국민의당 지지였다.”

질의 :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표를 더 갉아먹은 건가.      

응답 : “결과적으로 그렇다.”

질의 :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응답 : “뭘 어떻게 하나. 다 내가 책임져야지.”

[4월 15일자/중앙일보] “선거 참패는 또 국민 실망시키지 말라는 명령”


3. 필진 코멘트

리앤: 결과적으로 여, 야간 대화와 협력 없이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는 것이 불가능한 구도가 되었습니다. 여야 간, 계파 간 갈등을 넘어 민생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서로 견제하고 협력하는 20대 국회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by 리앤

yum.haew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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