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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Apr 20. 2016

파나마 페이퍼스 공개, 조세피난처를 통한 역외탈세 논란

[행간읽기] 2016. 04. 20 by 검정고무신

"파나마 페이퍼스 공개, 조세피난처를 통한 역외탈세 논란" by 검정고무신

1) 이슈 들어가기

 전 세계는 또다시 역외탈세와의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4일 파나마 페이퍼스가 공개되면서 조세피난처를 통해 역외탈세를 한 정황이 공개되었기 때문인데요. 세계적인 기업에서부터 한 나라의 수장과 기업인들까지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숨겨둔 돈은 세계적으로 무려 2경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현씨를 비롯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사람들이 후보에 올랐구요. 해외에서는 푸틴 대통령, 시진핑 주석, 중동 국가의 독재자들, 축구선수 메시, 영화배우 성룡 등이 탈세 혐의를 받고 있어 큰 논란입니다.


2) 이슈 디테일


용어정리

조세피난처:  쉽게 말하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국가나 지역을 말합니다. 주로 법인세 소득세를 회피하기 위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조세피난처(tax haven)를 소득세나 법인세를 부과하지 않거나 15% 이하인 국가와 지역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세금 제도의 투명성, 세금 정보 공유, 기업의 실질적인 사업 수행 여부도 고려하죠.
페이퍼컴퍼니:  말 그대로 종이만 존재하는 기업입니다. 건물과 근로자도 없으며 오직 서류만으로 존재하는 기업입니다. 보통 어떤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 임시로 세워지는 경향이 있는데요. 탈세를 위해 악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케이맨군도, 라이베리아, 파나마, 버진아일랜드 등의 조세피난처에 많이 세워지는데요. 기업과 개인 등은 이들 유령회사에서 소득이 발생한 것처럼 처리해 절세나 탈세를 하고, 불법자금을 세탁합니다. 이번에 ICIJ는 파나마 페이퍼스 문건에서 모색 폰세카가 1만 4000여 개에 이르는 은행, 로펌, 기업, 중개인과 협력해 왔다고 폭로했습니다. 이 로펌이 조세피난처에 세운 유령회사는 21만 개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죠.
역외탈세:  조세피난처 +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탈세를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역외탈세 대부분은 개인이 아닌 기업이 주도하는데요. 이번 파나마 페이퍼스에는 개인도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네요. 조세피난처의 경우 철저하게 금융 비밀주의를 보장하기 때문에 페이퍼컴퍼니 등을 세운 뒤 자금을 반출시켜 세금과 금융규제를 피합니다.
검은머리 외국인:   쉽게 말해 한국인인데 외국인으로 가장한 이들을 말합니다. 검은머리 외국인은 세금 회피, 자금세탁, 차명 거래 등 주로 불법적 거래를 주도하여 시장을 교란시키는 세력입니다. 한국시장과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세밀한 정보를 가지고 들어오는데, 내부적으로 정보통이 없으면 불가능한 점을 미루어 보아, 외국인으로 가장한 내부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세회피처에서 한국으로 투자되어 들어오는 돈을 일반적으로 검은머리 외국인의 돈으로 보고 있습니다.
뉴스타파:  탐사 심층 보도를 목적으로 한 비영리 인터넷 독립언론입니다. MB정권 때 해직된 해직언론인들이 모여 만들었죠. 권력과 자본에 휘둘리지 않고, 국민들에게 실체적 진실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네요. 2013년부터 ICIJ와 협업하여 역외탈세를 심층 취재하고 있습니다. 국내 언론에서는 유일하게 조세피난처 및 역외탈세를 해외와 공조하여 조사하고 있는 언론입니다.
ICIJ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세계 60개국의 기자 160여 명이 참여하는 비영리 탐사보도 기관입니다. 15개월간 조사 끝에 2011년, 유령회사 설립 대행사(PTN, CTL)의 내부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최근에 공개된 파나마 페이퍼스 역시 ICIJ가 주도적으로 조사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한국 뉴스타파, 일본 아사히신문 등과 공조하여 역외탈세를 잡아 내어 조세정의를 바로잡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파나마 페이퍼스 공개

 지난 4일 국제탐사보도인협회(ICIJ)가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과 함께 정치인과 정치인의 친인척 및 측근, 유명 영화배우와 운동선수 등이 연루된 방대한 분량(1150만 건)의 조세 회피 자료를 분석해 폭로,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자료는 1977년부터 2015년까지 파나마 대형 로펌인 모색 폰세카가 의뢰인과 거래한 자료로 일명 ‘파나마 페이퍼스’로 불린다.

파나마 페이퍼스 폭로가 일으킨 메가톤급 충격파는 일부 국가 정상의 입지까지 흔들고 있다. 문건에 이름이 오른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는 전격 사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아버지가 연루된 사실을 뒤늦게 실토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친인척과 주요 당 간부가 연루돼 부패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그의 개혁정책이 빛이 바랬다. 파나마 페이퍼스 폭로를 계기로 조세피난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경제, 4월 10일] 57만원이면 유령회사 설립…조세피난처에 세계 GDP 30% 유입


조세회피처의 활용

일반적 개념상 조세회피처에는 크게 네 가지 종류가 있다. 우선 소득ㆍ법인ㆍ양도ㆍ상속세 등이 전혀 없는 무세국이 있는데, 바하마 버뮤다 케이먼군도 등이 해당한다. 두번째로 소득 또는 자본에 대한 세율이 낮은 저세율국이 있고, 세번째로 홍콩과 같이 해외 원천소득에 대해서만 과세하지 않는 국외소득 면세국 유형이 있다. 마지막으로 지주회사 등 특정형태 회사에 특혜를 주는 국가가 있는데, 룩셈부르크 싱가포르 등이 그 예이다.

믈론 조세회피처 요건에 해당되는 나라에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세웠거나 계좌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이게 바로 죄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굳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는 것은 통상 목적이 있기 마련이다. 조세회피처 거래는 소득이나 재산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거나, 소득ㆍ재산에 따르는 각종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탈루 행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일단 해외 재산이나 소득을 자국에 알리지 않는 것 자체부터 위법일 경우가 많다.

[한국일보, 4월 4일] 조세회피처 어떻게 활용되나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만 200만개

 ‘역외 탈세’란 조세 피난처에 유령회사를 만든 후 마치 그 유령회사가 돈을 번 것처럼 조작해 국내에서는 세금을 내지 않는 탈세행태를 말합니다. 즉 국내에 거주하는 개인이나 기업이 국내외에서 돈을 벌어 들였으면 국내에서 세금을 내는 것이 원칙인데, 탈세범들은 국내 세금을 피하기 위해서 세금이 없거나 세금이 적은 조세도피처에 유령회사를 만들고 그 유령회사가 돈을 번 것처럼 조작해 조세를 회피하는 겁니다. ‘조세도피처’는 법인세나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거나 아주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대신, 계좌 유지 수수료나 법인설립 수수료를 받는 국가나 지역을 말하는데요. 전세계적으로 80곳 이상이 있고, 이 곳에 있는 유령회사만 200만 개가 넘습니다.

[참여연대, 13년 5월 27일] 알기 쉬운 조세도피처 역외탈세 관련 Q & A


역외탈세 유형

특히 국세청은 지난해 세금 탈루 유형을 크게 네 가지로 분류했다. △해외 현지법인과 편법 거래를 통해 기업 자금을 유출하고 이를 사주 일가가 유용했거나 △조세회피처인 이른바 택스헤이븐(Tax Haven)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서류를 꾸며 회사 자금을 유출한 경우 △외국인 기관 투자로 속여 국내에 투자한 뒤 투자소득을 해외로 유출하고 △해외에서 발생한 소득을 신고하지 않고 임직원 명의를 활용해 국내에 변칙 반입한 경우 등이다.

[매일경제, 1월 27일] 국세청이 적발한 역외탈세 유형 살펴보니

‘이전 가격(transfer price , 移轉價格)’은 다른 표현으로 ‘내부가격’이라고도 하는데요. 이것은 대기업 그룹 내의 기업들 간에 재화와 용역을 거래할 때 적용되는 가격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전 가격 조작’이란 대기업 그룹이 여러 나라에 관련 회사를 설립하고, 이들 간의 내부 거래 가격을 조작하는 것을 말합니다. 국내 본사와 해외 자회사가 거래를 할 때 본사가 해외 자회사에게 재화와 용역을 정상가보다 싸게 팔고 비싸게 사서 국내소득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입니다. 이 때 해외 자회사가 세율이 낮은 국가에 소재해 있다면 엄청나게 많은 세금을 포탈할 수 있습니다.

[참여연대, 13년 5월 27일] 알기 쉬운 조세도피처 역외탈세 관련 Q & A

검고 : 한마디로 돈의 실제 소유주가 누구인지를 숨기고 or 돈을 어떻게 벌었지를 감추며 or 돈에 대한 세금 부과를 피하는 게 목적입니다. 따라서 돈이 많거나, 돈을 많이 벌거나, 세금을 내기 싫은 사람들이 조세회피처를 이용해서 탈세를 하겠죠. 이번 파나마 페이퍼스로 이들은 응징을 받고 있습니다.


‘파나마 페이퍼스’에 따른 책임과 응징

'파나마 페이퍼스'의 후폭풍이 워낙 거세 잇단 정상의 사임이나 정권교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아이슬란드 시그문뒤르 다비드 귄로이그손 총리는 '파나마 페이퍼스'로 역외펀드 재산을 신고하지 않았던 사실이 폭로됐고 이에 국민 수만 명이 시위에 나서자 결국 사임했다.

각국 정상뿐 아니라 조직 투명성을 관장하는 기구의 책임자들도 줄줄이 '파나마 페이퍼스'에 연루돼 옷을 벗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후안 페드로 다미아니 윤리위원은 미국 연방검찰로부터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는 에우헤니오 피게레도 전 FIFA 부회장 등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자 사임했다.

국제투명성기구(TI)의 곤살로 데라베아우 스웨트 칠레 지부장도 '파나마 페이퍼스'에 이름이 오름으로써 기구의 신뢰도에 손상을 끼쳤다는 이유로 사임했다.

[연합뉴스, 4월 8일] 세계 지도자들 '파나마 페이퍼스'에 휘청…사임 잇따르나


35개국 국세청의 도전 : 역외탈세 문제 해결

 사상 최대 규모로 유출된 조세회피처 자료 '파나마 페이퍼스' 관련 역외탈세 문제에 세계 각국 국세청들이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각국 공조를 통해 확보한 역외탈세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융합, 분석해 탈세 혐의를 검증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1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역외탈세공조협의체(JITSIC) 35개 회원국이 프랑스 파리에서 회의를 열고 역외탈세문제의 효과적 해결을 위해 글로벌 차원에서 긴밀하게 공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회원국들은 이 TF를 통해 국가별로 확보된 과세 관련 자료를 다시 납세자별로 분석해 각 과세당국의 정보와 융합, 분석 작업을 할 계획이다.

[노컷뉴스, 4월 15일] 역외탈세 '파나마 페이퍼스' 35개국 공동대응나선다


3) 필진 코멘트

검고: '파나마 페이퍼스'에는 러시아, 중국, 영국, 아르헨티나 정상들과 힐러리 같은 유명 정치인뿐만 아니라 각국 정치인과 기업인, 유명 스포츠 스타까지 연루되어 있습니다. 한국인은 195명이며,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이미 여러 정상들과 고위 정치인들이 사임하는 등 유명인들의 탈세 혐의에 대해 시민들이 엄중한 심판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참 조용한 것 같습니다. 언론에서조차 크게 다루지 않고 있으며, 2013년 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히 지나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 세상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확실한 것은 죽음과 세금뿐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국세청은 35개국과 반드시 역외탈세 문제를 바로잡아 누구도 세금을 피할 수 없도록, 조세 형평성을 지켜주기 바랍니다.



by 검정고무신

divermuns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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