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읽기] 2016. 5. 11. by 검정고무신
“로보 어드바이저, 자신 있어?” by 검정고무신
1. 이슈 들어가기
과연 우리 미래는 어떻게 바뀔까요? 저는 KBS ‘명견만리’라는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는데요. 최근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주제로 AI(인공지능)에 대한 내용을 비롯하여 많은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했습니다. 그 이후 저는 늘 미래는 어떻게 변할 것이고, 빠르게 변하는 추세에 어떻게 하면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데요. 행간읽기 필진 카르디님이 최근 기사에서 언급하셨듯이, 앞으로는 새로운 직업관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아야만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적응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금융권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최근 금융인들 사이에서는 ‘로보 어드바이저’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내 자산을 알파고에게 맡겨도 되는 세상이 이미 왔을까요?
2. 이슈 디테일
로보 어드바이저란?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을 의미하는 로보(ROBO)와 자문전문가를 뜻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다. 현재까지 개인은 자산 투자에 대한 조언을 주로 펀드매니저들을 통해 얻었다. 그러나 최근 핀테크(Fintech) 기술을 이용한 빅데이터, 알고리즘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와 결합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과 활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사들은 인터넷과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 데이터와 금융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향후 5년 안에 18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일경제, 4월 21일] '로봇+자산운용' 뜻하는 로보어드바이저
로보 어드바이저의 급성장 배경
1. 저금리 환경 장기화로 인한 투자 목표수익률 하향, 이에 연관한 자산배분 욕구 증가
2. ‘핀테크’ 및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금융 IT화, 그리고 낮아진 진입장벽
3.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의 높은 Fee에 대한 고객 불만
4. 절세(미국의 경우,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에 대한 관리
5. 소액 자산에 대한 PB의 소홀한 관리 및 자산관리 서비스의 대중화
[able컨설팅, 10월 19일] 로보 어드바이저, WM서비스 대중화에 도전장
검고 : 금융권에 종사하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금융업계에서는 컴퓨터가 이미 오래전부터 투자를 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시스템 트레이딩'으로 불리는 프로그램입니다. 무엇이 다를까요?
기존에 있던 시스템 트레이딩과 다른 점은?
시스템트레이딩은 사람의 자의적 판단이나 편견을 배제하고 일정한 매매규칙을 사용해 일관성 있게 매매를 수행함으로써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매매방법이다. 쉽게 말해 특정종목의 매수가격과 매도가격 등 다양한 매매조건을 프로그래밍화해 컴퓨터에 입력한 뒤 매입가를 기준으로 일정폭 하락할 경우 매수하고 상승하면 매도한다. 매매 결정은 컴퓨터가 할 수도 있고 투자자가 할 수도 있다. 사전에 투자자가 특정 조건을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컴퓨터가 그에 따라 매매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로보어드바이저와 시스템트레이딩은 일부 닮았다.
하지만 이런 우려 속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는 시스템트레이딩과 목적이나 내용 면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단순 매매 결정에 그치지 않고 무궁무진한 퀀트베이스를 바탕으로 투자자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rebalancing)한다는 점에서 시스템트레이딩보다 진일보한 능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뉴시스, 15년 11월 2일] 시스템트레이딩 아니다!"…'투자자문가' 로보어드바이저
검고 : 단순한 투자보다는 아래와 같은 패턴을 보이며 능동적인 투자를 하는 게 로보어드바이저라는 이야기입니다. 즉, 인공지능이라는 거죠.
‘투자성향 → 포트폴리오 구성(어떤 상품들에 투자할지) → 투자 → 결과 분석 및 피드백 → 리밸런싱(적합한 상품으로 다시 구성) → 투자’
로보어드바이저의 종류
로보어드이저는 크게 2가지 일을 한다. 하나는 투자자의 위험 성향을 파악한 후 어울리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 두 번째는 시장 상황에 맞춰 실제 자산을 사고파는 일이다.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들은 자산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일과 자산을 사고파는(트레이딩) 일을 함께 한다. 우리나라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증권사가 트레이딩 업무를 맡는다. 증권사의 비용 구조를 뒷받침해줘야 하는 구조라 수수료가 기대만큼 낮아지지 않는다. 하나로 묶여있어야 할 사업이 나뉘어 있으니 비효율적이다.
검고 : 우리나라는 아직 ‘포트폴리오 구성’ 단계입니다. 제도적인 한계가 있죠. 금융위는 앞으로 로봇이 직접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할 예정입니다.
금융위원회, 로봇이 직접 투자해라.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인공지능 자산관리 시스템인 ‘로보어드바이저’(로봇+어드바이저)가 직접 고객을 상대로 투자 자문과 자산운용을 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24일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금융자문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현행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령은 ‘사람’이 관여하지 않고 로보어드바이저만으로 자문과 투자를 집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는 금융회사의 자문인력이 로보어드바이저의 자산 배분 결과를 활용해 고객에게 자문을 하거나, 운용인력이 로보어드바이저의 도움을 받아 고객 자산을 직접 운용하는 수준의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한겨례, 3월 24일] 로보어드바이저, 고객 돈 직접 굴린다
검고 : 과연 로봇에게 돈을 맡겨도 될까요?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저렴한 수수료, 투자 자문의 대중화
로보어드바이저의 장점은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인건비와 거래수수료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낮은 수수료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로보어드바이저의 자문보수는 운용자산의 연 0.25~0.50%로 투자자문 인력에 지급하는 보수(연 0.75~1.50%)의 3분의 1 수준이다.
고액자산가 위주로 이뤄졌던 자산관리 서비스가 로보어드바이저 발달로 대중화할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 4월 21일] '로봇+자산운용' 뜻하는 로보어드바이저
객관적 투자 가능
기존의 자산관리는 전문지식을 지닌 개인이 투자자에게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는데요. 이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아무리 객관성을 지킨다 해도 어느 정도의 주관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로보바이저는 투자자에게 철저히 객관성을 유지하며 투자 자문을 제공합니다. 사람이 아니고 로봇이기 때문이죠. 오로지 데이터에 의지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자산을 관리하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요소가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경제생활백서, 2월 17일] 로봇에게 투자 자문을 받다! 로보어드바이저
로보 어드바이저의 한계
존 리 대표는 "한 회사에 투자할 때 수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기업을 직접 방문해 대표를 만나보고 경영철학 등도 파악하는 것"이라며 "기계는 알고리즘에 의해서만 움직이기 때문에 기업의 내재가치를 절대 파악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로보어드바이저는 펀드매니저의 업무를 돕는 보조자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김 전무도 "로봇 알고리즘이 세상의 모든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반면 인간은 풍부한 상상력을 통해 상황에 적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4월 10일] 기업의 내재적 가치 파악은 `글쎄…`
위기 대응능력 떨어진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등장한 로보어드바이저가 변동성이 큰 금융시장에서 위기대응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데이터에만 의존하는 자산 배분이 금융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선진국에서도 대부분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산시장 호황기에 출시돼 시장 침체기를 경험하지 못했다”며 “시장 충격에 대응하는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국민일보, 4월 4일]로보어드바이저! 내 돈, 불려줄 수 있겠니?
종합자산관리 능력 떨어진다.
사람이 제공하는 세금·상속·부동산 등 종합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도 한계가 있고 투자상품이 ETF에만 국한 돼 있어 종합적 자산관리가 필요한 고액 자산가들에게는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도 있다.
[뉴시스, 15년 11월 2일] 시스템트레이딩 아니다!"…'투자자문가' 로보어드바이저
손실 나면 누구 책임?
불완전판매 시 투자자보호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점도 약점으로 꼽혔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제공한 자문이 고객에게 부적합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책임소재가 모호하다는 것. 장인태 신한은행 PB팀장은 “로봇은 고객에게 데이터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만 PB는 고객의 자산관리에 책임의식을 갖는다”며 “고객의 평생자산을 책임진다는 신념으로 자산을 관리하기 때문에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도 훨씬 적다”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기술적 오류도 우려되는 점이다. 로보어드바이저를 비롯한 인공지능의 한계로 과적합(오버피팅)의 오류를 제기한다. 인공지능이 학습과정에서 훈련된 데이터의 특징을 과도하게 해석하다가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것. 알파고가 대전에서 수많은 경우의 수 때문에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듯이 로보어드바이저도 시장을 읽어내는 과정에서 자칫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머니위크, 5월 2일] '인간 vs 로봇', 자산관리 승자는?
금융권의 미래는 어디에?
씨티그룹은 최근 발표한 ‘디지털 파괴(digital distruption)’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핀테크 자동화로 향후 10년간 미국과 유럽 은행권에서 170만명이 해고될 것으로 내다봤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할 때 은행원이 40∼45% 감축될 거라는 분석이다.
한국 금융권에도 이런 우려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일 주요 4대 은행의 한 관계자는 “핀테크로 대체 가능한 영역은 사실상 무궁무진해질 것”이라며 “적어도 20∼30년 후에는 은행원이 비전 있는 직종으로 꼽히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국내은행 인력 수는 자동화 여파로 축소세다.
[국민일보, 4월 21일] “핀테크發 칼바람 부나” 은행 후들… 씨티그룹 “美·유럽서 10년간 170만명 해고될 것”
3. 필진 코멘트
검고: 알파고는 바둑 세계챔피언 이세돌을 이기기 위해 20년이 넘는 세월을 기다렸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지금의 알파고가 탄생했죠. 지금 로보 어드바이저는 말 그대로 걸음마 단계입니다. 따라서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투자를 결정할 때 주의해야만 합니다. 피땀 흘려 번 돈을 쉽게 잃을 수도 있거든요.. 물론 긴 안목으로 보면, 언젠가는 로봇이 자산운용을 더 잘하는 날도 올 것입니다.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하니까요.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로보어드바이저가 겪을 시행착오들을 지켜본 뒤에 투자를 결정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by 검정고무신
divermunsu@gmail.com
행간읽기, 하나만 읽으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