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행간읽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간읽기 May 20. 2016

[베핑] 강남역 화장실 살인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

[행간읽기] 2016. 5. 20. by 베이비핑크


강남역 화장실 살인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 by 베이비핑크

1. 이슈 들어가기

베이비핑크: 강남역 공용 화장실에서 끔직한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아무런 관계가 없는 여성을 정신 분열증 증세가 있는 남자가 화장실에서 기다렸다 살인을 저지른 사건입니다. 이번 사건 이후로 강남역에는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묻지마 범죄’ 에 대한 사회 시스템의 안정적 대비책의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요원해 보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을 통해 이번 사건을 '남성혐오'와 '여성혐오'가 섞이면서 남녀갈등의 측면에서 접근하려는 시도가 여기저기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2 이슈 디테일

(1) 공용 화장실 문제

이번에 살인사건이 일어난 곳은 남녀가 함께 사용하는 이런 공용화장실입니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서 2006년 이후에 지은, 일정한 규모가 넘는 건물은 남녀 화장실을 구분해서 설치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2006년 이전에 지어졌거나 일정한 규모가 넘지 않는 건물에선 여전히 이런 남녀 공용화장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공용화장실을 사용할 때마다 불편함과 범죄에 대한 불안함을 느낀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중략>

[하모 씨/직장인 : 술 취한 남자들이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무섭기도 하고 마주치기가 꺼려져서 쥐죽은 듯 없는 척 있다가…]

남성들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김동훈/경기도 광명시 : 소변기 같은 것도 밖에 나와 있고, 문 벌컥벌컥 열리면 좋지도 않고.]

작은 상가의 화장실은, 공중화장실에 관한 법의 적용대상도 아니어서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행정자치부 관계자 : 별도로 (공용화장실) 집계를 낸 사항은 없습니다. 사실 집계는 좀 어려운 상황입니다.]

건물주들까지 수리비가 든다며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범죄에 취약한 곳이 적지 않은 실정입니다.

[ SBS, 5월 19일, 3곳 중 1곳 '공용화장실'…女 '불안' 男 '불만']

베이비핑크 : 이번 사건을 통해 공용 화장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공용 화장실은 어떤 이유에서라도 불편함과 위험성이 존재하지만 현행 법률을 개정하지 않는 한 건물주가 스스로 수리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2) 피해 여성 추모

17일 새벽 강남역 인근의 한 주점 화장실에서 낯선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살해된 20대 여성을 추모하는 물결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19일 오후 찾은 강남역 10번 출구 벽면에는 고인의 죽음을 추모하는 내용이 담긴 쪽지가 빈 공간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빼곡하게 붙었다. 50여명 가량이 모여 있었고, 이들은 대부분 피해자의 나이대와 같은 20대였다.

육안으로 봐도 수천장은 넘길 듯한 쪽지는 출구 벽면을 넘겨 대로와 인도를 구분 짓는 펜스까지 이어졌다.

이곳에 추모 쪽지가 붙기 시작한 전날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쪽지의 양이 많이 늘어난 모습이었다. 여성이 대부분이던 전날과 달리 이날은 남성 추모객들도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쪽지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내용과 함께 '여성 혐오를 뿌리 뽑자', '피해자는 여성이라서 죽었습니다', '언제까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참고 조심해야 하나요' 등 여성 혐오 범죄를 비난하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학생 허인행(19)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돼 직접 추모하고 싶어 학교를 마치고 왔다"며 "나는 남자이지만 이번 사건을 보면서 우리나라 여성 인권 상황이 아직도 좋지 않고 의식 수준도 낮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후략>

[연합뉴스, 5월 19일,  '묻지마 살인' 피해여성 추모물결 이틀째…촛불 집회도(종합)]

베이비핑크 : 이번 사건은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라는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여성 입장에서 남의 일이 아닌 바로 나의 일이 될 수 있다는 심정이 투영되어 추모의 길은 더욱 길고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 기사를 보면 추모 쪽지의 내용 중 상당수가 ‘여성 피해자’ 라는 부분을 강조한다는 점입니다. 과연 이 사건이 여성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인가? 아니면 정신 분열자가 벌인 사건인가? 라는 두 시각이 남녀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인데요, 현재 수사결과를 보면 피의자는 정신 분열증으로 인한 여성 혐오(여자들에게 항상 무시당했다)증이 상당했고, 이것이 살인을 저지른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피의자는 화장실에서 ‘여성’을 기다렸다는 점은 단순히 약자를 살해한 것과는 괘가 다릅니다. 


(3) 여성 상대 범죄 갈수록 늘어

<전략>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으로 들어가는 여성입니다. 이 집 앞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서 비밀번호를 알아낸 40대 남성은 얼마 후 이 집에 침입했습니다.

범인은 혼자 사는 여성만을 노렸습니다.서울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헤어지자고 했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약자인 여성은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 살인, 강도, 성폭행 등 4대 강력범죄의 피해자 10명 가운데 9명 가까이는 여성이었습니다. 또 이번 사건처럼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이 저지르는 범죄 역시 2005년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때문에 여성들 사이에선 아무런 이유 없이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도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통계청의 범죄 위험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여성 응답자의 70.5%가 불안하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이 사건 이후 늦은 시간에 공용화장실을 이용할때는 여성 서너 명이 함께 갈 정도입니다. <후략>

[KBS, 5월 19일,정신병력 확인…‘불특정 여성’ 노렸다]

베이비핑크 : 여성 상대 범죄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대체로 남성보다 여성이 약자이고 범죄자가 주로 남성이기에 성범죄를 포함한 강력 범죄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더욱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하는 묻지마 살인 대상이 여성을 대상으로 발생할 때는 대체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여성 전체에 큰 공포감을 조성하게 만듭니다. 이는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바라보는 부작용까지 일으키기도 합니다. 


3. 필진 코멘트

베이비핑크: 일부이겠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여성들이 남성혐오를 갖게 되고, 이것이 다시 여성혐오를 불러일으키면서 남녀 갈등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우선 정신질환자의 확실한 모니터링 시스템의 필요성은 사회 안정망과 연관된 이슈입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인터넷 시대의 도래로 우리는 폐쇄적 태도와 적대적 사고방식, 분노 조절 장애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심적 상처를 갖은 사람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이 남녀갈등으로 번지는 것 또한 현재 우리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피해자에 대한 추모와 재발 방지를 위한 사회 안정망 시스템을 위해 더욱 처절하게 고민해야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보이지 않는 심적 상처를 갖지 않는 ‘우리’가 되야 할 것 같습니다.


by  베이비핑크

realbabypink@gmail.com

행간읽기, 하나만 읽으면 안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골감자] 중국식 구조조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