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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Jul 20. 2016

[엠줴이] 일본의 수학 붐(Boom), 어른들이 빠지다

[행간읽기] 2016. 7. 20. by 엠줴이




“일본의 수학 붐(Boom), 어른들이 수학에 빠진 이유” by 엠줴이 

1. 이슈 들어가기

엠줴이: 수년 전부터 일본의 어른들(?)은 수학의 묘미에 빠져 있습니다. 최근 교육계는 수년 전 미적분을 문과 학생들도 배워야 하는 과목으로 지정했으며, 나아가 최근에는 문이과 통합 과정까지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 일본은 몇 년 전부터 조용히 수학을 배우는 것이 붐이 일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를 제쳐두고, 왜 하필이면 수학일까요?


2. 이슈 디테일

엠줴이: 학창 시절 싫어 했던 수학을 교양으로 배우기 시작합니다. 2010년 기사에서 찾아 볼 수 있었던 점은, 다양화 된 사회에서 한 가지 답 만을 추구 할 수 있는 수학이 그들에게 좋은 피난처가 된 격입니다.


 학생들의 수학(數學)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기성세대 사이에서 수학 배우기가 붐을 이루고 있다고 주간문춘(週刊文春) 최신호가 보도했다. 지자체별 문화센터에서 수학 강좌가 초만원을 이루는가 하면 수학을 다룬 소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문학이나 예술 등 인문 강좌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지역별 문화센터에 최근 '수학Ⅰ' '미분적분'과 같은 수학강좌가 잇따라 개설되고 있다.
 신카이 다로(新海太郞) 아사히칼리지 기획담당자는 "수강생 연령층도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하다"며 "학창시절 제대로 공부를 안했으니 이제 부담 없이 다시 배워보자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성세대 사이에서 중고교 시절의 수학 참고서도 불티나듯 팔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출판된 수학 해설서 '다시 한번 고교 수학'(일본실업출판사)은 현재까지 이 출판사가 펴낸 수학 교과서의 두 배에 이르는 5만 부가 팔렸다. 이 책은 어려운 문제 풀이 대신 수학의 기초를 이해하기 쉽게 구성한 게 특징이다. 
 일본 수학자들에 따르면 몰라도 아무런 불편이 없는, 일상생활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수학이 일본 기성세대 사이에서 이처럼 붐을 이루고 있는 이유는 수학을 통한 지적유희라고 설명한다. 인류가 수백 년 동안 풀지 못한 수학문제가 풀리기까지의 드라마틱한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간은 정치도 경제도 어려운 불확실성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이 적어도 정확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수학에서 대리만족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정답'이 있는 수학에서 마음의 위안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0.07.27/동아일보] 일본 때 아닌 ‘수학 배우기’ 붐


"왜 이런 힘든 작업에 굳이 도전하는 겁니까? "

학창 시절에 수학을 싫어하게 되고 나서, 수학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는 캐스터의 쿠니야 히로코가 이런 의문을 표했다.  과학 작가의 타케우치 카오루는 그에 이렇게 답했다.

" 힘들지만 쉬지 않고 산을 올라가는 것과 비슷하다. 특히 최후의 어려운 장소를 지나 정상에 이르렀을 때의 쾌감, 전망 좋은 시야가 보이는 쾌감을 맛 보고 싶잖아요. 학교의 수학은 시험이나 (대학)수험 같은 제도가 있었지만,, 이제라도 처음부터 제대로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잖아요?"

아직 납득할 수 없는 쿠니야가 "수학적 사고할 수 있도록 되어 뭔가 달라질까요 "라고 묻는다.

"수학은 언어입니다. 자연을 분석하는 언어, 자연을 바꾸는 언어. 수학이란 언어를 공부하면 전혀 다른 문화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타케우치 카오루)
[2011.7.29/JCAST NEWS] 중 장년층이 빠져버린 ‘수학 붐’ 성취감을 참을 수 없다.


엠줴이: 하지만 수학이라는 학문이 지속적으로 미적지근한(?) 이슈를 이어 올 수 있었던 것은 수학과 관련 된 현대 과학 문명에도 그 관련성이 있습니다. 최근 관심이 모아진 ‘알파고’로 도드라진 인공 지능에 관해서도 수학이 기본 바탕이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수학 공부는 오랫동안 입시 준비생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지독한 대입 터널을 통과하고 나면 수학과 영영 작별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뇌를 좀 더 많이 사용하기 위해, 또는 재미와 기쁨을 얻으려고 다시 수학을 공부하는 어른이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알파고 대 이세돌’의 바둑대국 이후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학을 공부하려는 어른이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취업해 기획부서에서 일하는 직장인 박성재 씨는 “알파고의 알고리듬에 대한 언론기사를 보니 함수, 경우의 수, 확률 등 학창시절 배운 수학 용어가 많이 등장하더라. 인공지능을 현실로 만든 기술의 바탕에 수학이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고, 다시 수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비례대표 후보 1번에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를 배치한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도 그 배경으로 “인공지능의 기본은 수학이란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이미 5~6년 전부터 성인 수학 공부 열풍이 불었다. 그동안 인문 분야 강의가 주류였던 일본 각지 문화센터에서 미분·적분 같은 수학 강좌가 인기를 끌고, ‘다시 하는 고교수학’ ‘수학 걸’ 등의 교양 수학서도 인기를 모았다. 이에 대해 3월 어른을 위한 수학 교재 ‘뇌팔팔요법’을 펴낸 ‘기탄출판’의 주성택 연구위원은 “일본 출판 트렌드가 한국에 들어오는 데 보통 5~10년 걸린다. 최근엔 ‘알파고 현상’도 있어 우리나라 성인의 수학 공부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3월 23일 삼성그룹 사장단이 박형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아주대 석좌교수)을 초청해 ‘산업과 세상을 바꾸는 수학’이라는 제목의 특강을 듣는 등, 사회 각계에서 수학을 배우려는 움직임도 시작되는 분위기다.
[2016.04.06/주간동아] 어른, 수학에 빠지다 


사인, 코사인, 탄젠트 ... 삼각함수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싫은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 같지만, 세상에는 수학을 다시 배우려는 어른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형서점에서는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수학책이 두드러지게 나열되어 있어 '붐' 이라고 유행하고 부터 7년이 지났지만, 그 분위기는 꺾이지 않고 있다. 어째서 일까? 그 "증명들" 에 관해서 체크해 보았다.


왜 성인이 수학에 끌리는 걸까? 

수학자로 장발에 두건이 트레이드마크인 아키야마 진 도쿄이과대학교수(69)에게 물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칠판 앞에서 문제를 풀 때 ‘이런 것도 못 푸냐’라고 선생님에게 핀잔을 들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마음속에서는 ‘제대로 하면 수학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면 ‘다시 한 번 수학을 배우고 싶다’고 재도전하는 사람이 많다.” 수학에서 필요한 지식은 고졸 정도면 된다. ‘“수학 문제집을 푸는 것은 바둑이나 장기에 필적하는 지적인 놀이다” 라고 아키야마 교수는 말했다.


나아가 수학을 배우는 것은 취미로 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현대는 ‘생각하는 힘’이 중요한 시대이다. 우리들은 이상기후, 대지진, 원폭 사고 등을 겪어왔다. 또 헌법 개정이나 TPP(환태평양 파트너십협정) 등 남에게 맡기고 싶지 않는 문제도 굉장히 많다. 결국 자신이 제대로 생각해서 판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가 수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편 재즈피아니스트이자 재야의 수학자이기도 한 나카지마 사치코 씨(37)는 수학과 음악이 닮았다고 말한다. “수학으로 논리적인 시행착오를 반복하면 감성도 기를 수 있다. 어려운 문제를 풀다 보면 길에 피어 있는 꽃에 자신도 모르게 다가간 듯한 순간이 있습니다.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작곡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생각을 계속하다보면 감성이 해방되어 돌파구를 찾을 때가 있다”고 말한다.


“피아노를 어른이 되어 배우는 사람이 많지만 자기만의 소리를 내고, 새로운 자신과 만날 수 있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수학은 수와 논리를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직감력을 갈고닦아 세계를 보는 시선을 넓혀 줍니다. 수학을 다시 배우는 성인은 남성이 많지만 여성도 더욱 늘리고 싶습니다.” 수학도 음악도 체험해 보면 질리지 않고 지속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수학 붐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수학에 대한 열기의 배경에는 비즈니스 현장에서의 요구도 있다. 예를 들어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통계학을 마스터하고 싶다는 수요이다. 앞서 나온 호리구치 씨는 “컴퓨터는 어떻게 움직이나,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수학적인 배경을 모르면 근본 원리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고도의 과학기술을 뒷받침하는 사물이나 조직의 구조에 대해 이해하고 싶은 영업자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취미가 수학’이라고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호리구치 씨는 “일본도 미국처럼 수학자에 대한 사회적 신뢰성이 높아진 것이 아닐까”라고 한 뒤 미국의 한 구인정보 사이트의 직업 랭킹을 보여주었다. 놀랍게도 1위가 ‘수학자’였다. “수학 기술이 있으면 취직 기회가 늘어나고 연봉도 높아지는 것이 미국입니다. 대학에서 연구하고 있는 사람만이 수학자가 아닙니다. IT(정보기술), 금융기업 등의 대다수가 ‘수학자’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2016.6.29/마이니치신문] 수학 붐, 왜 계속되는가? 바둑, 장기에 필적하는 지적 놀이. IT, 금융 기업에 수요.

   

엠줴이: 위에 언급 된 학원, 성인을 대상으로 수학을 가르치는 와카라(和から)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소개하는 기사도 발견 되었습니다. 어른이 되어 뒤늦게 수학에 관심을 갖는 배경에는 학창 시절, 입시에 맞춰 수학의 단편적인 풀이에만 초점이 맞춰져 관심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회사명은 덧셈의 ‘합(和)’에서 딴 의미이기도 하며 ‘잘 모르겠다.わからない’ 는 점이 배움의 출발점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성적은 좋지만 수학이 싫은 일본의 젊은이들

그렇다고는 해도 400명이 개인지도를 받고 있다는 것은 조금 놀랍다. 전임강사 중 한명인 이시이 씨에 의하면 “동기는 대충 3가지이다.” 먼저 일의 필요에 의해 통계학이나 고교수학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음으로는 수학이 취미로, 난해한 수학적 세계에 빠져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리고 ‘수학을 잘 못한다는 의식을 탈피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예상 외로 많다.’ 

국제적인 학습 도달도 조사에서 일본의 중학생의 수학 성적은 세계에서 톱 클래스이다. 수학을 잘한다. 하지만 수학이 싫다고 느끼고 있는 어린이들이 외국보다 많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잘 못한다는 의식이나 혐오감조차 갖는 경향이 있다. 왜 그럴까? 호리구치씨는 이렇게 생각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입시(시험)을 위한 수학에서는 시험의 문제를 풀 수 있는가 어떤 가로 가치가 매겨진다. 문제를 푼 사람은 재밌다고 느껴질 지도 모르나, 풀지 못한 사람은 재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학의 재미는 시험문제를 풀 수 있다. 풀 수 없다고 하는 것과 별개의 포인트가 있기 때문이다.”


입시(시험)을 넘었을 때 느끼는 다양한 매력
수학은 실제 사회에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도구이다. 학교 수학은 시험을 위한 수학이며, 수학이 도움이 되고 편리한 것이라는 실감을 지금의 학교 교육으로는 가지기 어렵다.
 또 한편으로는 사회나 세계의 구조를 알기 위한 일반 상식으로 수학적인 견해, 사고 방식의 소중함도 학교에서는 충분히 가르치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미적분. 실제 사회에서 미적분을 써서 문제를 풀 기회를 만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푸는 방법 그 자체에 대해서 모든 사람이 정통 할 필요는 없지만, 미분과 적분의 배경에 있는 견해나 생각을 갖추는 것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결코 손해 되는 일은 없다.  수학이 갖는 다면적인 가치를 일본의 학교 교육은 아이들이 이해하도록 전하고 있지 않다. [2016.06.06/닛케이 신문] AI 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지금 성인 수학 교실 열풍


엠줴이: 일본의 수학 붐은 사실 요사이의 유행이 아닙니다.  에도시대의 일본에서는 수학이 비약적으로 진보했습니다. 이는 일본 독자적인 수학(주산, 주판을 이용한 수학)인 ‘와산(和算)’ 이 그 배경에 있습니다. 


중국과 한반도를 통해 전래된 수학은 나라시대(우리나라의 경우 삼국시대)에 고대 율령제가 확립 되었을 당시, 수학이 중앙 관료의 필수 과목이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습니다. 이 후 중국에서 주판이 전해져 에도시대에는 본격적으로 와산(일본식 주산)에 대해 유행이 도래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화폐경제가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농민들도 공납이나 지방세의 비율을 화폐로 계산을 해야 했기 때문에 지방 정부 및 사무라이 마저도 수학적 지식이 필요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수학자나 수학 애호가 들은 어려운 문제를 푸는 데 성공하면 신사나 절에 산액(算額/ 계산한 금액)을 바치게 되었습니다. 문제가 풀린 것을 신불에 감사하고 자신의 업적을 세상에 알릴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문제에만 쓴 금액을 바쳐, 라이벌에게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도전하고 씨름 했던, 수학을 사랑하는 에도시대의 일본인들에게 신사와 절은, 지적 격투기의 성지이기도 했습니다.
[(참조) 2013.9.11/닛케이스타일] 사무라이나 농민이 수학으로 재주를 겨루는, 와산문화(일본 주산문화)는 에도시대의 꽃


3. 필진 코멘트

엠줴이: 저도 최근 필요에 의해 미적분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각적으로 변하는 세상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이해 될 수 있도록, 여러분도 ‘교양수학’의 세계에 빠져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기사 전문해석 바로가기 


by 엠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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