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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Jul 27. 2016

[익명] 3가지 포인트로 보는 2016년 추경

[행간읽기] 2016. 7. 26. by 익명




“3가지 포인트로 보는 2016년 추경" by 익명

1. 이슈 들어가기

익명: 얼마 전에 이가 좀 시려서 치과에 다녀왔습니다. 간단한 치료면 될 줄 알았는데, 이빨에 금을 씌우고 뭘 채우고.. 그리고 결제할 때 마음이 아팠습니다. 다행히 저에게는 마이너스 통장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기에, 그리고 요즘 금리도 상당히 낮아서 치료를 못 받지는 않았지만 예상치 못한 지출에 한동안은 절약을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부도 저와 같은 예상치 못한 지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7월 22일)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발표하였습니다. 즉, 정부가 돈을 써서 경기 부양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입니다. 추가경정예산안, 줄여서 추경은 정부가 기존 연간 계획에서 예측하지 못한 추가적인 비용 집행을 계획하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돈이 더 필요한 것일까요?


2. 이슈 디테일

◾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기획재정부는 7월 22일 「구조조정과 일자리 지원을 위해 총 11조원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라는 제목으로 추경을 발표하였습니다. 보도자료에서 밝힌 배경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저성장 기조 (분기별 0%대)  

    청년층의 고용 사정 악화  

    조선업 등의 구조조정으로 향후 실업자 증가 예상  

추경 예산 11조원은 세출 확대 및 국가채무 상환으로 사용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포인트 1: 국채 발행 없는 추경

기획재정부의 보도자료는 “국채 발행 없이 재원을 조달하고, 세수 증가분 일부는 채무 상환에 활용하여 재정 건정성도 고려” 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정부는 부족한 재원을 국채 발행을 통해 충당하였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국채 발행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초과 세수를 바탕으로 국가 채무를 상환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사항입니다. 이는 1999년 이후 17년 만이라고 합니다. 

[이투데이: 수퍼추경, 17년 만에 국채상환]


이 말은 올해 예상보다 세금이 많이 걷혔다는 뜻 입니다. 예상보다 세수가 많이 확보되어 추가적인 재원 확보 없이 가지고 있는 돈으로 경기 부양 활동을 하고, 국가 채무 상환까지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보통 경기가 좋아지면 세금이 많이 걷히고, 경기가 나빠지면 세금이 덜 걷히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경제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과정에서 세금이 는다는 것은 서민들의 삶이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앙일보: 세금 많이 걷히는게 반갑지만 않은 이유]


추경을 재정 보수주의의 폐혜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국채 발행 없는 추경은 그 폐혜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매년 본 예산을 편성하고 그 본 예산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지출이 필요할 경우 추경을 편성합니다. 이를 고려해 보면 추경에 사용할 세수가 많이 확보되었다는 것은 최초 본 예산 설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한 추경 예산 편성은 다음해 본 예산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2016년 추경예산 발표에서도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은 “ 이번에 추경을 편성하기 때문에 내년 본예산은 애초 계획보다는 (총지출 증가율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라고 사전 브리핑에서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결국 엉터리 [본예산 → 추경 → 긴축예산(엉터리 본예산) → 추경]의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입니다. 

[한겨레: 재정 보수주의를 넘어… 추경이 불편한 이유]

익명: 정부는 국채 발행 없는 추경, 국가채무도 상환하는 훌륭한 추경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현실은.. 1) 경기는 안 좋은데 국민들 세금 많이 거뒀다. 2) 본 예산 잘못 짜서 나중에 예산 다시 짠다. 이 두 가지가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 세수 불균형이 심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법인의 세부담은 줄어들고 개인들의 세부담은 커지고 있죠. 이러한 상황에서 세금을 많이 거뒀다고 빚 없이 경기 부양해주겠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이 맞을까요?

[비즈워치: 직장인 소득세 10년간 2배 늘었다]

또한 조금 더 책임감 있게 국가 운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선 본 예산 편성해 놓고 나중에 고치면 된다는 생각이 있기에 악순환이 지속되는 거 아닐까요?


◾ 포인트 2: SOC 없는 추경

이번 추경의 또 다른 특징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빠졌다는 부분입니다. 기획재정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SOC사업은 구조조정 직접연관성 부족 등을 감안하여 제외”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본 추경의 주요 목적이 구조조정 지원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SOC에 투자하지 않는 추경은 2005년 이후 처음입니다. 하반기에 급히 돈을 투입할 공사를 찾기가 마땅치 않다는 게 주된 이유입니다. 또 SOC 예산을 쓰겠다고 하면 각 지방에서 서로 돈을 받아 공사를 벌이겠다고 다툼을 벌여 지역 간 형평성 논란 불거질 수 밖에 없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비즈: 11년만에 건설사업 없는 추경]

[한국일보: 추경 ‘단골손님’ SOC가 빠진 이유는] 

[아시아경제: 일문일답 “올해 추경 SOC사업 제외”]

익명: 본 추경의 목적을 구조조정으로 확실히 하며, 지역 형평성 논란을 피해갈 수 있는 대안으로 SOC 없는 추경을 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것보다는 논란이 될 만한 요소를 최대한 제거하려고 노력한 부분에 더 주목됩니다. SOC 사업이 추경 예산에 들어갈 경우 지역 간 이권 싸움 및 지역 간 형평성 문제로 국회에서 오래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다음 포인트에서 언급 할 추경의 신속한 추진이 중요하다는 의견 등을 고려해 볼 때, 논란의 요소를 최대한 없애면서 추경의 조속한 의회 통과를 노린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포인트 3: 속도가 생명?

이번 추경의 세 번째 포인트는 “속도” 입니다. 기획재정부 보도자료에서는 “신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나갈 계획임”이라고 언급하며 신속한 추진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추경은 올해 안에 반드시 써야하는 돈으로 국회의 심의가 지연 사업 현장에 늦게 투입될 경우 효과가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최근 브렉시트 등으로 국제 경기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업 발생이 예상되면서 추경의 적기 투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헤럴드경제: 추경의 생명은 ‘타이밍’, 시간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뉴스천지: 추경예산 효과는 시기적 타이밍이 관건이다]


[참고] 정부 추경 예산안은 국회에 제출되면, 2주간 상임위 및 예결위 심사를 거친 뒤 본회의를 거쳐 확정되게 됩니다. 현재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야당의 반대가 있을 경우 추경 예산 통과에 진통이 있을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새누리당은 이에 추경 신속처리를 요청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KBS뉴스: 與 “추경 신속 처리, 야당의 ‘통큰 협조’ 바란다”]


그러나 벌써부터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추경 처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새누리당은 ‘누리과정’ 예산은 추경에 편성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뉴스: ‘누리과정’ 예산 놓고 여야대립… 추경 처리 협상 결렬]

[뉴시스: 새누리 “野, 누리과정 예산으로 추경 발목잡아… 본말전도] 

험난한 길이 예상되는 추경입니다.


3. 필진 코멘트

익명: 두 가지 코멘트를 하고 싶습니다.

    추경이 왜 생기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추경 이후의 일만 생각하는 정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올해의 추경이 딱 그 상황입니다. 조선업이 망가진 후에 국가 경제에 타격의 점차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해야 국가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마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우선은 돈을 뿌리자는 식입니다. 그 돈이 다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국민들의 세금입니다. 조선업이 호황일 때는 그 성과는 조선업 관계자들의 것, 불황일 때는 온 국민의 몫. 이러한 상황이 너무 자주 반복되는 한국이 아닌가 싶습니다.
추경이 왜 생기는지 좀 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누구를 위한 추경인지?  

여야의 권력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여소야대의 상황에서는 그 진통이 더 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추경 편성해서 국민 경제에 도움이 되고자 시작하였지만, 점차 정치적인 힘싸움으로 변질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추경은 국민들을 위한 것입니다.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정치적인 상황도 물론 고려해야겠지요. 각 당의 요구들을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우선은 추경을 실행해서 국민들에게 도움을 줘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현 정치에서의 신뢰 수준에서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선 지금 당장 자신의 의견이 수용되지 않으면 언제 될지 모르니까요.

추경? 국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by 익명

ksy08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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