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행간읽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간읽기 Sep 21. 2016

[익명] 지방 갈래? 나갈래?

[행간읽기] 2016. 9. 21. by 익명




“지방 갈래? 나갈래?" by 익명


1. 이슈 들어가기

익명: 서울에서만 생활 했던 사람들은 지방에서 살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한 지방에서만 생활한 사람에게 서울이라는 도시는 삭막하고 약간은 두려운 도시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디에 살고 있으신가요? 그리고 어디에 살고 싶으신가요?
정부가 세종시에 둥지를 튼 지 4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엘리트 공무원의 3,300명이 공직사회를 떠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직 기회가 있으면 공직을 그만두겠다고 하는 공무원들이 과반을 넘는 상황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공무원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2. 이슈 디테일


◾ 세종시 4년… 엘리트 공무원 3,300명 떠났다

한국경제신문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자발적으로 공직을 그만둔 공무원은 2만7027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1만3120명이 세종시 이전 후 퇴직했다고 합니다. 특히, 공직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는 4급(서기관)과 5급(사무관) 공무원의 이탈이 두드러졌으며, 세종시 이전을 본격화한 2013년 이후에만 스스로 공직을 떠난 5급 이상 공무원이 3296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추가적인 이탈 가능성에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일하는 5급 이상 공무원 15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이직 기회가 주어진다면 공직을 그만두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68.4%에 달하며, 이들 가운데 90% 가까이는 세종시 이전 후 이직 욕구가 커졌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한국경제: 세종시 4년…엘리트 공무원 3300명 떠났다]

[한국경제: “공무원 된 것 후회한 적 있다” 53%]


◾ 정책 품질의 저하? 고립된 세종시?

정부의 세종시 이전으로 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가장 큰 문제로 업무의 비효율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민간 협력이 필요한 데 이에 대한 불편이 크기 때문입니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영상 회의 등의 다양한 방법이 고려되고 있지만, 이를 통한 의사소통이 아직은 부족한 듯 보입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정부 각 부처의 영상회의 개최 실적은 2013년 1만3452건에서 지난해 7만6353건으로 3년 동안 5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정부 공용망을 통해 영상회의가 이뤄지는 만큼 자신도 모르게 녹음이 되고 있을 것이라는 우려로 허심탄회한 발언을 꺼린다고 합니다.

이렇듯 민간과의 소통 부족으로 인한 정책 품질 저하 문제가 대두 되고 있는 시점입니다.

[한국경제: 영상회의, 3년 새 5배 늘어나긴 했어도…]

[한국경제: “서울 갔다오면 반나절…전문가 만나기 힘드니 펜팔만 늘었죠”]


익명: 정책 품질 저하라는 부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공무원 사회가 다양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물론, 정책 수립 과정 등에서 민간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자체적인 정책 수립 역량 없이 민간의 도움에 의존하는 양상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책 품질 저하 원인을 민간 협력의 부재로 돌리기 보다는 자체적인 정책 수립 역량을 키우는 것이 더 먼저가 아닐까 싶습니다. 위기가 공무원 집단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또한, 영상 회의가 녹음 된다는 부분을 이유로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말 또한 공무원 사회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은 당연히 공개되어야 하는 부분입니다만, 이러한 부분이 향후 문제가 발생될 수도 있다는 염두 하에 제대로 이야기할 수 없다면 이것이 올바른 것일까요?


◾ 돈은 돈대로..

세종시에 있는 대부분의 중앙부처는 보도자료를 배포할 때 담당자의 휴대폰 번호를 함께 기재한다고 합니다. 공적인 일이라면 사무실 전화번호를 기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휴대폰 번호를 기재하는 것이 다소 의아하긴 합니다. 이는 기자들이 해당 자료에 대해 문의할 때 답변할 수 있는 담당과장은 물론 실무자 대다수가 세종청사 사무실에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업무에 사용되어야 할 시간의 많은 부분이 이동으로 소요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세종시 이주가 시작된 2013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정부세종청사 중앙부처의 출장비는 504억원에 이릅니다. 연간 200억원 규모로 주말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7700만원꼴입니다. 

[한국경제: 세종시 공무원 하루 평균 출장비 ‘7700만원’…세종청사 통근버스 예산 ‘99억원’]

익명: 위에서 언급한 비용은 정부 측에서 소요되는 비용이며, 이는 일반 국민들의 세금입니다. 또한 정부 부처와 업무를 진행하는 수 많은 사기업들은 이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을 지불하며 업무를 진행하고 있을 것입니다.


◾ 세종시 만이 아니다

세종시 외에도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최근 몇 년간 상당히 많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혁신도시를 지정하고, 공공기관을 이전해 지역 경제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는 매우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혁신도시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중앙/지방 정부의 지원대책 부족으로 혁신도시의 성과는 낮다고 합니다. 도입만 하였을 뿐, 지역 경제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인프라 시설, 주거 대책 등이 부족하여 지방으로 이주한 사람들의 어려움이 크다고 합니다. 또한 지역 간 혁신도시사업 성과 편차가 커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조선비즈: ‘혁신도시 10년’ 성적표…도심 인근은 성공, ‘외딴섬’은 苦戰]

또한 지방 이전한 공기업들의 잦은 출장으로 최근 3년간 지방 이전기관 전체 출장횟수는 2013년 65만6306회에서 지난해 84만1997회로 18만5691회(28.3%) 증가했으며, 이 기간 동안 출장비는 2013년 526억4100만원에서 지난해 716억9200만원으로 195억원(36.2%) 상승했다고 합니다.

[아주경제: 지방 이전 공기업들 지난해 출장비만 720억원…뒷짐진 정부]


◾  이 와중에 부동산 가격은 고공행진..

정부 및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가장 첫 번째 명분은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일 것입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 효과가 바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울산, 전주, 나주, 대구 일대 혁신도시들은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가 이전한 세종시는 최근 몇 년간 최고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머니투데이: “혁신 도시는 다르네”…지방부동산 침체속 ‘차별화’]

[내일신문: 세종시, 2006년 이후 ‘집값상승 1위’]


3. 필진 코멘트

익명: - 정책 실행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을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공공기관 및 정부와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지방 이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공공기관 및 정부 이전을 진행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해당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는 너무나 미흡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방 이전의 결정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이전으로의 효과 분석 및 각종 비효율 및 부작용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한 후에 그것을 결정해야 할 텐데, 정책 결정에만 관심이 있는 모습입니다. 정책 결정은 그들이 하고 책임은 국민들이 지는..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50년 100년 지나서 지역의 균형 발전이 가시화되고 좋은 정책으로 평가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영원히 살지 않습니다. 물론 후대에게 좋은 사회를 물려 주는 것도 좋지만, 후대를 위해 현세대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도 정책 입안 과정에서 결정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정책 실행 과정에서의 다양한 이슈 및 문제점을 분석하여 좀 더 국민들을 배려한 정책 실행이 이루어 졌으면 좋겠습니다.


- 직업에 대한 고찰

정부의 세종시 이전이 결정되기 전에 공무원이 되신 분들은 세종시 이전으로 공직 이탈을 고려하는 것이 충분히 이해는 됩니다. 다만, 그 이전에 공무원이 되신 목적을 좀 더 깊이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국가의 발전을 가장 바라는 분들이어야 합니다. 물론, 안정적인 생활 및 고용 보장, 연금 등의 외적인 부분들도 직업 선택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만 적어도 공무원이 되고자 하시는 그리고 공무원이 되신 분들은 국가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남달랐으면 좋지 않겠나 싶습니다.

요즘은 공무원이 국가를 위한 것이 아닌 오직 개인만을 위한 직업처럼 느껴집니다. 안정적인 직장으로 공무원을 추구하는 것이지, 국가의 발전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사람은 적어 보입니다. 국가의 발전만을 생각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공무원을 꿈꾸는 그리고 공직에 있으신 분들은 적어도 일반 국민들보다는 국가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남달랐으면 좋겠습니다.


by 익명

ksy0816@gmail.com

행간읽기, 하나만 읽으면 안됩니다.


행간읽기는 '이슈별 프레임 비교'와 '전문 분야 해설', 두 방향으로 행간을 읽는 비영리매체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누들] 지진이 났는데, 별일 아니니 공부하라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