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동서 송천동 길 장장 이십 리
백제대로 타면 8킬로미터 남짓이지만
신호 지키고 속도 지키고
밀리는 차량 흐름 따라 가려니
이십 분 잡아야 겨우 닿더라
천변길 타면 10킬로미터
길은 좀 멀어도 신호 덜 막혀
더 빨리 갈 수 있다고 기대를 했다
장승로 따라 내려가다가
우회전 한번에 천변길 탄다
벚꽃 피는 삼천 따라 쭉쭉 나가리
이동교 도청다리 마전다리
아랫길 빠져 달리다 아차 싶구나
나처럼 시간 쫓기지 않고
느긋하게 가는 이들 이리 많을 줄이야
차선이 둘이지만 빠져나갈 길 없어
내처 달릴 수밖에
무슨 일이 있어도 돌이키지 못할
외길이란 걸 한참 와서야 알았다
아랫가릿내 지나며 숨 돌린 게 오산이다
팔달로 건너면 송천동, 다 온 줄 알았다
그 사이에 덕진동 있다는 걸 쉽게 여겼다
국악원 앞 신호 터지고 삼거리 시속 50
갈림길에서 시속 30
고개 넘어 좌회전 대기 2분 30초
잘하면 이십 분에 도착할 길을
오 분 빨리 오려다 오 분 더 걸렸다
재수가 없는 걸까 길을 잘못 든 걸까
천변길로 빠졌다가 후회스럽다
이제 와 어쩔 거냐 곧장 가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