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는 것은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가감없이 말할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되고자 얼마나 오랜 시간을 속끓여왔는지 알수 없으리라.
스무해 전까지 친했던 동기가 있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말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게다가 인맥관리라고 하는 걸 잘한다고 주변에서 많이 대단하다고 여기기도 했다. 반면에 나는 어떠했는가. 나는 친한 사람 몇명이 다였다. 거의 아웃사이더 같은 사람들이 친구였다. 아웃사이더라고 명명하지는 않았어도 각자의 일을 하면서 전체 생활에는 영향이 잘 미치지 않는사람의 그룹이었다. 그런 친한 사이임에도 내가 그 친구들에게 종종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내 얘기를 잘 하지 않는다는 것. 내가 그랬나 생각하면 난 참 방어적이었던것 같다.
스무 살, 처음 집을 떠나오면서 '난 괜찮아'를 연발했다.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홀로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었을까. 돈은 부모님이 대주시는 대학생활이었지만 세세한 일을 말할수는 없었다. 멀리 떨어진 공간적 제약에 난 그저 괜찮고 좋다고 할수밖에 없었다. 물론 힘든걸 털어놓을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지만 들어주는 것에 더 익숙했다. 가끔 술먹고 꽐라가 되면서 슬퍼한 적도 있었다. 그러고 나면 또 괜찮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모님과는 조금은 친해진것 같기도 하지만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기란 아직도 여전히 어렵다.
다행인건 수필을 쓴다는 일이다. 아직까지 할말은 많고 해야할, 하고 싶은 말도 많이 있으니 말로 하기 어려웠던 일을 글로 쓸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어 글을 쓸 수 있는 용기가 난다. 혼자 해야하는 일이지만 결코 혼자일수 없는 일이 바로 수필 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