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선배에게 ADHD 진단을 받았다고 말하자마자 자기도 검사를 받아보겠다고 하더니,
본인도 ADHD 진단을 받아서 콘서타를 먹은 첫날이라고 톡이 왔다.
일 년 넘게 미루던 일을 오늘 오전 중 다 처리했다고 한다.
너무 효과가 좋아서 놀랍다, 하기 싫다는 마음이 들지 않고 즉시 그냥 처리하게 된다고.
생산성이 오늘만 같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런 톡을 하면서 나는 글을 붙들고 있었는데,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집중력이 1분 이내였다.
엄청 초조해하면서 애쓰면서 글을 보다가 폰을 보면, 정말 1분이 지나 있었다.
이 이야기를 했더니 선배가 이렇게 답했다.
'너두 진짜 애 많이 쓰고 살았다.'
이런 말이 듣고싶었던 것 같다. 동병상련만이 공감해줄 수 있는 걸까.
남들이 보기에는 그냥 쌔고 쌘 '무명 작가'일 뿐이니 그렇게 유독 망한 것도 아니고
유별나게 힘든 상황도 아니니까, 니가 뭘 그렇게 힘들다고, 이렇겠지.
나도 안다. 하지만 겉으로 티나지 않는 내 속의 괴로움을 누가 알아주니 참... 울컥했다.
하여튼,
의사가 도파민이 들으면 ADHD이고, 세로토닌이 들으면 우울이라고 했다고 한다.
나는 세로토닌(SSRI) 다루는 프로작 먹었는데... 뭔가 나아진 것 같기는 하다.
ADHD와 우울 둘 다 있는 경우도 흔하니까.
근데 프로작 먹은 뒤로 에세이를 전혀 못 쓰게 된 건, 대체 뭘까?
생각이 진행이 안 된다. 글의 완성도가 너무 떨어지는데. 참.
그래도, 설사 2년간의 치료가 허비였거나 잘못된 치료였었다 친다 해도,
지나왔어야 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한 허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전보다 나아지기는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