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일기-받아들여야 한다

by 서한겸

2026년 1월이 되었다. 눈을 뜨자마자 철분제와 비타민 C를 같이 먹고, 1시간 이상 지나 아침을 먹은 후 오메가 3와 비타민 D를 먹고, 자기 전에 유산균을 먹는 습관을 들이려 하고 있다.

기타를 주 1회라도 꾸준히 배우기로, 매번 그만두고 싶지만 겨우 결심한다. 너무 항상 그만둘 위기여서 새 강습일이 개시되기 전 마지막 강습일에 다음 달 강습비를 미리 결제할 정도다. 그렇지 않으면 안 가고 싶어질까 봐. 사실 안 가고 싶을 때가 정말 많다. 연습을 못해서 아쉽지만 그만두는 것보다는 났다. 1년을 배우면 내 실력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그러면 좀 좋은 (60~100만 원대) 기타를 새로 사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1년도 넘게 지났지만 내 실력은 '이게 배운 건가' 싶은 수준이다. 그래도 기타를 한 대 살까 싶기도 하다.

새해 시작과 함께 달리기와 스쿼트 등을 시도했으나,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데 더해 허벅지와 종아리에 찌릿한 통증 등 안 좋은 느낌이 났다. 정형외과에서 엑스레이를 찍어 보니 아마도 디스크 탈출이 확실하다고, 물리치료와 도수치료를 받으라고 했다. 허리 수술을 받던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겨우 추스르고 <백 년 허리>를 구입, 읽고 허리를 잘 관리하기로 했다. 치아와 잇몸도 성인기 교정으로 인해 안 좋은 편이고, 전당뇨단계이고, 허리와 발관절도 조심해야 한다. 공황장애도 완전히 사라져 줄지 미지수이고 기분장애도 오래되었고. 관리하며 살아야 한다.

빨래, 요리, 설거지, 최소한의 청소와 정리, 그리고 몸과 마음이 아프지 않게 운동하고 상담받는 등만 해도 시간이 모자란 느낌이다. 거의 '틈이 나면' 글을 조금 들여다보는 정도다. 그래도 1월 13일 오늘, 몇 달 만에 <새로 태어난 아이>를 조금 들여다봤다. 거의 매일 80여 장이 되는 글감을 가방에 넣고 다녔지만 열어서 읽어본 건 몇 달 만이다. 드디어 '다시 쓰고 싶은' 기분이 든다. 조금 재미있게 느껴진다. 쓰고 싶다.


잘 준비를 마치고 핸드폰으로 10분 타이머를 설정해 두고 오랜만에 명상을 시도했다. 명상이라고는 하지만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있기였다. 그래도 좋았다. 나는 정말 명상이 필요하다. 적어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정말 필요하다.

나는 받아들여야 한다. 이미 일어난 일, 지나간 일, 그중 내가 싫어하고 억울해하는 일, 좋은 일, 과분하다고 생각하는 일 모두. 이미 그렇게 된 일에 대해 '그렇지 않았더라면', '그것만 아니었더라면', '달랐더라면', 이런 생각과 '보상받아야 한다'는 느낌을 버리고 끊어야 한다. 부모가 나에게 제대로 된 양육을 제공하지 못한 것, 그로 인한 그들에 대한 미움과 경멸과 그들의 부모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원한과 불행감, 절망감, 무력감, 그리고 내 원가족이 불화했던 일, 거기서 내가 흡수했던 모든 감정과 정서, 언니 오빠의 미움, 가난, 배울 수 없어서 슬퍼했고 기회를 놓쳤던 모슨 순간들, 수치심, 불필요하고 부적절하다는 느낌, 친척들의 싫은 모습, 부유하거나 안정된 사람들에게서 느꼈던 모멸감과 피해의식, 부유하거나 유복하게 자란 사람들에 대한 질투와 시기심, 괜한 미움, 깎아내리고싶은 마음, 가스라이팅, 해악적 관계, '서울대에 갔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오히려 서울대를 졸업했다는 사실 때문에 더 커지는 자괴감, 나의 높은 지능, 그러나 돈 버는 재주는 없다는 사실, 글과 그림에 대한 관심과 욕망과 재능, 내가 이룬 가족의 안정감, 나의 약한, 신체와 정신, 하지만 특기할 장애는 없는 정도라는 것, 나를 아껴주는 몇몇의 친구들, 그들이 나에게 무얼 바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사실, 나의 가치. 이 모든 걸 받아들여야 한다.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