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일기-앞으로 10년은 좋게만 봐도 된다

by 서한겸

요즘 가족과 자주 싸웠다. 진짜 미워지려 하고 있었는데 오늘 문득 '장점을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참 잘 못하는 일이다. 타인의 장점 찾기.

찾으면 말도 해 줘야지. '너는 건강하잖아 그게 참 고마워' 이렇게 말하면, 건강은 애써 이룬 건 아니니 칭찬인지 아닌지 애매한가? 아프면 실망할 건가? 이런 생각이 들 것 같은데 내가 오버하는 건지 잘 판단이 안 된다.

노력해서 이룬 것만 칭찬해야 하나? 모르겠네 정말… 노력해서 이룬 것만 칭찬한다면 또 노력하라는 부담을 주는 게 아닌지?

너무 길게 생각하지 말까? 내가 칭찬에 부담을 더 많이 느껴서 이러나 싶다. 19살에 처음 상담실을 찾아갔을 때 주 호소 문제도 '남들이 칭찬을 해주면 너무 힘들고 불편해요'였다. 미움받으며 자라 너무 생소한 경험이었어서 그랬나.

그만 생각하자. 칭찬을 해보자….!!!! 그동안 너무 부정적이었으니 앞으로 10년은 '무조건 좋게만' 봐도 균형이 맞을까 말까다.


명상을 하면서… 나 자신을 칭찬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들다니. 정신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는데 버텨냈잖아. 잘했다 잘했어. 살아있기 잘했다. 어쨌든 죽는 것보단 나았어. 잘 생각했고 잘 치료했다.

그리고 과거의 일들도 싫었던 사람들도 지금까지 충분히 나쁘게 봐 왔으니 좋은 점을 생각해 보자. 뭔가 좋은 점이 1 정도는 있을 수도 있으니…

필터를 바꿔 보는 거다.


저녁에 20분 더 명상을 하면서 어떤 생각(까먹었다)에 빠져 숨을 안 쉬고 있는 걸 깨달았다. 여러 번 그랬다.

운동하고 싶은데 웬만한 운동은 다 호흡을 더 힘들게 한다. 이완요가만 해야 된다. 골반~목 등 상체를 푸는 게 도움이 많이 된다. 사실 장요근도. 다 도움 된다.

그리고 갑자기 어린 시절의 내가 집에서 아주 편안하게 지내는 상상을 했다.

엄마:학교 잘 다녀왔어? 사랑하는 우리 딸. 오늘 어땠어? (나를 안아준다)

오빠:막내 많이 컸네 과자 먹을래? (쿠키를 준다)

언니:(나를 괴롭히는 반 아이들에 대해) 뭐 그런 애들이 다 있냐? 너도 뭐라고 해! 내가 혼내줄까?

아빠:우리 식구들 한 번 안아보자~

다섯이 웃으며 대화하면서 저녁을 먹는다…


슬퍼졌지만 상상만으로도 약간 마음이 풀렸다. 현실과 너무 다른 상상이라서 퍽 슬프고 조금 비참하기도 하지만.

10시에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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