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일기-그들도 최선이었다

by 서한겸

너무 어린 나이에 큰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별아교세포가 어쩌고 해서 뇌신경망 연결이 엉망이 된다고... 당연히 그렇겠지 학대가 좋을 리가 있나. 억울해하려면 한도 끝도 없는데, 답도 없다. 이미 그렇게 된 걸 어떻게 하겠어.

오늘은 새벽에 잠에서 깨자마자 명상을 했다. 어제 10시 2분쯤 자리에 누워 일찍 자서 그런지 잠에서 깼을 때 머리가 맑았다.


엄마 아빠도 최선을 다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책 제목을 <나는 나의 최선이니까>라고 지었지만, 엄마 아빠도 그들의 최선이라는 생각은 잘 들지 않았다. 물론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최선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 악의를 가지기도 한다. 언니 오빠만 해도 나를 분명하게 미워했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비록 부족하고 잘못되었지만 마음만은 나를 위했다. 그건 확실하다. 부정적이고 두려움에 가득 찬 세계관과 가치관을 나에게 흡수시켰지만, 정서적 경제적으로 학대하고 방임했지만, 경멸과 혐오 불신에 너무 일찍 노출시켰지만, 그냥 인간으로서 미성숙하고 부족했을 뿐, 자식인 나를 사랑하기는 했다. 악의는 없었다고. 잘 풀리지 않아서 늘 가난했고 각자의 어린 시절 문제와 한스러움을 해결하지 못한 채 엉키고 실망하고 좌절하고 힘든 인간인 채로 부모가 되었을 뿐이다. 그래도 나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가진 것 중 가장 좋은 것을 주려고 했다. 그게 설사 세상 기준으로는 너무 하찮고 구린 것이라 해도... 엄마 아빠는 나에게 잘해 주려고 했다... 슬프고 비참하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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