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니 시집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를 읽고 있다. 좋다.
'구석진 곳을 찾아 혼자서 울고 있구나.'
누구에게 보이기도 피해 끼치기도 감정 부담 주기도 싫어 구석진 곳을 찾아가는 자기 단속. 하지만 동시에 울고 싶은. 울고 싶은데도 그렇게 조심하는 이 상태.
'너는 작고 여린 가지를 흔들며 다가오고 있었다.'
나무인데 다가올 수 있는. 다가올 수 있는 발이 달린 사람인데 작고 여린 가지를 달고 있으며 게다가 흔들리고 있는.
'불꽃은 꽃에 속하지 않았다.'
오 맙소사 정말 그래요.
아름답다. 시란 이런 것인가? 이제니 시인은 주로 산문시를 쓴다고 한다. 내 취향에 맞다. 참 좋다.
처리해야 할 몇 가지 아주 사소한 일정 때문에 흥분되고 하루 종일 가슴이 두근거렸다. 가족의 생일을 위해 케이크 주문하기 같은, 꼭 해야 하는 일이지만 사실 사소한 일이고 실제로 처리하는 데에는 결국 총 10분도 안 걸리지만, 그 일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그 일이 100번이고 1000번이고 머릿속에 재생되는 거다. 증상이다. 평생 이랬다. '남들은...' 자기 할 일 다 하고 돈 벌면서 이런 사소한 일들을 물론 다 처리하며 산다. 자괴하며 끙끙 앓았다. 하루 종일...
참지 못하고 무알콜 맥주 큰 거 사다가 마셨다. 속이 약간 시원했다.
명상 10분 너무 짧다 싶지만 그나마도 잘 되지 않는다. 늘려가고 싶은데 욕심인 것 같다. 하지만 일단 매일 하는 게 중요하다. 어려워 보여도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야 할지, 내가 하지 못할 일은 하지 않는 게 좋을지 알기 어렵다. 정말이지 잘 모르겠다.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고 견딜 수 있는 만큼을 시도하는 것도 지혜가 아닌가. 하지만 또 내가 견딜 수 있는 게 너무 조금 아닌가. 그러면 조금을 하면 되지 않나.
하기 전부터 너무 힘을 들이지 말자. 너무 용쓰지 말자. '내가 너무 나를 가두고 제한하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경험상 견딜 수 없었던 일들도 있잖아. 나에게 맞지 않는 일도, 분명히 있는 거잖아.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오늘도 아주 조금 했다. 내일은 조금 더 진행해 보자. 매일이 작은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