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일기-쭈굴한 마음

by 서한겸

내일 사랑하는 가족의 생일이다. 식당과 메뉴 알아보며 심각히 고민했다. 안심스테이크와 바닷가재 75,000원. 이런 거 먹을 돈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내 경제사정에 비하면 '펑펑 쓰는' 수준이다.

오늘 저녁은 피자스쿨에서 12,900원짜리 피자 사서 네 식구가 한 끼 잘 먹었다. 값이 저렴하면 마음이 편하다. 아울렛에 가서 29,900원 하는 니트도 두 벌 샀다.

누구는 단타로 월 120만 원을 버니 중형차 한 대 값을 버니 하지만 나랑은 다른 세상 이야기다.

마음은 온갖 것 다 해주고 싶지만 막상 '결제'할 때가 되면, 돈 문제가 되면 숫자로 환원되는 마음. 나 자신까지 작아지는 것 같다.

나는 항상 내 최선을 다 하지. 누구나 그렇다. 하지만 늘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해봤다'에는 턱없이 모자라 후회가 남는다. 못해서, 나는 할 수 없어서 안 한 거였어도 (그걸 할 돈은 없었다… 전세 빼면 가능했겠지만…?) 스스로가 밉고 싫어지니. 최고와 최선은 얼마나 다른지. 최고는 절대평가 최선은 상대평가.


아니, 후회하지 않기로 하자. 나의 지난 선택을 오직 믿기만 하자. 늘 당시에 제일 좋아보이는 쪽으로 한 거잖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내 가족들에게는 상대평가받고 싶다. 나도 그들에게 그리 해야지. 온갖 똑똑하고 놀랍고 유능한 사람들 속에 살면서 그래도 못나고 부족한 사람들도 안 우울해지고 사는 방법은 이것뿐 아닐까.

물론 관계 유지와 사랑하는 능력 자체도 매우 귀한 것이며… 아무리 상대평가여도 첫 시험은 통과해야 하거나… 과락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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