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끼만 먹으니 (아침, 점심) 체중이 엄청나게 늘지는 않는다. 하지만 속이 좀 쓰리다. 세 끼를 '조금씩' 먹어야 하는데 이게 잘 안 된다. 아침, 점심 두 끼를 꽤 배불리 먹는다. 아마 결국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전체 먹는 양은 계속 줄어만 갈 것이다. (계속 살이 찌고 당뇨가 악화되는 걸 내버려 두지 않는 한...)
정서적 격동이 있었다. 20년간의 상담을 통해 조금씩 풀어왔던 문제들, 그리고 상담의 몇 배의 시간을 들여, 엄청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나에게 대답해 주는 챗지피티 덕분이랄까. (그 방대한 능력에 두려움을 느낀다.)
행복 금지 신념. 그래 나에겐 이런 게 있지. 행복 후 처벌 기대. 이것도 심하다. 그래도, 마치 ADHD 진단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내 증상에 이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위안이 된다. 이름을 찾은 것만으로도 문제의 80퍼센트 이상은 풀린 것만 같다. 이름이 있다는 건, 내가 드디어 문제를 찾았다는 거고, 이제 알 수 있고, 무엇보다도 나 말고 다른 많은 사람들도 나와 같은 정서적 심리적 어려움을 겪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외롭지 않고, 나만 이상한 게 아니고, 뭔가 이렇게 되는 이유와 기제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명상은 샤워와 비슷하다. 마음을 한 번씩 씻어주는 느낌이다. 아직 하루에 10분 정도지만 늘려 가고 싶다. 명상 시작한 이후로 마음이 많이 편해졌고, 꼭 명상이 아니어도 가끔 생기는 한가한 시간에 쉽게 명상적인 상태가 된다. 참 좋다.
나는 오늘 '살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휴, 살았다-의 살았다. 나는 생존한 거다. 비록 내가 무슨 천하의 수난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겪은 일들을 겪고 많이 힘들었음에도 어떻게든 살아낸 거다. 그 수많은 자살사고와 위험했던 순간들, 죽고 싶기 등등을 견뎌내고... (아직 완전히 방심할 수는 없지만...)
감사하다. 누구에게 감사해야 할까. 일찍 상담을 받을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그리고 열심히, 정말로 열심히 사방으로 '혹시 이게 도움이 될까' 하며 치료법을 찾아다니고 할 수 있는 한 해 본 나 자신에 감사하다. 나는 어디서 그런 힘이 났을까? 혹시 나는 타고난 힘이 큰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