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풀리면 집 앞 천변 산책로에 확연히 사람들이 늘어난다. 검정 옷들이 구물구물. 봄 되어 깨어나는 개구리 벌레랑 다를 건 없다. 물론 나도 이들 중 한 명이다. 추우면 웅크리고 따뜻하면 움직이고.
다들 하루하루의 날씨를 느끼고 있다가, 따뜻해졌다는 걸 감지하고, 나가볼까? 생각하고, 옷을 챙겨 입고 거울을 한 번 보고 신발을 신고 이 천변까지 걸어왔을 거라는 사실이 참 귀엽다. 느끼고, 하고 싶어 하고, 하고. 정말 귀엽지 않은가? 겉모습은 그냥 시커먼 옷을 입은 웃음기 없는 어른 인간이지만 말이다.
오늘에서야 부모도 그들의 최선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제목을 '나는 나의 최선이니까'로 지었으면서, 타인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하지 못하다니. 아니, 여러 번 생각했는데 다시 원망하느라 잊은 건가?
벗어나고 놓아야 한다 나를 위해서. 아휴, 길기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