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에 짧은 글 하나를 완성했다.
글을 쓸 때 수정하고 정리하는 부분은 우직하달까. 고통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하면 되기는 한다. 글감을 모으는 게 마음대로 안 된다.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다. 하지만 변명일지도 모른다. 하루 만에 시작부터 완성까지 해야 했을 때는 어떻게든 해냈다.
글감을 모은 뒤에는 두세 번 정도 순서를 고친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그때부터 '쓰기' 시작한다. 시작과 중간을 쌓고 빈 부분을 채우고 연결한다. 거의 다 되고 나서야 결론이 지어진다. 이 과정에서도 내용의 위치가 계속 바뀐다. 아무리 빨리 끝내려고 마음먹어도 이 과정부터 최소 여섯 번은 더 고치게 된다.
글이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뒤 미묘한 단어의 차이와 뉘앙스 등을 고칠 때면 딱딱한 판 사이에 납작히 끼여 있는 듯 압박받는다. 글 전체를 염두에 둔 채로, 글 전체와의 관계를 생각하며 단어와 표현을 골라야 한다. 여기서 이 단어를 쓰면 앞이나 뒤의 단어의 의미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 생각한다. 같은 단어를 너무 많이 반복하고 싶지는 않다는 강박 때문에 더 어렵다. 사전을 늘 참조한다.
결론에서 뭔가 똑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 있어야 완성 같다. 그럴 때까지 계속 고치게 된다. 무슨 일이든 이만큼은 힘들겠지. 다른 직업들에 비하면 덜 힘든 게 아닌가 싶다. 글에 대해 생각하거나 글을 써야 해서 괴로워하는 시간조차 '그래도 글을 써야 해서 괴롭다니' 하는 행복감이 조금은 있다.
인쇄하지 않고 화면만 보고 고치고 싶다. 환경적인 면에서. 하지만 잘 안된다. 그리고 조금 더 알려져서 더 많이 읽히고 싶은 욕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