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보름 이상 괴로운 마음으로 잠에서 깼다. 옅게 자다가 잠이 깨기 직전부터는 그 전날 하던 고민이 시작된다.
작년과 재작년에 열심히 한 일이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고 그다음 일로 이어지지도 않았다. 그 이상의 제안이 들어오지 않는 것이 특히 힘들다. 내가 아무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분 단위로 계속 든다.
지금도 무언가를 공들여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도 의미 없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예술이란 원래 그런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보이고 알려져야 한다. 그게 본래 목적이니까.
많은 사람들이 '고흐는 생전에 그림이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위험하다. 나도 한 번 죽어 볼까. 그 뒤에 내가 한 일들이 인정받는지. 죽고 나서도 외면당하면 정말 답이 없는데 왜 저런 말을 할까. 괴로워하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하는 말인 건 잘 알고 있다.
동료 예술가들도 모두 무언가로 돈을 벌고 있다. 예술가도 먹고살아야 하니까. 돈벌이도 찾지 못하고 그림도 글도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나는 뭐 하는 사람인가 싶다. 무능함과 교환가치 없음이 당혹스럽고 수치스럽다.
오늘도 이런 감정을 애써 무시하고 하던 일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아무것도 못하고 더 괴로우니까. 알려지지 않는 작품이면서 돈도 되지 않는 것을 만든다면 그것도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억누르면서 아침을 먹고 심호흡을 하고 스트레칭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