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애 치료기 230403

by 서한겸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다.


졸린 느낌인데 잠은 많이 잤기 때문에 진짜 졸린 건 아닌 느낌? 활발히 움직이면 잠이 깨는 느낌이다. 걷고 또 자전거도 탔다.


식욕은 많이 준 편이나 먹으면 최소한은 먹을 수 있다. 챙겨 먹고 있고 생각보다 불량하게 먹고 있다. 라면, 편의점 떡볶이 등등. 초콜릿. 그래도 전보다는 덜 먹는 편이다.


아침에 몸무게를 재니 55.7 정도였다. 약 먹는 시작점에 57.7 정도였나? 하여튼 조금 줄었다. 원래 평소 몸무게가 55 정도였으니 아직 더 빠져도 되고 사실 많이 빠졌으면 좋겠다. 이게 약을 먹어서 빠졌다기보다는 체감상 원래 지금의 식욕이 보통(정상) 수준이지 싶다. 전에는 과도하게, 쫓기듯 뭐가 먹고 싶었다. 스트레스성 식욕이 아주 컸다. 거의 평생 동안.


부정적인 사고가 줄었고 그 대신 전반적으로 생각이 덜 든달까. 10여 년 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약을 먹을 때(웰부트린)도 이랬었는데 그때는 식욕 저하가 좀 몸으로 힘든 느낌, 목에서 안 넘어가고 몸통 전체가 거부하는 힘든 느낌이었고 실제로 1주일 만에 꽤 몇 킬로 정도 빠졌었다. 그리고 미술 대학원생으로 창작 일을 해야 하는데 부정적 사고와 함께 다른 생각들도 줄어드는 듯한 느낌이 도움이 되지 않았었다.


사실 지금도 창작 일을 하려고 하고 있고 지금 당장 매진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나, 언제나 내 작품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시니컬함 비웃음적인 느낌 차가움 살짝 돌아선 듯한 느낌... 등등을 버리고 좀 더 정면으로 힘찬 느낌을 갖고 싶기도 하고............. 또 부정적인 사고는 더 이상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보는 이에게 힘이 주는 내용(어둡든 슬프든 밝든 뭐든 간에)을 만들어내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잠시 생각을 덜 하는 것도 디톡스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남편은 내가 힘들다고 해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어떡해'라고만 한다. 무슨 반응일까. 잘 모르겠다. 아마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해서인 것 같다. 말 그대로. 그래도 동거인으로서 남편으로서 적절한 노동을 분담하고 있고 애정도 주고 있어서 도움이 된다. 정신과 의사 선생님도 초진에서 남편과의 관계는 어떤지 3~4번이나 물어보셨다. 중요한 요소일 것 같다.

'정신건강의학과 약 부작용으로 졸리다'는 사실이 부끄러운 느낌도 든다. 남편이 '결혼 잘못했다'는 생각을 하진 않을까. 불안장애는 부끄럽지 않고 불안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약을 먹는 것은 오히려 다행이고 자랑스러움에 가깝다. 그런데 그 부작용이 왠지 '약의 영향력 하에 있는, 판단이 온전치 못한 상태'인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다.


지금도 졸리고 나른하다. 숨을 쉬어도 답답한 느낌(약 먹기 전부터 몇 달 된 증상) 심해짐. 내일모레(수요일) 병원에 가는 날인데 아마 또 약을 바꾸게 되지 싶다. 이만큼 부작용이 심했으면 다음날이라도 가서 다시 약을 바꿔달라고 해야 했을지 아니면 일주일 정도는 적응기간으로 생각하고 먹는 게 맞는지도 물어봐야지.


그리고 심리상담센터를 전에 다니던 곳으로 다닐지 새로운(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갈지도 상의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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