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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한겸 Apr 10. 2023

불안장애 치료기 230410

지금 먹고 있는 약은 스타브론. 약한 편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증상이 약 먹기 전과 비슷하다.


특히 내 식욕, 라면(불닭볶음면...)과 샌드위치 김밥 등 짜고 달고 매운 인스턴트 음식에 대한 쫓기는 듯한 욕구, 거의 강박적인 욕구가 증상 중 하나라는 걸 알게 되었다.


주말(4월 8, 9일)에는 가족과 함께 지내서 약간 참기도 하고 가족 눈치가 보여서 건강하게 먹었지만 약 먹기 전처럼 엄청 자극적인 음식이 당겼다. 그래도 애써서 외출도 하고 햇빛도 보고 야트막한 뒷동산 같은 곳을 살펴보고 집 근처에 웬 문화재 건물이 있어서 거기도 가봤다. 소소하게 재밌었다. 그리고 그 근처에서 보리밥정식을 먹어볼까 했더니 1인분에 16000원.......... 고기가 더 들어있는 메뉴는 20000원.... 너무 비싸 ㅠ 아... 오르는 물가 앞에 앞날이 막막해졌다. 눈앞이 깜깜하다. 나는 무능력한데... 돈 정말 어쩌지


무척 우울했고 나의 경제적 무능, 경력상의 실패(무능)가 내 우울의 아주 주요 이유이기도 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때문에 거의 모든 가능성과 기회를 외면하거나 포기해 온 것도 사실이다...)


오늘(4월 10일)은 라면을 두 끼나 먹었다. 한심... 특히 너무 맨날 당기는 메뉴는 편의점 컵라면(불닭볶음면, 참깨라면, 육개장, 튀김우동 등), 삼각김밥(참치마요), 김밥(참치마요), 샌드위치(주요 마요네즈 맛이 많이 나는 것)다. 주로 이 세 종류. 가끔 도시락도 먹는다. 

어휴... 근데 앞의 2주간 약을 먹는 동안은 전혀 당기지 않았다. 


오늘 월요일이고... 수요일에 가서 약을 바꿔달라고 할 생각이다. 꼭 물어봐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1. 앞으로도 시도해 볼 수 있는 약이 아주 많은지? 대략 몇 종류나 되는지?

2. 부작용이 있는 경우 1주일 정도만 먹어 보는 게 맞는지? 조금 더 길게 먹어 보면 어떤지? 나아질 수도 있을지? (첫 약(푸록틴캡슐)이 제일 나았다)

3. 바꾸지 않고 먹고 있는 두 종류는 꼭 필요한 것인지? 안 바꿔봐도 되는지?


개인적으로 그래도 한 약을 일주일은 먹어보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 몸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도 어서 잘 맞는 약을 찾았으면... 첫 약(푸록틴캡슐)이 졸리긴 했지만 그래도 제일 나았는데. 의사와 상의해야겠다.


다음 주부터 상담도 받기로 했다. 의사에게 상담에서 무슨 말을 할지, 이제는 내 문제가 뭔지도 잘 모르겠다고 하니 그럼 그렇게 이야기하면 상담사가 질문을 하며 이끌어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 내 그리고 내 마음도 조금 더 잘 생각해 봐야겠다. 뭐가 제일 문제일까.


혼란스럽고. 또 애써 무엇을 생각을 하고 싶지도 않은 요즘.

너무 외롭고 슬프다. 주로 내 인생이 실패했다는 생각이 가장 괴롭다. 특히 내 경력... 그림은 계속 그리게 될까? 나는 미술을 전공했고 몇 번의 개인전도 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좀 불투명해 보인다. 계속 하고싶지만. 그리고 글은...? 글은 계속 쓸 수는 있겠으나 앞의 두 책이 안 팔리고 절판까지 되어서. 돈을 벌고 싶다. 글로든 그림으로든.


전시 서문이나 평론으로 돈을 버는 것이 제일 현실적이고 좋을텐데 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이런 글을 쓴다고 알리기라도 해야 한다.

이달 말에 책이 나온다고 하는데 여러 번 미뤄졌기 때문에 일단 잊고 있으려고 한다. 많이 기대됐었는데... 조금 더 기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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