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목이 붓더니 밤새 열이 났다. 종합감기약, 해열제 먹고 일찍 잤다. 새벽부터 온몸이 닿기만 해도 깨질 듯 아파 몸살이구나 싶었다.
아침에 겨우 일어나 최대한 서둘러 이비인후과에 가는데 글쎄 안경을 안 쓰고 갔다. 안경 인생 27년 만에 처음 있는 일. 간호사들은 독감인 것 같다고 했다. 독감 검사를 했는데 무지하게 아팠다. 몇 분 뒤 나온 결과는 음성. 다행이긴 했지만 코만 아프고...
의사: 아 해보세요
간호사: 아~~~~~~~~
나: 아~~~~~
의사: 어우 목이 와, 어떻게 견디셨어요? 너무 많이 부었어요
나: 아...? (그래서 바로 왔잖습니까... 어제 올 걸 그랬나)
의사: 와 이건, 보여드릴게요. 보여드릴게요.
나: 아니...
의사: (화면을 가리키며) 여기가 편도고 여기가 인후(?)인데 여기가 붓고 염증도 엄청 많죠?
나: (봐도 모를 테지만 안경 없어서 보이지도 않음) 아... 그럼 어떡해야 돼요? 몸도 엄청 아픈데요.
의사: 약 이틀치 드시고 금요일에 꼭 오세요. 수액도 맞으시면 당장 도움이 되실 거예요.
(수액 다 맞은 뒤)
간호사: 다 들어갔네요 빼드릴게요
나: 드라마에서 이거 막 확 빼고 가잖아요.
간호사: 어우 그러면 안 돼요.
나: 막 보지도 않고 확 뜯고 나가잖아요.
간호사: 그렇게 하면 피가 엄청 날 걸요?
나: 더 글로리에서 송혜교도 했잖아요.
간호사: 그게 그렇게 빠지나? 피가 엄청 날 텐데? 뺄 때 잠깐 불편하세요.
나: 으...(아픔)
간호사: 3분 이상 지혈하고 나오세요
나: 네(30분 더 누워있고 싶다...)
수액이 나랑 잘 맞았는지 맞는 동안 즉시 몸이 조금 나아졌다. 수액 침대의 전기장판 덕분이었을까? 하여튼 꽤 회복하고 아침도 못 먹어서 엄청 배고파서 식당을 찾아 헤매는데 안경 없어서 간판도 안 보이고... 하여튼 병원과 집에 가는 버스 정류장 사이의 따뜻한 음식을 먹기로 정하고 찾다 보니 설렁탕이 있어서 먹었다.
먹고 나서 약을 먹는데 정신과 약+근이완제+인후염 약=엄청 많음...
집에 와서 몽쉘 3개 먹고 로스팅 짜장면이라는 거 먹었는데 맛없었다. 이전 짜파게티가 최곤데.. 요즘 나오는 짜파게티에 간장 1 숟갈, 미원 1 티스푼을 넣으면 비슷해진다고 한다. 내일 해 먹어 보려고 함.
오늘 씻고 일찍 자야지. 몸이 아파서 정신적 고통은 거의 느끼지 못한 날이었다. 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