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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한겸 Jul 17. 2023

불안장애 치료기 230717

아침 체중 57.2!

남편 생일 핑계로 치즈 케이크, 치킨, 바질페스토(+파스타), 아이스크림 등을 먹어서....??? 하몽도 먹었다.

약을 먹어도 체중이(식욕이) 줄지 않다니 실망스럽다.


지난 6~7년 동안 반복적으로 꾸는 똑같은 내용의 악몽이 있다.

약을 먹기 시작하고 최근 몇 달간 꾸지 않아서 좋았고, 그에 대해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오늘 그 꿈을 꾸었다. 너무 기분이 나빴다.


빨래 걷어 개어 정리하고 새 빨래 세탁기 돌려 널고 점심 먹고


===>>

오늘은 월요일. 상담하는 날.

상담사에게 꿈 이야기를 하니 '너무 의미 부여하지 말고 그냥 꿈이구나, 에잇, 하고 지나가라'고.

결론만 이렇게 간단하고 거의 30분 넘게 이야기했다. 꿈의 내용이 어떤지, 기분이 어땠는지, 왜 그런 꿈을 꾸는 것 같은지, 등등. 마음이 조금 풀렸다. 정말 의미 없어. 예지몽을 꾸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볍게 넘겨서 자국을 점점 옅게 해서 꿈이 떠나가도록 사라지도록 하자!


<하향화살표기법> (내 생각이 맞다면 그것이 왜 나를 힘들게 하는가?)를 했다...................

사건:나의 미래에 대해 상상함

=> 생각:나는 가난하거나 남의 경제력에 의지해 당당하지 못하게 비굴하게 살 것이다.

그것은 내가... 한 생각이 들게 하므로 나를 괴롭힌다.

=> 생각:나는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할 것이다.

=> 이것의 의미는:내 능력으로 돈을 벌지 못할 것이다.

=> 이것의 의미는:내 글(책)도 그림도 인기를 얻지 못할(팔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여기까지 작성하고 그다음은 잘 모르겠어서 쓸 수가 없었다. 상담사와 이를 토대로 이야기를 나눴다.


상담사:'남'이란 누구인가?

나:남편 또는 정부의 복지... 가난한 사람에게 도와주는 그런 거...

상담사:글이나 그림이 팔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용이 안 좋아서? 운이 없어서?

나:내 글과 그림에는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유명해지는 것도 중요하고, 어떤 계기로 일단 알려져야 팔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BTS가 내 책을 읽어준다거나...

상담사:(웃음) 그럼 좋은 작업을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보다는 인기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인가?

나:물론 좋은 작업을 못할 거라는 두려움도 엄청나게 크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더 괴로운 건 인기...? 에 대한 것 같다. 내 콤플렉스에 더 가깝다 근본적인 문제에...

상담사:어떤 의미인가?

나:(무척 횡설수설하며 토로한다) 나는 매력적이지 않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타입 10개가 있다면 그것들이 나에게 어울리지 않고... 그렇다고 나만의 방식으로 내 매력을 발산하는 방법도 모르고 능력도 없다. 나 자신에 대한 홍보? 자신의 장점을 찾고, 믿고, 잘 포장해서 보여주는? 장점에 집중해서 캐릭터화하는? 알리는?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

(이후로 무척 복잡하고 단발적인 문답이 많이 지나갔는데 괴롭고도 힘들어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갑자기 결론이 났다.)

상담사:'나는 타인과 비교 시 부적절한, 어색한 사람이다?'

:어색한! 그게 진짜 키워드고 내가 자주 느끼는 거다. 나는 남들이, 내가 상정하는 남들이, 아니면 내가 미치도록 부러워하는, 사랑받고 자란 사람들이 받고 자란 사랑을  받았으니까. (어떤 작가가 자신을 향한 가족의 사랑의 끈적함에 대해 투정부리듯 자랑하는? 글을 보고 두들겨 맞듯이 고통스러웠고 부럽고 괴롭고 충격적이어서 울었다. 가족의 사랑이 나에게 이렇다…) 나에게 영향 많이 끼친... 거의 13 15 정도까지 폐쇄적으로  안에서 자라야 했던  ... 언니, 오빠, 엄마가 나를 미워하거나 하여튼 절대 사랑 비슷한  주지도 표현하지도 않았으니까... 미움이나 무관심 일부러 칭찬 배제하기 그런 것만 주어졌으니까 (어쩌고 저쩌고) 그러니까................... 나는 부족한,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다?

나는 내가 부끄럽다, 싫다, 이런 나 자신이기가 지친다.

상담사:(당황)


.....................................................또 여러 이야기 후에


상담사:꿈도 그렇고... 사랑받지 못한 억울함, 한도 이제 우리가 잘 알게 되었으니까, 그런 생각에 막 끌려가지 말고, 아! 또 이런 생각이 들었네! 하고 가볍게 넘겨도 될 만큼 충분히 알고 생각한 것 같다. 현재의 감각에 집중하고, 또 나의 좋은 점, 내가 잘하는 것 또한 공평하게 집중해 달라. 내가 잘하는 것에 대해선 '아 아니 그건 어쩌다 보니 그냥 된 거고' 이런 식으로 부정하거나 축소하지 말고.

나:감각에 집중, 긍정적인 것에도 공평한 관심. 지금까지 부정적으로 집중해 온 걸 생각하면 앞으로 20~30년은 긍정적인 것만 생각하고 살아야 균형이 맞을 것도 같다. 쉽지 않다.

상담사:그래도 이전보다 훨씬 균형 잡힌 생활을 유지하고 있고 나아지고 있다. 그걸 기억해야 한다.

나:네...................................


상담 마치고 무척 힘들었다.

집에 와서 월남쌈을 잔뜩 튀겨서 카레가루를 뿌려서 먹었다.


그리고 토했다................... (부끄럽다.)

소화제를 먹고 나아지고, 더 이상 '토할 것 같지' 않아진 후에 저녁 약(정신과)을 먹었다.


곧 다시 정신과 가는 날. 식욕 더 줄었으면 좋겠다고 말해볼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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