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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한겸 Oct 13. 2023

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14장 정신병과 가난

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 리단, 반비, 2022


14장 정신병과 가난


214쪽 

그는 가난했다.

날 때부터 가난했다. 아니 나기 전부터 가난했다.

[가난은 의식주, 모든 사회생활, 활동, 생각, 몸, 뇌를 위축시킨다. 사고와 미래를]


219쪽

그것은 그가 겪은 가난이 하나의 구덩이가 아니라 

토끼굴처럼 여러 곳으로 사방팔방 이어져 있다는 말이었다.


223쪽

불행, 가난, 빚, 모두 너무나 낯익어 그는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다.


오랫동안 가난에 시달려온 이들을 관찰하면 그들의 위축, 수동성 등을 포착할 수 있다. 

그들은 언제나 최악을 가정하고 차악일 때 안도감을 느낀다. 


228쪽

생존을 우선해 필사적인 선택만 연이어 내려왔던 가난한 병자는 많은 경우 '이것이 아니면 안 돼. 이번이 아니면 끝이야.'처럼 극단적인 사고를 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크나큰 압박을 느끼므로 여유를 가질 겨를도 없다.

회피와 포기는 이들이 가진 장점이자 단점이다. 이것이 장점으로 발휘되면 빠르게 자신을 보호하고 원인 대상을 차단함으로써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새로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다. 얻을 것은 없을지 몰라도 적어도 잃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계속 외부와의 관계를 단절하는 방식은 결국에는 병자를 고립무원의 상태로 만든다. 


230쪽

단약을 하는 것은 단순하게 말하면 다음에 증상의 심화로 내원해 약을 먹는다면 이전의 두 배의 양을 먹어야 함을 뜻한다. 그러니 약물 치료에 회의가 들더라도 이른 시기에, 비교적 안정적인 삽화 중에 있다면 반드시 그 자리를 사수하자. 정신질환을 더 나빠지지 않도록 막을 수 있는 시기는 의외로 전 생애에 걸쳐 극히 드물에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15쪽 

삽화episode: 정신병으로 인해 영향을 받아 수행 능력에 손상이 있는 상태가 유지되는 기간을 말한다. 증상이 극심하게 나빠지거나 악화되는 불특정한 기간이 찾아오면 그것을 삽화라고 할 수 있다.)


233쪽

안정된 거처, 정돈된 환경, 지속적인 약물치료, 이 셋은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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