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한겸 Oct 25. 2023

불안장애 치료기 231025

아침 체중 57.4


아침에 엄마와 함께 남편 차를 타고 남편 회사에 가서 구경을 했다. 회사에 잔디밭이 있어 엄마가 좋아했다.

소나무길을 2000보 정도 걸어 (만보기)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솔잎 향이 가득했고 엄마는 솔잎 긁어다 밥 짓던 얘기를 했다. 가을 느낌 물씬 나고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버스를 타고 온천 가는 정류장에 내려 맥도날드에서 맥모닝 2세트를 시켜 먹었다. 10,500원

먹으려고 하는데 전화가 왔다. 지원서 낸 회사 서류 광탈

서글펐다. 조금. 그래도 신경 쓰였었는데 아침 일찍 연락을 준 점은 고마웠다.

솔직히 누가 봐도 너무 취업과는 먼 트랙을 타 와서 어학 성적도 막 십수 년 전에 딴 것들이고...

쓸모없는 전공의 고학력에 경력은 없고 나이는 많고 등등

반길 이력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일 면접을 생각하고 두려움 반 기대 반이었기에 실망스럽고 허탈했지만

맥모닝 맛있게 먹고 온천으로 갔다.


인당 입장료 10,000원. 발 각질 제거용 돌 5,000 샴푸 린스 2,100 때타월 2장 5,000

2시간 넘게 목욕을 했다. 탕 목욕은 코로나 이후 처음이니 4, 5년 만이다.

진짜 힘들었다. 원래 뜨거운 물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

미에로 화이바, 식혜를 사 먹었다. 5,000


나와서 뭘 먹을까 헤매다가 어떤 장어집에서 점심특선을 먹을까... 하며 '맛없겠지 뭐' 하고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어떤 여자분이 '여기 1층에서 회덮밥 만오천 원에 먹었는데 회가 이만하고(손마디를 쥐어 보이며) 엄청 괜찮았어요' 한다. 감사합니다! 하고 1층 회덮밥집으로 갔다.

미역전복죽과 반찬 6가지가 나왔는데 모두 맛있었고, 밥도 맛있고 미소된장국도 좋았다.

무엇보다 회덮밥에 채소가 웬만한 단품 샐러드만큼 많고 회가 무척 무척 많았다.

이렇게 맛있게 먹어보긴 처음이다, 그동안 먹어본 회덮밥 중에 제일 좋다고 엄마가 감탄했다.

나도 '그 사람이 추천할 만하네! 모르는 사람한테도 추천할 만하네!' 하며 먹었다.

2명에 30,000원으로 싸진 않지만 정말 괜찮은 식사였다.


기차역으로 이동해 엄마를 전송했다. 엄마가 무척 기분 좋아했다.

기차역 주변은 전에 6년 정도 산 동네였다. 그동안 많은 것이 변했고 많은 일이 있었다.


당근 2개 거래하며 집에 왔다. 7시나 되어서 집에 도착했다.

-----------------------------------


15년 전 미대 복수전공 시작할 때 알게 되어 친하게 지낸 선배가 있다.

배드민턴도 치고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무려 6권짜리 책도 같이 읽었다.

며칠 전 오랜만에 연락해 보니 박사 과정에 다니며 힘들다 하여 약을 추천했다.

오늘 연락해 보니 바로 병원에 가서 약을 타서 먹었다고 했다.

오랜만에 통화도 했다. 목소리를 듣는 순간, 매일같이 만나던 그때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선배와 알고 지내며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순간을 서로 지켜보며 공유했다.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선배가 방학이 되면 만나러 가야겠다.


------------------------------------

회사 면접조차 보지 못한 건 실망스러웠지만 금방 기운을 차리고 나름 즐겁게 보낸 하루였다.


내일은 도서관에 가서 글을 쓰고 친구를 만날 생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불안장애 치료기 23102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