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한겸 Jan 29. 2024

후쿠오카 여행

3박 4일, 총 비용:2명에 238+30만원=268만원. 1인에 134만원. 비싸게 다녀온 듯. 돈 걱정 없이 먹고 쓰긴 했다. 료칸(여관)도 가보고. 


나는 일본어를 오래 배웠고 일본어 전공을 진지하게 고려했었다. 일본 센다이에 산 적이 있고, 이 시기의 추억은 강렬하고 아름답게 남아 있다.

하지만 한국의 단점을 볼 때, 일본의 좋은 점을 볼 때, 분하고 가슴아픔이 심해서 지난 십수년 간 일부러 일본에 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엄마가 후쿠오카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갔다.

조금 특이한 구성으로. 나, 엄마, 내 친구, 친구 어머니 이렇게 4명이서.


여행 내내 가장 중요하게 챙긴 짐은 여권/핸드폰/와이파이 도시락/지갑

돈은 트래블로그 카드(하나머니 앱 통해서 현지 엔으로 환전)로 그때 그때 세븐일레븐에서 뽑아 썼다.  


--------------------------

친구와 나 둘 다 바빠 급히 준비해서 항공권과 숙박 모두 비싸게 샀다.

비행기 왕복 (대한항공) 1인 381,800원

와이파이 도시락 2명*하루 4900원*4일=39,200원 (인천공항 2터미널 1층 1번 출구 옆에서 빌리고 반납)


첫날 숙소 히타 천수산장(sanso tensui) 1인 30만원 정도. 2명 1방에 1박 60만원. 저녁 정식(가이세키), 아침 포함.

둘쨋날 숙소 아마넥 벳푸 유라리 1인 125,483원 조식 포함

셋째날 숙소 텐진 니시테츠 그랜드 호텔 1인 74,352원 조식 불포함  


--------------------------

여행 전날. 후쿠오카에 눈이 많이 왔고, 원래 일정에 있던 아소산에는 못 가고(길 통제됨)

고속도로 여러 곳도 통제되어 막혔으며 스노우타이어나 스노우체인이 아니면 못 가는 길도 많다는 소식.

산 위에 있던 첫날 숙소에 전화하니 오기 어려울 것 같다고 무료 취소해주겠다고 함. 내일 저녁 정식 준비를 전일 오후 1시에 시작하므로 1시까지는 알려줘야 한다고 함. 친구와 고민 끝에 취소했다.


친구가 급히 스노우체인을 샀다. 9만원 가량.

친구가 급히 첫날 숙소 다른 곳 조금 더 평지에 있는 곳(히타 시의 sanso tensui)을 결제했다. 4인에 120만원 가량.  


---------------------------

첫날.

5시 반 공항 리무진으로 7시경 인천 공항 2터미널 도착, 나가는 데 수속이 오래 걸렸다.

엄마가 면세점 쇼핑에 관심 보였는데 번거로워서 못들은 척했다. 미안하다.

설화수 영양크림 사서 보내드려야겠다.


공항에서 만나 1인당 1만원 가량의 아침 식사. 차돌 된장찌개 먹었다.

11:05 비행기였으나 기상 상황 때문에 연착되었다.

기내식 간식(프렛젤 파인애플 물)과 피자 바bar 나왔는데 비행기가 흔들려 체감상 5분만에 식사가 끝났다.


후쿠오카 내리니 12시가 넘었다.

수하물 찾고 세관신고 하고 돈 뽑는 등 꽤 시간 걸렸다.

오릭스에 전화하니 픽업하러 공항으로 와줘서 타고 갔따. 그런데 '눈이 와서 여행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종이를 보여주며 시간을 끌었다. 빌려주지 않겠다, 가지 마라 이런 뜻이었던 것 같다. 히타 지방에 간다 하니 그쪽은 어렵겠다며~ 직원들 모두가 난색을 표했다.

어쩌지 하며 시간을 끌다가 '그냥 가겠다'고 해서 차를 빌렸다. 결과적으로 별 거 아니었고 한국이었다면 그냥 다닐 정도였다. 하지만 일본은 실제로 고속도로를 통제했고 사람들은 거기에 따랐다. 일본인들은 한국이 안전불감증이라고 하겠지. 여름용 겨울용 타이어도 따로 쓴다는데 대단한 것도 같고 바보같기도 하다.

렌트 (오릭스 렌터카) 3박 4일 28,776엔 현지 현금 결제


일단 도로는 괜찮아 보여서 (눈 전혀 없었음) 차 끌고 출발했다.

친구는 좌우 반대인 도로에서 운전하느라 초 긴장, 나는 네비 보고 안내하느라 초 긴장했다.

고속도로 갈 수 없어서 국도 타고 가느라 시간 오래 걸렸다.


식생이 제주도 여수와 닮았다. 동백꽃이 피어 있었다. 그리고 잎이 두꺼운 나무가 많았다.

어머님들은 분지형인 풍경을 보며 김제 평야 같다고 하셨다.

히타로 가는 길에 산도 많고 뜰도 많고 청보리가 많이 심어져 있었다.


일본의 특징은 대부분의 건물이나 시설들이 오래 되었지만 깨끗하게 관리된다는 점이다.

한국은 새것으로 금방 바꾸고 갈아 엎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더러운 게 많다. 쓰레기도 많이 버리고.

일본은 길거리에 쓰레기가 현저히 적었다.

도로가 언제 막힐지 몰라 모두 불안해하며, 3시까지 가겠다던 료칸 도착이 늦어져 5시까지 가겠다고 다시 연락하고 조금 초조한 자동차 여행 시작.


중간 어느 지점부터 앞에도 뒤에도 우리밖에 없었다. 그리고 시설 정비하는 차가 불을 깜빡거리며 우리를 쫓아 왔다. 불안했지만 일단 그냥 가는데 히타에 도착하자마자 경찰차가 왜엥~ 하며 우리를 멈춰세웠다.


경찰:아? 한국인인가?(일본인들은 무례한 것인지 보통들 그렇게 말하는지, 말투가 반말 같았다. 경찰, 택시 기사, 초밥집 직원 등) (전화로) 한국인이라서 몰라서 온 것 같다.

나:어디부터 막혀 있었나요? 몰랐습니다.

경찰:쭉~ 막혀 있었어! 어디까지 가나?

나:히타까지 갑니다.

경찰:여기가 히타인데? 어디 가는 거야?

나:음... sanso tensui라는 곳에...


경찰은 우리를 보내줄 생각이 없이 스마트폰 통역까지 동원해서 번역해서 우리에게 길을 알려주려 했다. 운전하는 친구의 면허증도 확인했다. 결국에는 지금 통행 가능한 길을 끝까지 알려주지 못하고 어느 지점까지만 알려 주어서, '거기까지 가서 다시 물어봐서 가겠다' 하고 겨우 풀려났다.

뒷자리에 타신 두 어머니들은 벌금 내는 거 아니냐, 잡혀가는 거 아니냐며 난리 나심. 나는 재밌었다.


3시가 넘어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다. 여관(료칸)은 산 속에 있어서, 편의점에서 각자 먹을 것을 간단히 사먹었다. 엄마는 미역 주먹밥, 나는 와사비 연어 주먹밥. 옛날에 센다이 살 때 편의점 주먹밥을 자주 먹었어서 그런지 너무 반갑고 추억의 음식이었다. 맛있었다.


다시 차를 타서 여관 도착. 5시가 거의 다 되었다.

짐만 풀고 6시에 저녁을 부탁해 천천히 먹었다. 방으로 가져다 주었다.

9시 가족탕 사용을 미리 예약했다.


정식(가이세키):전체 요리, 절임(즈케모노), 식전주, 한입 복어 초밥, 게살 찐 것, 배추 유자 버무린 것, 생선과 버섯 절임, 캐비어 새우, 달걀 어묵, 베이컨 야채말이, 어란과 무, 어묵탕, 회(방어 도미 참치), 전복 고로케, 달걀찜, 절임반찬과 소고기 전골과 국수, 물떡(미즈모찌)에 콩가루와 꿀, 딸기 아이스크림


1시간 반 정도 천천히 먹었다. 조용히 천천히 먹으니까 정말 너무너무 좋았다. 조용히 천천히 먹는 것 자체만으로도. 방에서 우리 둘만 먹고 음식을 가져다 주니 호강하는 기분이었다. 엄마는 서버에게 팁을 줘야 하는 거 아니냐 했는데 나는 이게 얼마짜린데... 다 포함되어 있다 싶어서 팁을 주지 않았다.

방은 물론 일본식 다다미 방이고 온천할 때 입으라고 유카타도 구비되어 있었다. 전통적인 분위기 참 좋다. 한국도 이런 숙소와 문화가 더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저녁 식사 후, 직원이 몇시에 식탁을 치우고 이불 깔아도 되냐고 물어봐서 8시라고 말했다.

방 환기를 부탁하고 노천탕에 갔다.

바깥 노천탕과 실내 목욕탕 사이에는 유리창 1장 뿐으로 무척 추웠다.

그래도 덜덜 떨며 머리 감고 씻고 나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니 곧 더워졌다.

진짜 산 속에서 발가벗고 씻고 있는 기분. 초현실적이었다.

그러고 나서 식사 전 미리 예약해 둔 가족탕에 갔다. yama(산)탕. 노천탕.

매시 정각부터 45분간 사용할 수 있다.

엄마랑 무척 좋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

나 목욕 좋아하는구나.. 한국에서도 온천 여행 다니고 싶다고 생각했다.


온천 2군데 다녀오니 방이 환기가 되어 있고 식탁은 치워져 있고 이불 2채가 깔려 있었다.

엄마랑 이야기 조금 하다가 금방 잠들었다.


---------------------------------------

아침부터 서둘러서 실내탕 한 곳에 더 갔다. 가족탕도 한 곳 더 갔다. kawa(강)탕.

역시 노천 탕으로, yama 탕보다 더 넓고 좋았다.

아침 식사. 여관(료칸)에서 주는 조식.

샐러드, 과일, 절임반찬(초석잠, 보리와 무, 초록채소, 무 당근), 두부전골, 밥, 된장국, 달걀말이, 소시지, 연어, 생선구이, 명란젓, 낫토, 커피, 요구르트, 등등. 낫토가 맛있어서 2번 먹었다.

4명이 모두 모여 (유카타 차림, 수건 가지고) 폭포가 보이는 노천탕에 올라갔다. 무척 좋았고 신선놀음 같았다. 시시오도시 구경. 고드름이 달려 있는 밑에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어깨는 찬바람에 내놓고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


우리가 묵은 방은 2층의 일반실로 2인에 60만원 정도. 2끼 식사 포함. 1층의 특실에는 개별 정원과 노천탕이 딸려 있다고 했다. 거기는 100만원 정도.

료칸 경험은 1번으로 충분한 것 같다. 너무 비싸다. 하지만 온천은 무척 좋았다. 만약 앞으로 또 일본 온천에 갈 일이 있다면 평범한 서양식 호텔 저렴한 곳에 묶고, 료칸의 온천만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방에 구비되어 있던 차를 마시고 마지막으로 바깥 풍경(산)을 구경하고 방에서 나왔다.


둘째날은 유후인으로 이동. 이날도 도로 상황이 괜찮았다. 가는 길에 눈 쌓인 휴화산 유후산을 보는 게 아주 즐거웠다. 산불이 자주 나서 산의 일부를 미리 태운다고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갈색으로 변해 있는 풀만 있는 민둥산도 있었다. 유후산을 보는 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즐거웠다. 그리고 노란색 2량짜리 기차가 지나가는 걸 봤는데 정말 예뻤다.


일본은 주차가 비싸고 불법주차 벌금이 아주 세다. 우리나라도 이랬으면 좋겠다. 하여튼 그래서 가는 곳마다 주차장 찾는 게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앞으로는 렌트는 하지 않을 것 같다. 렌트카를 빌리고 반납하고 또 주차 등에 걸리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고 또... 나는 현지의 대중교통을 타 보는 것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차로 엄마를 편히 모실 수 있어서 장점도 아주 컸지만.


유후인에서 주차를 하고 걸어가다가 맛있는 냄새가 나는 식당에서 장어덮밥 점심. unagino agura 어머니들 것은 장어 5조각짜리, 나랑 친구는 3조각짜리 시켰는데, 맛은 있었지만 무척 짜고 달아서 장어 3조각짜리로 충분해 보였다.

매실음료와 카보스 음료도 시켜 먹었는데 적당히 시고 달아서 좋았다. 4명에 총 15,853엔.  


화장실 이용할까 하고 들른 가게에서 나무 젓가락 5쌍 1100엔. 화장실은 없어서 마트 화장실 이용하라고 안내 받았다.


마트(A-coop)에 들러 화장실을 이용하고 처음 보는 roast milk맛 가나 초콜렛 2개를 남편용 기념품으로 샀다. 257엔. (나중에 물어 보니 독특하고 맛있다고 했다.) 네슬레 가루커피 맛있다고 해서 엄마와 남편용 2개 샀다. 2,116엔.


긴린코까지 걸어가는 길에 간식 파는 가게가 잔뜩. 인사동이랑 너무 비슷해서 감흥이 떨어졌지만, 유후산을 보면서 걷는 것은 아주 좋았다.

고구마 2개를 사서 먹었다. 1100엔.


긴린코는 따뜻한 온천수가 섞인 호수라고 했다. 따뜻해서 온 호수 위에 김이 나고 있었다. 신기했다.

유후역 근처 주차장에서 긴린코까지는 차로 가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다. 걸을 수밖에 없긴 한데 꽤 멀어서 엄마는 다리 아파 힘들어했다. 긴린코를 한 바퀴 돌지 못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인력거가 있어서 탔다. 엄마는 인력거 모는 사람에게 미안해서 못 타겠다고 했지만, 내가 '저 사람 일해서 돈 버는 건데 뭐가 미안하냐' 하니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낫다며 타기로 했다. 다리도 많이 아파 보였다.


2인에, 유후인 역까지 가는 데에 5,000엔. 비쌌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택시도 있었는데 택시가 더 쌌을 것 같다. 하지만 독특한 경험이었다.) 20대 초반의 다이스케라는 젊은이가 우리를 태워 줬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하고, 한국에 두 번 가봤는데 더 가보고 싶다고 해서 경주에 가보라고 추천했다. 부산에 갔을 때 티머니 카드에 2만원 충전했는데 한국은 차비가 싸서 1만원이 남아서 다시 가야 한다고 했다. 따뜻한 모포를 덮어 주고, 중간에 유후산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어주고 좋았다.

동백꽃에 대해 물으니 tsubaki가 아니고 그 친척인 sansuikan?(잘 못 들음)이라고 했다. 가로수라고 했다. 원래는 겨울에 많이 추워 꽃 안 피는데 올해는 겨울이 따뜻해서 눈이 쌓인 채로 꽃이 핀 거라고 했다.


유후인 역 근처 주차장에 도착해 엄마 바디오일 하나를 샀는데 점원이 무척 불친절했다. 흔히들 '일본인은 상냥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상냥한 일본인도 있고, 무척 무례한 일본인도 있고. 그렇다.

일행이 고로케와 붕어빵을 사와 차에서 먹었다. 2500엔 정도. 주차비는 660엔이 나왔다.


유후타케?라는 곳에서 유후산을 구경했다. 유후산이 정말 좋았다. 눈 쌓인 오름 느낌?


벳푸로 이동, 가마도 지옥 입장료 4인 1800엔. 뜨거운 물이 땅에서 솟아나는 것이 신기했다.

벳푸는 바다도 보이고 느낌이 좋았다. 온천 달걀 5개에 350엔 구입, 넷이 나눠 먹었다.

온천수 한 잔 마시면 10년 젊어진다고 해서 온천수 먹을 종이컵 10엔에 사서 한 잔 마셨는데 유황 냄새가 역한 듯 괜찮은 듯 했다.


아마넥 벳푸 유라리 호텔. 새 건물이라 무척 깨끗하고, 구조를 최대한 살린 건축이었다. 뼈대가 드러나 보이는 곳이 많았다. 내 취향에는 맞았다.

주차장 있다고 해서 예약했는데 tsurumi 파킹이라는 곳에, 24시간에 500엔에 주차해야 했다. 그것도 원래는 24시간에 700엔인데 그 호텔에 묵으면 할인해서 500엔이라고... 하여튼 주차하고 오와다 초밥 owada sushi 이라는 곳에서 저녁을 먹었다. 친절과는 거리가 멀고 약간 거친 느낌이었고, 1층에 자리가 없어 2층으로 신발 벗고 올라가야 했다.

후토마키 1, 특선 초밥 세트(참치 한치 새우 조개 광어 장어 연어알 달걀) 2, 김말이 5종(단무지, 시소, 낫토, 오이(갓파), 달걀)을 시켰다. 골고루 먹고 싶어서 이렇게 시켰는데 김말이는 1종에 4조각이 나왔다. 특히 시소가 아주 맛있었다. 고등어 2피스, 참치 1피스 추가하고 맥주와 된장국도 시켰다. 양은 아주 충분했다. 12,540엔.


친구와 함께 피크민 블룸 하면서 드러그스토어에 걸어서 다녀왔다. 일본의 거리를 구경하는 게  좋았다. 추억도 떠오르고.

휴족시간, 아빠 기념품 손톱깎이, 핫팩 등 4,403엔어치 삼. 거기서 쓸 것 포함이라서 면세 노리지 않았다.


벳푸 역 구경. 역 자체에 온천표시가 되어 있고 특색 있게 꾸며져 있어 좋았다. 한국도 좀 더 이렇게 지역 특색을 많이 반영해서 관광산업이 많이 발달했으면... 많은 지역들이 발달했으면 좋겠다.


목욕 후 친구와 호텔 2층의 자판기 앞에서 맥주 한 잔 함. 친구 것은 300엔, 내 것은 250엔 (300미리 캔)

목욕도 했고, 오랜만의 맥주 너무 시원했다.


일본에서 이렇게 돈을 써도 되는가? 하는 생각이 여행 내내 따라다녔다.

여행은 좋았지만 한국도 이렇게 좋았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계속 했다.


-----------------------------------------

아침 일찍 14층의 목욕탕 이용. 유후산과 바다가 동시에 보였다. 물도 온천수였다. 매끌매끌.

전날 체크인할 때 호텔 1층에서 미리 유카타와 오비(허리띠)를 골라 빌려 왔었다. 각각 약 8종 정도 있었는데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었다. 한국도 이렇게 했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개량한복이라도...


아마넥 벳푸 유라리 조식 아주 좋았다. 일식과 양식을 고를 수 있고, 일식을 고르면 가마솥밥과 된장국 생선구이 딤섬 찐 야채(콜리플라워, 단호박, 고구마, 파프리카) 등이 나오고 양식을 고르면 달걀과 소시지가 나오는데 그외에는 뷔페식으로 가져다 먹게 되어 있었다. 뷔페에 밥, 된장국, 빵, 달걀말이 등이 있어일식과 양식 차이가 아주 크지는 않았다.

초록잎 샐러드가 매우 신선했다. 그리고 겨자 마요네즈 파스타 샐러드, 연근조림, 명란젓, 시바즈케(가지절임), 우메보시, 절인 회, 미역 절임, 해초 절임, 낫토 등이 모두 맛있었다. 특히 절임 반찬이 맛있어서 여러 번 가져다 먹었다. 내가 시소와 시바즈케를 무척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초 들어간 음식을 좋아해서 그런가보다.


유황 재배지 (유노하나) 구경, 무료. 여기도 온천이 있어서 하고 싶었는데 사파리도 가야 해서 아쉽지만 단념했다. 젓가락과 발 미는 돌 구입. 1540엔


아프리카 사파리 4명에 10400엔 현금 지불. 우리 차로 구경했다. 우리 차 말고 사파리 차는 매진이었다. 오전 11시였는데... 치타 코끼리 곰 사자 호랑이 영양 얼룩말 기린 등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좋았고 특히 어린이가 가면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풍경도 좋았다. 독수리가 많이 날고 있어서 진짜 야생 느낌이었다.  


다자이후 신사로 이동. 구글 지도에서 평점 보고 찾은 카사노야 kasanoya 라는 곳에서 점심.

국수 덮밥 주먹밥정식 등 4인에 4400엔. 덮밥보다 국수가 아주 맛있었다. 색도 예쁘게 신경쓴 느낌. 면이 분홍색이었다. 엄마는 위암 수술 후 약간만 비위에 안 맞는 음식을 먹어도 잘 체한다. 국수가 입에 맞으셨는지 많이 잘 드셨다.

그리고 그 식당 앞에서 팔던 구운 떡도 먹었다. 4게 600엔. 유행인지 그 구운 모나카 같은 떡을 파는 집이 아주 많았고 많이들 먹으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텐만궁? 입장료 무료. 청매화 홍매화가 모두 피어 짙은 향기가 나고 있었다.

학문의 신을 모신 신사라고... 엄마가 소원 비는 나무판을 하겠다고 갑자기 그래서 나는 돈이 아까웠지만... 1000엔을 내고 샀다. 그러자 갑자기 친구 어머님도 하신다고 해서 어머님도 1000엔 내고 사셨다. 아까워... 일단 샀더니 나보고 우리 가족의 소원을 비는 내용을 쓰라고 해서 써서 걸었다. 내 취향에는 전혀 할 일 없는 행동이다. 친구는 운수도 뽑았다. 재밌다고. 이런 면에서는 나는 잘 즐기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뿔을 잡으면 소원을 이뤄준다는 황소 상의 뿔은 열심히 만지고 왔다. 나도 모르게 '박사 되게 해 주세요!'하고 빌고 있었다.


주차 600엔.


텐만궁 역인지 다자이후 역인지... 신사 처럼 꾸며져 있더군. 특색 살리기 진짜 잘한다. 좋겠다.


하카타 텐진 니시테츠 그랜드 호텔로 이동.

역시 주차 가능하다고 해서 잡은 숙소인데 호텔 옆 주차 타워에 하룻밤 주차하는 것이 1800엔이라고... 겨우 주차하고 나서 보니 다음날 귀국 비행기가 10시 반 비행기인데 렌트카 반납이 9시인 게 뒤늦게 신경쓰여서 호텔에 부탁해 렌트카 점포에 전화해 봤다. 8시에는 반납해야 시간이 맞지만, 점포가 9시에 연다고... 엄청 시간 걸려서 겨우 내린 결론은 니시테츠 그랜드 호텔 근처 오릭스 렌트카 대여점에 전날밤(이날 밤) 미리 반납하는 것이었다. 다음날까지 예약한 값 차액은 받을 수 없다고. 주차비 안 내는 대신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공항까지 택시비도 들고 여러모로 손해였다. 미리 생각했다면 좋았을텐데 어쩔 수 없었다.

엄청 붐비는 금요일 저녁이어서 주유하고 오는데 1시간 넘게 걸렸다. 주유 3483엔. 톨게이트 비용(ETC) 5190엔.


늦어서 오호리 공원 못 봄. 너무나 아쉬웠다. 공원 좋아해서 여행가면 공원을 꼭 일정에 넣는데...


엄마가 지하철 타보고 싶다고 해서 1정거장 타고 맥스밸류에 갔다. 초코송이 비슷한 과자, 죽순모양으로 된 것 등 한국에 없는 과자 초콜릿 여러 종류 기념품으로 샀다. 7359엔. 이 때 엄마가 원한 동전파스를 샀어야 했는데 깜빡했다. 참 아쉬운 점이다. 게다가 셀프 계산이라서 무척이나 오래 걸렸다.


나카스라고 섬처럼 된 곳을 걸어서 지나갔다. 역시 물을 끼고 있으면 분위기가 좋다.

포장마차(야타이) 거리도 구경했다. 거기서 먹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거의 다 만석이었다. 아쉽다.

연이은 화려한 번화가? 유흥가를 구경했다. 남편이 하는 게임 '용과 함께'에 나오는 술집 거리를 실제로 보는 느낌. 삐끼라고 하나? 호객행위 하는 날라리같은 멋쟁이들이 많이 있었다.


길을 물어보는데 잡상인 취급 받아서 무안하고 상처였다. 하지만 '~~공원은 어느쪽인가요' 하고 물으면 멈춰서서 가르쳐 주곤 했다. 잡상인 취급 엄청 받으면서 길 물어 물어 겨우 목적지인 스시로 회전초밥 도착.

그러나 스시로에서 대기표를 뽑고 보니 글쎄 105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스시로 먼저 갈 걸... 엄마가 지하철 타보고 싶다고 해서 여러 가지로 맘이 바빴다.


엄마는 초밥 꼭 먹고싶다고 하더니 이제 다 자포자기해서 편의점에서 먹자고 했다.

나는 그것만은 싫었다... 간식도 아니고. 여기저기 다녀서 규동, 오야코동 파는 집에서 겨우 저녁을 먹었다. 마지막 식사가 빈약해서 너무 마음이 안 좋았지만 다행히 맛있었다. 1630엔.

하카타 역 근처 번화가라서 명동+신촌+강남(코로나 이전의)의 더 화려하고 넓고 깨끗한 버전이었다. 밤늦게까지 하는 가게가 많아서 다행이었다.


숙소 들어와 목욕하고 나서 니시테츠 그랜드 호텔 1층 바 (Grotto) 에서 진 토닉 피치. 1710엔.

백바가 아주 멋있었다.

-----------------------------------

 

귀국날 아침 공항까지 택시 2510엔. 렌트카 하루 더 빌린 비용 등 아깝게 느껴졌다.

동전파스 공항에서 급히 2팩 삼. 2156엔. 환전을 적게 해서 돈이 모자랐다. 엄마가 원한 거였는데 많이 못 사줘서 너무 미안했다.


편의점에서 주먹밥, 빵, 커피, 용각산, 과자(기념품 포함) 2390엔


30분 연착됨.

기내식 아주 짠 뜨거운 햄치즈 샌드위치 나옴.


비행기에서도 엄마가 설화수 기내 면세 구매하고 싶어했는데 내가 말림. 설화수가 좋다 해도 그 좋음에 비해 너무 비싸지 않은가? 내가 너무한가... 에휴


귀국해서 바로 마트 가서 스노우체인 환불.

짐정리 다 하고 씻고 잠.



——————————-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유후산이다. 높은 산을 보니 너무 좋았다.

엄마랑 편하게 간다고 캐리어까지 새로 구입해 가져갔다. 그래도 기차, 버스, 전철 등 타는 게 좋다.

한 곳을 중심으로 공원 구경이랑 트레킹을 넣어서 여행하고 싶다.

여행은 준비부터 여행이다. 다음부터는 나도 준비 많이 해서 가야겠다. 그리고 공항이 너무 복잡해서 국내로 갈까 싶다. 한국에도 좋은 여행지 많으니까.


돌아오자 마자 또 여행가고 싶다.


같이 여행간 친구가 이천 테르메덴 온천 추천해 줘서 가족여행으로 갈까 한다.

엄마가 많이 몸이 약해지셔서 많이 모시고 다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마음이 급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불안장애 치료기 24012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