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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by 한혜령

-네가 생각하는 대단한 미래는 여기에 없단다. 즐거운 현재, 오늘 밤의 꿈들이 있을뿐이지.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거꾸로 생각하면 온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던 때일지도 모르죠. 이미 지나온 이상,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랍니다. 그런 시간을 지나 이렇게 건재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손님들께서 강하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제가 사랑한 시간은 모두가 잠든 시간입니다. 잠들어 있는 동안에는 과거에 대한 미련도 없고, 미래에 대한 불안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행복했던 과거를 추억하는 사람이 굳이잠들었던 시간까지 포함하여 떠올리지 않고, 거창한 미래를 기약하는 사람이 잠들 시간을 고대하지 않으며, 하물며 잠들어 있는 사람이 자신의 현재가 깊이 잠들어있음을 채 깨닫지 못하는데, 부족한 제가 어찌 이 딱한 시간을 다스려보겠다고 나설 수 있겠습니까?

-옛 친구를 만나는 꿈

-매일 밤 꼬박꼬박 최대한 깊은 잠을 주무세요. 그게 전부랍니다.

-유리병에는 '설렘'이라고 적힌 라벨이 붙어 있었고, 안에 들어 있는 액체는 솜사탕처럼 연한 핑크색이었다.

-그리고 손님은 계속해서 꿈값을 지불하지 않으셨어요. 꿈에 옛 여자친구가 나와도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는 뜻이죠.

-저 꿈들은 그런 시시한 것들이란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 판매하느냐에 따라서 조금은 특별해질 수도 있겠지.

-평범한 영화를 특별하게 만드는 장치

-사람은 최종 목적지만 보고 달리는 자율 주행 자동차 따위가 아니잖아요. 직접 시동을 걸고 엑셀을 밟고 가끔 브레이크를 걸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제 맛이죠

-'분노' 몇 방울을 난로에 뿌리면 꺼져가던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거든

-미리 차 안에 '침착함'이나 '느긋함'을 서너 방울씩 섞었을 거라고 짐작했다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의 대가로 '자신감'이 대량 도착했습니다.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의 대가로 '자부심'이 대량 도착했습니다.

-그런 재미나는 것들보다 더 즐거운 꿈을 만들면 되는 것 아닐까요?

-마치 새벽 공기를 엄청나게 응축해서 입안 가득 머금은 것과 비슷한 기분이었다.

-내가 가져온 꿈을 꾸겠니? 네가 좋아하는 '산책하는 꿈'을 더 만들어 왔어.

-페니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한 올해의 마지막 밤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았다.

-당신 얼굴에는 싸구려 크림 하나 바르지 않으면서 읽지도 못하는 비싼 크림을 사와서는 아토피에 좋다고 한 통을 온몸에 발라주던 일까지.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 사랑이 아닌 것이 없었다.

-하지만 실제로 손님들을 만나보면, 떠나는 자신은 안중에도 없단다. 그저 남은 사람들이 괜찮기를 바라지.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가는 건 그런 것인가 보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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