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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육아 일 년 반 후 달라진 나의 몸의 변화들

by 솔아Sora

어느덧 애 낳은 지 20개월이 지났다.

아기만 신경 쓰느라 정신없이 지냈는데 문득 출산하고 달라진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보니 다음과 같았다.


1. 요실금이 있었다 없어졌다.

출산 후 육 개월까지는 재채기를 하다 소변이 찔끔 나왔다.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 교과서나 환자로만 접하던 요실금을 직접 체험하게 될 줄이야.

매번 요실금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감기에 걸려 기침을 하게 되면 나의 요도괄약근이 힘을 주지 못하고 맥없이 풀려버렸다.

그래도 그 뒤로 산후보약도 셀프로 지어먹고 필라테스도 꾸준히 하다 보니 더 이상은 기침을 해도 요실금은 나타나지 않았다.



2. 팔뚝이 마동석 같아졌다.

어느 날 필라테스를 하는데 거울에 비친 반팔입은 나의 모습이 마치 마동석 같았다.

전완근, 이두, 삼두, 승모근 아주 골고루 발달해 삼대오백은 가볍게 칠 것 같은 외형의 소유자가 되었다.

원래도 나는 가냘픈 몸매의 소유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출산 전에는 살만 있었던 팔뚝이 지금은 근육이 가득하다.

따로 팔운동을 하지 않아도 나의 팔 근육은 오늘도 힘을 쓴다.


아기를 안고 가방을 메고 오늘도 나의 팔근육이 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환경이다.



3. 잠이 줄고 쪽잠을 자도 버틸만하다.

나는 출산 전에는 잠이 정말 많았다.

밤 열 시에 잠을 자는 나를 보고 신혼 때 남편은 기겁을 했다.


하지만 애를 낳았더니 태어난 우리 딸은 통잠을 여전히 못 잔다.

꼭 새벽에 깨고 나를 찾는다.

그렇게 출산 전 열두 시간씩 자던 나는 가끔은 여섯 시간만 자도 버틸 만 해졌다. (그렇다고 안 힘들다는 건 아니지만..)

엄마는 어떻게든 적응해 나가는 건지 나도 달라진 나의 모습이 신기하다.





이것 외에도 인생 처음 피부가 뒤집어져 또 한약 셀프로 지어먹어 간신히 고쳐내고

이명도 처음 생겼지만 이것도 한약으로 관리 중이다.

출산은 분명 여자의 몸을 바꾸는 크나큰 과정이고 격변이며 사람마다 편차가 다르다.


그래도 나 정도면 출산 육아의 공격(?)에서 양가 부모님 찬스, 시간제보육 어린이집, 정부 돌보미 등 나를 참 아끼려고 온갖 노력을 한 끝(!)에 건강을 회복하였고, 어떨 땐 출산 전보다 몸이 더 단단해진 느낌이다.




그렇게 좀 살만해졌다(물론 아닌 날도 많지만) 싶으니 주변에서 자꾸 둘째 이야기를 한다.


생각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아직 몸도 마음도 까먹지를 않아서

더욱 고민이 된다.



일단 남편은 멀리(?)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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